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003] 모든 것들이 완벽하지 않은 하루, '어 퍼펙트 데이' 리뷰

in #kr7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낭만그래퍼 로망입니다!

세번째 영화 리뷰가 좀 늦었죠..? 2주만입니다..ㅠ
어떤 영화를 리뷰할지 고민하고 의미를 더 고민하다가 시간이 벌써..
주 포스팅은 사진이지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리뷰 글을 올리려고 해요.
영화를 보는 것도 저에게는 가장 좋아하는 일 중 하나거든요!

그럼 세 번째 영화, '어 퍼펙트 데이' 리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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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퍼펙트 데이 : A Perfect Day'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 국제구호요원들의 예측불허 미션 수행 프로젝트!

보스니아 내전 후, 여전히 전쟁의 후유증으로 가득한 한 마을에 NGO 구호단체요원 맘브루(베니치오 델 토로)와 그의 든든한 조력자 B(팀 로빈스) 등 최정예 요원들이 투입된다. 그들은 마을의 유일한 식수 공급원인 우물이 오염됐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UN에 지원요청을 하지만 원칙이 우선인 UN은 황당한 이유로 거절한다.

한시라도 빨리 상황을 해결해야 하는 가운데, 언어가 통하지 않는 마을 사람들의 예측불허 행동들은 더 이상 임무를 진행할 수 없게 만들고, 우연히 거리에서 만난 소년 니콜라(엘다 레지도빅)가 예기치 않게 팀에 합류한다. 급기야 요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현장분석가 카티야(올가 쿠릴렌코)가 팀에 투입하게 되어 구호요원들은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되는데…

무엇 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최악의 하루! 과연, 이들은 최고의 순간을 맞이할 수 있을까?

네이버 영화 줄거리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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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전쟁영화입니다.

단, 전쟁영화라면 응당 있어야 할 총성이나 폭발음,
비명소리, 피가 낭자한 장면은 1도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살아있는 사람들의 일상과 유머를 보여주죠.

이 영화의 제목은 '어 퍼펙트 데이'
전쟁 후의 상황은 전혀 퍼펙트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데
왜 이런 제목을 지었을까요.
영화를 보다보니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이 떠올랐습니다.

아이러니함을 보여준다는데서 소설과 이 영화의 공통점이 있더군요.
비단 이 생각을 떠올린건 필자뿐만이 아니었나봅니다.
당장 검색해서 나오는 거의 모든 리뷰에 운수 좋은 날이 언급된걸 보면.
많은 사람이 운수 좋은 날을 떠올리는걸 보면
객관성이 있어서 그런거라고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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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배경은 1995년 보스니아 내전 직후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첫 장면은 우물에 빠진 시체를 건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낡은 밧줄은 이내 끊어져버리죠.
그리고 새로운 밧줄을 구하기 위한 주인공 맘브루팀의
하루를 다룬 이야기가 영화의 주 내용입니다.

첫 장면에서 또 하나 주목해야할 점은 지역 주민들의 유머감각입니다.
대사를 통해 이 지역의 주민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울지 않고 웃는다는 말을 하죠.
물론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만큼 유머감각을 타고 났다는 이야기겠지요.

이 '유머감각'이란 녀석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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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후 대치상황이라는 긴장감넘치는 상황임이 분명한데
주인공 일행은 웃음을 잃지 않습니다.
특히 구호요원 B의 태도에서 극단적으로 드러나죠.

UN의 상투적이고 딱딱한 절차와 비협조적인 이웃 지역 주민들,
지뢰로 가득한 현장상황 등 웃지 못할 요소가 가득하지만
상영시간 동안 유머라는 코드를 놓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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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영화의 배경이 되는 마을들은 전쟁으로 인해
돈을 주고 물을 사는 상황이라던가, 폭격의 흔적이 가득한 마을,
지뢰를 매설하고 폐쇄시킨 도로를 통해 끊임없이 전쟁을 상기시킵니다.

이를 통해 아이러니함이 극단적으로 부각되며
어 퍼펙트 데이라는 제목이 의미가 있어보입니다.

이를 표현한 감독과 배우에도 시선이 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가장 눈이 가는 배우는 맘브루 역의 베네치오 델 토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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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필모그래피는 총 51건이나 되는데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시카리오와 씬 시티, 헌티드 정도입니다.
특이한 이력은 마블유니버스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콜렉터역.
영화를 봤지만 필모를 보기 전까진 동일인물이라는 생각을 못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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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영화 내내 감초 역할을 하는 B 역할의 팀 로빈스.
그는 수많은 영화에 출연하고 아카데미 남우조연상까지 받은 배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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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명품조연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한 시나리오 작가, 감독으로서의 관심도 있어서
조연만 맡으려는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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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감독인 페르난도 레온 데 아라노아.
생전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습니다만 스페인에서는 유명 감독입니다.
스페인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고야상을 총 12번이나 수상한 이력이 있죠.
이 감독의 강점은 유머와 풍자라고 하는데
어 퍼펙트 데이에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이 아래로는 스포일러가 가득하니 주의해주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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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브루 일행의 밧줄을 구하기 위한 여정은 험난합니다.

UN에서는 절차를 핑계로 관여하지 말라는 얘기를 듣습니다.
B는 다른 마을의 상점에서 밧줄을 사려고 하지만 거절당합니다.
경계초소의 깃발을 매단 밧줄을 받으려고 하지만
관리자가 그 밧줄을 내리면 살해당할거라며 거절합니다.

결국 마을에서 만난 꼬마아이 니콜라의 집에 밧줄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폭격의 흔적이 가득한 마을로 가지만
그 밧줄은 미친개를 묶어놓은 밧줄이었습니다.
결국 수면제를 먹여도 끄떡없는 미친개를 피해 집안으로 들어가
니콜라의 부모가 목을 매달고 죽은 밧줄을 발견하게 됩니다.
(니콜라는 전혀 모르는 상태였고 요원들도
충격을 받고 니콜라에게 보여주지 않았죠)

그렇게 힘들게 구한 밧줄이었지만 시체를 건지려고 할때
UN군이 도착해 밧줄은 결국 끊어지게 됩니다.

하루 동안의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된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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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신참요원이었던 소피(멜라니 티에리)의 변화도 눈에 띕니다.
초반엔 B의 농담도 이해하지 못하고 원칙, 절차에 얽매이는 모습이었지만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는 동안 현실에 눈을 뜨고 팀의 일원으로 섞여들어가죠.
후반부에는 그렇게 싫어하던 B의 농담에 웃는 모습까지 보여줍니다.

요원들을 감시하기 위해 파견된
현장분석가 카티야(올가 쿠릴렌코)도 비슷하게 변해가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카티야의 비중이 적었던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사건의 일부분을 맡아서 끌고가는게 아니라
그냥 얹혀가는 것처럼 느껴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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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니콜라의 사연 또한
유머 속에 가려져있던 전쟁의 참상을 다시 끄집어냅니다.

미친개를 피해 들어간 집에서 힘들게 공을 구해 니콜라에게 돌려줬지만
니콜라는 10달러에 그 공을 팔아버립니다.
부모님이 이미 죽은줄 모르고 그들을 만나기 위해 돈을 모으기 위해서요.
이미 진실을 알고 있는 맘브루지만 그 말을 전해주진 못합니다.
그저 돈을 더 쥐어주며 할아버지와 같이 가라는 말을 보태죠.

개인적으로 가장 찡했던 장면입니다.
훗날 니콜라가 진실을 알게 되면
어떤 감정적 변화를 겪을지 예상도 못하겠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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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슬퍼할 시간도 없습니다.
다른 마을의 정화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떠나야만 하는 맘브루 일행.
B는 무전으로 배수시설이 엉망이라
비만 오지 않으면 완벽한 하루가 될 거라고 말합니다.
그 순간 거짓말처럼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죠.
멤버들은 헛웃음을 짓습니다.

그 순간 시체가 빠졌던 우물이 비로 인해 넘쳐
주민들이 스스로 시체를 건져냅니다.
그리고 영화가 마무리됩니다.

끝까지 아이러니함과 유머가 넘치는 영화, '어 퍼펙트 데이'였습니다.

감사인사 드립니다. 이 포스팅은 @cheolwoo-kim 님이 스팀파워를 임대해주신 덕분에 원활하게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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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팀 로빈스에 베니치오 델 토로... 봐야겠네요.

두 배우의 팬이시라면 아마 후회하지 않으실 듯 합니다!! ㅎㅎㅎ

리뷰 잘보고 갑니다 ㅎㅎ 재밌을 것 같아요!

뭔가 막 스펙타클한 재미는 없지만 그래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재미가 있어요 ㅎㅎㅎ

재밌을거 같네요!!
왓차에 저장해놔야겠어요ㅎㅎ

왓챠에 등록! 만약 보신다면 감상평도 들려주세요 ㅎㅎ

리뷰 재밌네요. 정말 유머코드를 어떻게 심었는지 궁금해지는 영화입니다^^

살짝 아재개그같은 느낌이 들지도 몰라요... ㅋㅋㅋㅋㅋ

저도 TV에서 하는 영화 소개로 몇번 봤는데 더 자세히 소개해 주셨네요.^_^
잘 보고 갑니다~ㅎㅎ

핳.. 더 잘 소개했다니 보람차군요!! ㅎㅎ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나중에 주말을 이용해서 한번 감상해봐야겟어요.ㅎ

추천드립니다 ㅎㅎ 부디 취향에 맞길.. :)

진중한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유머코드가 관통하는 이런 영화 참 좋습니다. 꼭 봐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영화도 그런 코드를 좋아하시면 재밌을거에요 :)

영화의 첫 장면은 우물에 빠진 시체를 건지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낡은 밧줄은 이내 끊어져버리죠.

이 내용부터가 영화를 보게 만들고 싶은 문장이네요..
꼭 챙겨볼게요. 늘 좋은 영화들 많이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더 좋고 다양한 영화들로 찾아오겠습니다! ㅎㅎ 기대해주세요 :)

흥미로운 영화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앗!!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시네님 글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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