[러시아 월드컵] 한국축구 센터백을 키워라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6 years ago

“독일전의 승리에 취하기보다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 안정환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독일에 2-0으로 승리하는 기적을 일궜다. 투혼의 승리였다. 상대 독일은 ‘전차 군단’이 아니었고, 한국 선수들은 한마음으로 목표지점을 통과한 ‘통일 열차’였다. 손흥민과 조현우는 소위 ‘월드 클래스’였다. 수비수들도 투혼을 발휘해 계속된 위기를 잘 넘겼다. 그런 기적의 결과에도 한국은 여전히 16강 진출을 이루지 못했다.

우리는 ‘고춧가루 뿌리기’에만 만족해야 할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좋은 결과를 내려면 꼭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알 수 있었다. 바로 이런 무대에서 손흥민(공격수)과 조현우(골키퍼)처럼 실력 발휘를 할 수 있는 센터백(중앙수비수)을 키워내는 것이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센터백 장현수에 대한 비난은 도를 넘었다. 물론 장현수는 센터백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그것에 대한 비난이 연일 이어졌고 장현수에게 ‘멘탈붕괴’가 찾아왔다. 신태용 감독은 독일과의 경기에 장현수를 미드필더로 기용하며 센터백의 부담에서 벗어나게 했다.

한국에서 가장 잘한다는 센터백이 최선을 다해 뛰었는데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은 선수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시스템의 문제이다. 한국은 수비수, 특히 센터백을 키워내는 데 큰 관심이 없다. 센터백은 월드컵 때 골을 많이 먹으면 ‘욕받이’가 되는 게 ‘역할’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제 한국은 큰 무대에서 성공을 위해 센터백을 키워내야 한다. 한국은 감사하게도 유럽과 연결이 되어 손흥민, 이승우, 백승호, 이강인과 같은 세계적 수준 또는 그 수준이 될 자원을 갖출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센터백은 여전히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다.

우리는 어떤 센터백을 키워야 하는가.

#1. 센터백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야 한다.

한국 역대 최고의 수비수인 홍명보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공격수 자리에서 밀려난 선수가 주로 수비수가 된다고 했다. 공격수는 언론과 세인의 주목을 받지만 수비수들은 그렇지 않기에 어렸을 때부터 세계적인 수비수가 되겠다는 어린이들은 드물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센터백이었던 선수는 많지 않다. 이제는 의도적으로 센터백을 어린 시절부터 키우고 나이가 되면 유럽으로 유학을 보내고 유럽 클럽에서 뛰게 해야 한다. 외국에서는 센터백들이 대부분 주장이다. 이는 센터백들이 축구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모든 면에서 우수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모든 면에서 뛰어난 선수를 센터포워드나 미드필더로 키우려고 한다.

#2. 기본기를 어렸을 때부터 연마하게 해야 한다.

외국으로 갈 수 없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선수는 국내에서 잘 키워야 하는데 그게 쉬운 인프라는 아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국 선수들의 개개인의 능력은 뛰어나지만 훈련방법이 체계적이지 못해 기본기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데 이를 해결해야 한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할 유소년 선수들이 성인축구 프로그램으로 연습을 한다. 한국 선수는 그래서 볼트래핑, 볼키핑, 드리블, 패스와 같은 기본기가 약하다. 어렸을 때부터 체계적인 전술훈련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창의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히딩크 감독이 기본기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를 갖춘 센터백을 키워내는 것이 한국 축구의 과제다.

#3. 좋은 지도자를 키워내야 한다.

한국 지도자들은 볼터치와 볼컨트롤 훈련을 할 때 체력훈련을 병행한다. 선수들이 볼을 주고받고 천천히 걸어다닐 시간이 없는 것이다. 선수들은 코치에게 부지런히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볼컨트롤 하나, 패스 하나에 집중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 지도자는 또한 훈련이 끝난 후 꼭 운동장을 몇 바퀴씩 돌게 한다. 훈련으로 파김치가 된 선수들로선 훈련을 마친 뒤 뛰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선수들은 훈련 뒤 뛰어야 하는 부담 때문에 훈련 중에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 훈련에 마치 실전처럼 모든 것을 쏟아내도록 하는 외국인 지도자들과 한국 지도자들은 생각에서 차이가 있다.

#4. 어떤 센터백이어야 하는가.

홍명보 전 감독은 좋은 수비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 적이 있다. “세계적으로 수비수에 요구되는 것은 더 빨라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예전부터 내려온 전통적 역할도 있지만, 특히 요즘 수비수들 갖춰야 할 요건은 빌드업 능력과 빠른 순간 판단력이다. 좀 더 공격적인 수비수가 되길 요구 받는다. 공격 시발점이 수비수다. 수비수에게서 어떤 볼이 나가느냐에 따라 공격 패턴이 달라진다. 그런 점에서 선수들이 좀 더 넓은 시야를 갖고 좋은 코스로 볼을 가게 만들어야 한다. 현대 축구의 수비수들에게 중요한 점이다.” (출처: http://www.footballis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801 )

홍 전 감독이 지적한 부분에서 빌드업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세계적인 또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센터백을 꿈꾸는 선수들에게 중요한 표현이다. 빌드업을 잘하려면 드리블, 패스가 좋아야 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잘할 수 있어야 한다. 빨라야 한다. 세계적인 센터백들은 이러한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센터백으로서 기본기를 갖추는 훈련, 드리블, 패스, 창의적 플레이가 제대로 되는 훈련을 받는다면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센터백이 탄생할 수 있다.

#5. 정교한 플레이와 경기를 읽는 눈

센터백은 정교한 플레이를 해야 한다. 한 번의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교한 패스 플레이를 해야 한다. 발로 차는 패스이든, 헤딩 패스이든 정교하게 동료 선수에게 공이 전달되게 해야 한다.

센터백은 또한 경기를 읽는 눈을 갖고 있어야 한다. 머리가 좋아야 한다. 윙백들의 수비가 뚫리면 보강 수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수비수들에게 전체 상황을 순간순간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이었던 존 테리와 같은 선수가 경기 전체의 흐름을 잘 읽는 센터백이다. 센터백은 수비수들에게 더 올라가든지, 뒤로 물러서든지, 왼쪽으로 움직이든지,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에 대해 지시를 해야 한다.

#6. 위치 선정에 대한 감각과 커뮤니케이션

센터백은 상대 스트라이커의 움직임에 민감해야 한다. 스트라이커에 공급되는 볼을 어떻게 중간에 인터셉트할 것인지, 위험에서 벗어날 움직임은 무엇인지를 늘 생각해야 한다. 독일의 제롬 보아텡이 이를 잘하는 센터백이다. 세계 최고의 센터백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레드카드를 받아 한국전에 출전을 못했으니 독일이 헤매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센터백의 위치 선정은 또한 오프사이드 트랩을 쓸 때도 중요하다. 다른 수비수들과 함께 트랩을 써서 스트라이커의 ‘도발’을 제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한 수비수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있어야 한다.

#7. 축구 지능이 중요하다.

센터백을 어렸을 때부터 찾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전체 경기를 조율하는 축구 지능은 경험에 의해서만 쌓이기 때문이다. 전체를 보면서 위치 선정, 호흡 맞추기, 적절한 패스, 경기 흐름 파악하기 등을 하는 것은 어렸을 때 갖추기 어렵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이런 능력이 향상되게끔 체계적으로 훈련한다면 세계적인 센터백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센터백은 축구 천재가 맡아야 한다. 우리는 보통 축구 천재는 스트라이커나 미드필더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축구 천재는 센터백을 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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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jangjjangman 태그 사용시 댓글을 남깁니다.)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필드의 사령관을 키워야 하는군요

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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