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인플레이션을 위한 전쟁인가?

in #kr7 years ago

최근 몇달을 휩쓸었던 지구촌 낙관주의(optimism)가 점점 잦아들고 있습니다
미국경제의 성장이 불안해졌고 지정학적 긴장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습니다

연초에 헤지펀드들이 달러강세(달러롱베팅)에 쏟아부은 돈이 260억 달러였습니다
그것이 160억달러로 현재 쪼그라들었네요 CFTC(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의 데이터에 따른 것입니다

점점 달러에 대한 확신이 줄어들어 갑니다

Commodity(면화, 구리 등과 같은 상품)에 불었던 bullish betting도 현재 고점을 찍고 상당부분 규모가 빠진 상태입니다 동일의 CFTC 최신자료에 따른 결과입니다

즉, 세계금융시장에서 Bull이 사라지고 Bearish mode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말인데, 이쯤에서 뭔가 문제가 느껴지지않는다면 시장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일테죠
원래 지구촌 낙관주의라는 것이 작년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과 함께 나타났던 현상이었습니다

강력한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만으로 세계시장이 너무나 뜨거웠습니다
다우가 3월초에 역사상 최초로 21,000을 돌파했을 때 세계는 이제 신세계를 맞이한 것처럼 들떴습니다 그런데 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현재 20,453.25 입니다

트럼프대통령에게 기대를 걸었던 fiscal stimulus나 tax reform 따위는 아무것도 실현된 게 없습니다 작년11월이후 미친듯이 가치가 뛰었던 달러는 고점에서 60%이상이나 되는 가치를 다시 뱉어낸 상태입니다
올해에만 달러는 3%하락입니다

대표적인 Commodity Bull 이었던 면화(cotton)는 3월에 3년최고점 직전까지 갔다가, 1달새 1%나 가격이 내렸습니다 같은 기간 구리는 2.4%나 주저앉았네요

세계경제 대성장의 초입이 왔다는 낙관과 인플레이션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가 주식에서 원자재, 달러 할 것없이 호황을 누리게 했죠 이 사건을 'reflation trade'라고 불렀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되살아나는 시장상황이라는 뜻입니다 다른말로 Trump Trade라고도 하죠

이 리플레이션 트레이드에 있어서 함정은 순전히 기대만으로 형성된 시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서서히 시장이 현실에 눈뜨고 있네요

위의 그래프는 '리플레이션' 시장이 점점 사그라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미국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빗나가서 떨어지자 엔대비 달러가 약세로 전환되고 있는 그래프입니다
달러/엔 환율은 11월17일 이래로 최저수준이 됐습니다
하단 저지선이라고 할 수있는 200일이동평균선(환율109수준)을 이미 깨고 내려간 상태입니다 달러가 현재 충격의 최저수준이라는 의미가 됩니다

미국경제성장이 느려지고 있고, 분쟁지역에 미국이 개입하는 군사충돌의 위기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행정부의 공약이행 가능성에도 의심이 들기 시작했죠

쐐기를 박은 것이 제가 포스팅해드린 미국시간 금요일의 정부 데이터들입니다
3월에 인플레이션율이 저조하게 나왔고 소매판매수준도 2개월째 내리 줄었습니다

트럼프가 취임후, 실제로 한일이라고는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탄 쏴 준 게 전부라는 자조가 있습니다 시장에서는 이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닙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미국의 의도가 의심스럽습니다
트럼프가 취임후 처음으로 미국최고권력자로서의 군사지휘권을 행사한 시점이 아무래도 꺼림칙하네요 거기다 '달러가너무강하다'느니 '나는저금리를좋아한다'느니와 같은, 막강한 미국대통령으로서 비겁한 구두협박을 시장에다 대고 거리낌없이 날리고 있는 시점도 동일합니다

바로 기대의 거품이 만든, 트럼프트레이드가 이제 죽었다고 선언되고 있는 시점입니다
여기에 더해, 시장의 낙관에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율이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이 꺾여버리면 시장은 절대로 성장하지 않습니다

미대선직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가능했던 것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받쳐줘서였습니다
트럼프가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시중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것이고, 거기에 Fed 금리인상이 맞물려서 높은 수익률이 가능해지는 호황경제가 올 것이라는 기대가 지난 연말을 뜨겁게 달궜던 것입니다

일례로 다우지수가 19,000에서 20,000으로 가는데 1달밖에 걸리지 않았을만큼 뜨거웠죠
미국과 트럼프가 경제의 펀더멘털만으로는 이제 작년연말과 같은 랠리가 불가능해졌다는 현실에 직면했습니다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기 위해 더 극단적인 처방에 의존하지 않으면 안되는 궁지에 몰린 게 아닌지요?

그 극단적인 처방이란?
네 바로 전쟁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혹은 미국과 북한의 점증하는 긴장관계가 시장의 인플레이션-Bullish Position을 실제로 부활시킬 수 있습니다
유가를 한번 보세요

미국이 시리아를 폭격했던 4월7일 직전까지 유가는 미국원유재고가 증가했다는 EIA(미국에너지정보청)데이터 때문에 약세를 면치못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 유가는 현재 올해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40달러선(WTI 기준)으로 주저앉기를 반복해서 세계인플레이션 동력이 꺼질까 염려의 대상이었던 유가가 시리아폭격 이후 53달러선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역시 CFTC자료를 보면, 오일 강세에 베팅한 순규모가 2월에 413,637계약에서 309,229계약으로 확 줄었습니다 시장에서 OIL이 더 희망이 없다고 느꼈던 찰나,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행동을 전격적으로 단행한 것입니다

거기에 뚜렷한 모멘텀 없이, 부질없이 엔화와 강약강약 주고받으며 소일하던 달러 가치가 미국군사행동이후 제대로 내렸습니다
달러/엔 환율이 당장 108대에 진입했습니다
연초까지 외환전략가들은 올해 달러/엔 환율이 125까지 갈 거라고 예상했는데, 이제 와서 보면 아예 코미디가 돼버린 것입니다

그래프는 이번주 참사를 겪은 달러가치를 보여줍니다
WSJ달러 인덱스가 90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습니다 수직으로 곧장 내려가는 현기증나는 장면도 연출했군요

​달러 가치가 낮아지면 미국수입물가가 높아지고, 달러표시로 거래되는 원유와 금과 같은 원자재들의 가격이 오르게 됩니다
즉, 달러가치를 떨어뜨려서 인플레이션 달성이 가능해집니다
이런 매커니즘을 잘 알아서 그랬던지, 트럼프는 과감하게 WSJ와의 인터뷰를 이용해서 약달러 구두개입이라는 쐐기폭탄을 날릴 결심까지 세웠던 거네요

거기다 주말 외신을 통해 흥미롭게 나온 기사 중 하나가, 사우디, 이라크, 쿠웨이트의 오펙 맹주국 세나라가 목표 유가로 60달러를 설정했다는 소식입니다

2013년 유명했던 사우디 석유장관 알리 알 나이미가 유가는, 100달러가 생산자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인 이상적인 가격이라고 선언했다가, 이듬해 바로 유가폭락하는 비극이 있었습니다

100달러가 적정한 유가라고 우겼던 사우디가 이제는 60달러를 유가의 Sweet Spot(=최적합의점)이라고 선언하는 시대가 된 것이죠 격세지감이라고 하면 너무 짧은 격차인가요?

사우디에서 공식적으로 유가가 60달러만 되면 우리도 손해보지 않고, 또 미국셰일생산도 그리 급증하지 않는 스윗스팟이 될 거라는 딜이 나온 셈입니다
즉, 오펙이 미국과 공존할 수 있는 유가로 60달러를 제시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중동문제에 갑자기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유가60달러를 행동으로 실현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북한과의 대치로 더욱 달러가치를 떨어뜨리고 있고, 미국채금리도 열심히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약달러발언과 저금리옹호 발언으로 시장을 인위적으로 조정할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결국에는 인플레이션 유발로 귀결되는듯 하네요
미국이 전쟁위협으로 겨우 살려내려고 하는 거짓 인플레이션 덕분에 명목상의 세계경제성장은 이어나갈 수 있을 듯 합니다

'명목경제성장률=인플레이션율+실질경제성장률' 이라는 유명한 경제학 공식이 있죠

정말로 유가가 60달러에 도달할 수 있을지 한번 지켜볼 일입니다
미국이 그 비싼 미사일이며 폭탄을 희생해가며 유가를 올려놓으려고 하는데, 이게 실패하면 트럼프가 제대로 '똘기' 발동해서 무슨 일을 다음에 저지를지 그것이 더 염려스러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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