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타 투기장입니다→부동산에 절망

in #kr8 years ago

이글을 쓰는 현재 1$=¥112.14 입니다
달러가 엔화대비 많이 내렸네요
스티븐 므누신(미국재무장관)이 목요일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8월까지 세금개혁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발언했지만, 시장에서 통과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함으로써 사실상 내년까지 트럼프 스티뮬러스(=재정지출확대)의 효과는 가시화되지 못할 거란 절망감을 줬습니다
수요일 Fed 회의록 공개이후 3월 금리인상 전망이 낮아지면서 형성된 약달러 정서에 어제 므누신이 쐐기를 박았네요 실망한 돈이 모두 엔으로 득달같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엔이 무섭게 상승하고 있는 중입니다
거기에 KRW도 엔급등한만큼 무서운 급등을 했습니다 어제 서울환시 종가로 1$=₩1,131.09 입니다
약달러의 친구 금값 역시 무서운 고공행진입니다 COMEX 금선물 시세는 이미 $1,258.50 입니다
126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10년 트레져리 금리는 2.31%네요 분명한 안전자산 선호입니다
같은 한주안에 0.1%포인트나 금리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1€=$1.0560 입니다 그리고 1£=$1.2455 이고 1$=1.0075CHF 입니다
유로나 파운드, 스위스 프랑은 오히려 달러대비 약세(=달러강세)입니다

도대체 달러는 강세일까? 약세일까요?
KRW는 과연 안전자산일까요? 원화가 안전자산이라는 말은 금시초문입니다 도대체 왜 파운드나 유로도 당장 못하는 일을 원화가 해내고 있는 걸까요?

많은 신흥국 통화(emerging market currency, EM currency)들이 도널트 트럼프 당선이후 맛봤던 손실을 현재 회복중입니다
투자자들이 세계 경제성장을 확신하고 있고, 자원시장의 가격회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음을 보여주는 희소식입니다

트럼프당선이후 꾸준히 동네북 신세였던 멕시코 페소는 목요일에만 달러대비 1.2% 상승했습니다
11월8일 미국대선이후 멕시코 페소가치가 최대치를 기록한 순간이었죠

남아공 랜드 는 11월8일 트럼프 당선이후 10%나 폭락했는데, 역시 목요일에 무섭게 치고 올라서 2015년 8월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대만 달러, 러시아 루블, 브라질 헤알 모두 미대선 이전수준보다 더 높은 수준의 가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M 커런시들이 이번주 미친 속도로 오른 것입니다

시장에서 평가하는 EM 커런시들의 분발이유는 다양합니다
구리, 원유 등의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것이 이런 상품 수출이 주 수입원인 신흥국 통화가치를 끌어올렸습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선명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의 신호들이 또 신흥국에 호재입니다
미국이나 유럽은 신흥국들이 주로 수출로 자국경제를 성장시키기에 필수적인 시장입니다
신흥국들의 수출전망이 밝아지는 셈입니다

또 최근 Fed가 종이호랑이 신세가 된 것도 큰 몫을 합니다
이번주 월요일 패트릭 하커/ 존 윌리엄스/ 닐 카시카리 등의 Fed 이사들이 총출동해서 3월금리 인상 가능성을 피력했지만 시장이 안믿습니다
3월 인상은 너무 이르다는 거죠
그리고 공은 트럼프에게로 갑니다
달러는 이제 Fed 보다 트럼프 재정정책 조기실시 여부에 더 민감해졌습니다
시장이 트럼프에 실망하는 순간 바로 달러값은 떨어집니다 그리고 점점 트럼프 정책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이번주 오늘까지의 달러 폭락/EM 커런시 폭등의 실체입니다

현재 시장이 평가하는 3월 Fed금리인상 가능성이 18%이고, 올해 2번초과하여 금리인상할 가능성이 38%입니다 50%도 안되면 가능성이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1달전에 상상도 못했던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죠
달러약세에 엔화강세 거기에 신흥국통화의 동반 강세!

신흥국 통화가 강세면 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선 신흥국의 구매력이 나아집니다 당장 우리나라 돈이 달러나 엔 대비 강세면 해외여행 정보부터 알아보시는 분들이 늘어나죠 수입품 가격도 낮아져서 비싼 선진국 브랜드 소비도 늘게 됩니다

거기다 선진국들은 물가가 안올라서 비상이지만 신흥국들은 반대로 물가가 너무 올라서 문제입니다
신흥국 통화가 강세면 우선적으로 수입물가를 낮춤으로해서 자국물가진정에 상당한 도움을 줍니다
과도한 인플레이션이 예방되면서 신흥국 경제의 건전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신흥국 국가들이 갖고 있는 달러빚을 상환하는데 한결 부담이 줄어듭니다
신흥국들의 달러표시 채무가 최근 급등했기 때문에 신흥국들의 달러채무 상환여부는 세계금융시장의 주요 관심사입니다 자칫 광역 외환위기로 번지면 세계경제가 주저앉을 수 있죠
EM 통화들의 선전은 이런 외환위기 가능성을 낮춰 줍니다

그러나 위의 모든 장점을 다 수용한다하더라도 딱 한가지 부작용 때문에 EM 통화들의 강세가 마뜩잖을 수 있죠 바로 수출에 불리하다는 점입니다
수출로 먹고 사는 신흥국들이 수출이 불리해지면 오히려 전반적으로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게 통화가치 상승입니다

현재 헤지펀드들이 6주연속으로 달러강세에 걸었던 돈을 풀어던지고 있습니다
향후 달러 강세에 베팅하는 돈이 2월 14일자로 148억 달러 규모라고 하는데 4개월만에 최저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 조차 이번주에 신흥국 통화에 투자하라고 권고하고 있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주 이유이고 모건스탠리가 꼽은 유망 통화로는 러시아 루블,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멕시코 페소 등이 있네요

올해 이래 EM의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만 80억달러가 유입되었습니다 미대선직후 200억달러나 EM 자본시장에서 돈이 빠진 것과 극명한 대조입니다
23개 신흥국 주식시장을 추종하는 MSCI 이머징마켓 인덱스는 올해 10% 상승해서 2015년 중반이래 최고수준입니다

아래의 그래프들이 지금까지의 제 말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줍니다

11월 미대선이후 추락했던 EM통화들이 최근 우상향중입니다 그래프에 브라질헤알 대만달러 남아공랜드가 달러대비 지속적으로 상승중이네요
그리고 신흥국 주식채권시장에도 돈이 계속 유입중입니다 미대선이후 급격히 빠져나갔던 돈인데 이머징마켓에서 올해부터는 순증가세로 바뀌었네요
신흥국 주식 인덱스와 채권인덱스도 모두 상승입니다

트럼프 당선이후 절단날 것만 같던 신흥국 경제가 오히려 정반대의 장밋빛입니다
우리 원화만 하더라도 저렇게 강세를 띨줄 생각도 못했죠
그러면 신흥국으로 자금유입이 다시 유턴해서 미국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없을까요?

열쇠는 트럼프가 쥐고 있습니다 자금이 최근에 신흥국으로 몰린 것은 어디까지나 신흥국들의 펀더멘털을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니죠 위에서 언급드린대로 미국 금리인상과 재정정책 실행의 불확실성에 자금이 긴급 대피한 양상이고 거기다 원자재 가격까지 때맞춰 상승한 것이 EM랠리의 순풍으로 작용했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겠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의 탄생이 사상초유의 초단타 투기판을 가능하게 만들어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전세계적으로 만들어주고 있는 초단타 투기장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국가가 일본입니다
아시다시피 달러가 문제가 있을 경우 대안은 이제 일본 엔(JPY)이 유일합니다
사실상 달러를 대신할 수 있는 넘버투 통화라는 말이죠
유로/ 파운드 모두 불안한 자국 사정으로인해 달러의 대안으로 일찌감치 탈락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일본 개인투자자들(retail investors)이 트럼프 당선이후 엔달러 외환투자에 뛰어든 규모를 보여줍니다
트럼프가 어떤 말을 했느냐에 따라 하루 아침에 바뀌는 엔달러 시세를 보면, 초단기로 한몫잡기에 지금보다 더 적절한 시장이 없다는 겁니다
시그널만 잘 잡으면 하루만에 고수익이 보장되는 시장입니다
외환 주식 채권 할 것없이, 시장이 모두 트럼프 트위터만 잘 읽어도 왔다갔다 하는 시장의 흐름으로, 돈을 벌게 해주는 투기판이 된 것입니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연말/ 연초 시장이 무미건조한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상황이 급변합니다
엔달러 환율이 너무 요동치게 된 거죠 거기다 일본주식시장도 엔환율에 거의 절대적 영향을 받아서 엔등락에 니케이 등락이 동조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반대 포지션으로 바뀌는 시장에서 돈을 따기도 돈을 잃기도 쉬워졌죠

일본국민들이 2016년 11월부터 2017년1월까지 달러/엔 외환마진 투자에 쏟아부은 돈이 월간 평균으로 3.7조달러에 달합니다 2016년 나머지 10월간의 월간평균보다 39%더 많고 1년전 동기간의 월간평균보다는 82%나 더 많은 액수입니다
로또복권에 사람 몰리듯이 외환투자가 기회로 여겨지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만들고 있는 volatility(시장변동성)가 돈을 어디로 향하게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죠
미국대통령의 트위터나 방송 인터뷰가 시장을 완전히 뒤집어놓는다면 예상 가능한 맥락에서 도박을 벌일 수 있습니다

방금전 뉴욕 증시가 하락하다 간신히 상승마감하네요
다우지수가 11.44 포인트 상승해서 종가 20,821.76입니다

글로벌 주식시장 랠리로 전세계 시총이 70조달러를 넘었습니다
이제 어느정도 숨고르기를 할 것인데, 당장 관건은 다음주 화요일 트럼프의 상하원 합동 연설입니다
오늘 뉴욕증시 초반 하락의 명분도 트럼프 의회연설을 앞두고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보고 있네요
28일 의회연설에서 트럼프가 세금개혁안, 헬스케어 개혁, 인프라스트럭쳐 재정지출등의 계획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연설하나로 또 달러는 급강세 전환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재무장관 므누신이 목요일에 또 언급한 말중에 저금리시대가 지속될 것을 예상한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본대로의 달러 하락세를 지탱시킨 발언이었네요

금뿐만 아니라 은도 2006년이래 주단위로 최장 상승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0.88%상승해서 9주째 상승입니다
은도 유럽과 미국의 정치불안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안전자산인데 22개 원자재중 수익률로는 올해 현재 1등입니다

다만, 유가는 오늘 하락했네요 WTI가 0.72%내려서 배럴당 $54.06 입니다 브렌트유는 0.94%하락했습니다
유가도 지속적으로 왔다갔다 입니다
홀짝 투기판인 것은 매한가지네요

트럼프가 벌여놓고 있는 거대한 투기판에 돈이 기회를 잡으려고 몰려들고 있습니다
단기 변동성이 극심한 초유의 시장입니다
그만큼 단기에 큰 수익이 가능한 재미있는 시장입니다

부동산에는 한동안 거액을 묻어놓아야 합니다
제대로 시장을 읽을 줄 안다면 부동산보다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가 널린 현재의 시장분위기에서 부동산에 돈을 묻어놓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외화유입으로 우리나라 통화의 가치가 올랐다고는 하지만, 같은 맥락에서 언제 우리나라를 떠날지 모를 불안정한 돈들입니다 지극히 불안정한 자금이어서 한국은행에서도 금리를 올려야할지 내려야할지 섣불리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정책의 실기가 우리 금융시장 분위기를 급변시킬 수 있습니다
물론 미국에서 불어닥치는, 우리로서는 불가항적인 요인들은 계속 따져봐야 합니다

부동산 투자는 장기간 느긋하게 확신을 갖고 이뤄져야 하는데 시장분위기가 절대로 느긋하지만은 않은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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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긴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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