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월요일Insight)왜 미국이 꼭 금리를 올려야 하는가?

in #kr7 years ago (edited)

(지난 칼럼 보기 : https://steemit.com/trending/kr-economyit )

5월 초순까지 미국 증시에서 은행주들은 요란했습니다
작년 11월 미국대선 이후 은행주들이 약 24% 정도 상승했죠
유럽에서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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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단교사태로 심각한 알력에 직면한 아랍세계; 유가상승중]

Fed 금리 인상의 기대감이 미국에서나 유럽에서나 은행주들의 성과를 두드러지게 했습니다 Fed가 금리를 어쩌면 올해 3번 이상 올릴지도 모르는데, ECB라고 마냥 초완화적 통화정책(=마이너스 금리의 심화)을 고수할 수는 없을 거란 시장의 믿음이 컸습니다

얼핏 선진국 중앙은행들에 의한 금리인상 기대감이 은행주들의 랠리를 유발했던 최근의 현상은 직관적으로 납득이 안갑니다
금리가 인상되면 통상적으로 은행들에는 손해입니다
우선 은행들의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합니다 즉, 중앙은행에서, 아니면 은행간에 단기 자금을 차입하거나, 예금을 유치할 때 그만큼 이자를 더 줘야합니다 거기다 금리가 상승하면 시중의 대부수요도 줄 수밖에 없죠

그런데 최근의 시장은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못할 것 같은 위기감에 격동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마지막 포스팅의 제목이 "미국 망하는 듯"이었습니다
5월 NFP 데이터 발표이후의 미국과 세계 시장의 반응은 선명했습니다

미국 주식시장은 괜찮았지만, 채권, 외환시장은 경기를 일으켰다고 할 만큼 충격을 받은 것이 분명했습니다
당장 주식시장의 경우,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상당히 좋게 나오고 있는데, 거기다 약달러까지 받쳐주니까 상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식시장은 세계적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랠리 중입니다

그러면 세계 경제가 살아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다는데 금요일 외환시장과 미국채 시장은 왜 다른 모습을 보였던 것일까요?

외환시장과 국채시장은 다소 거시적으로 세계를 봤습니다
5월 미국 Jobs report를 토대로, 이대로라면 미국의 약속된 금리인상은 불가능해졌다라고 결론이 났기 때문이죠
선진국 중앙은행 중 가장 앞서 나가고 있던 Fed부터 금리인상 계획에 차질이 뻔한 상황이면 다른 중앙은행들은 말할 것도 없게 된 것입니다

지금 선진국 경제는 꼭 금리인상을 바라고 있습니다
장기간의 초저금리가 만들어 놓은 무기력에서 탈출해서 본격적인 호황사이클을 맞이할려면 일차적으로 금리가 정상화돼야한다는 인식이 시장에 팽배합니다

다시 문두의 은행이야기로 돌아가면, 기존의 상식과는 다르게 선진국에서의 초저금리 시대가 남긴 것이라고는 금융산업의 파탄이었다는 말입니다
은행 수익이 형편없고 저축자들이 상당한 손해를 봤습니다 그리고 믿었던 대출활성화에 의한 투자수요 촉진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미국이 사상 최저의 실업률을 연일 갱신하면서도 시간당 임금률이 상승하지 않는 게 더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즉, 경제의 생산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는 말입니다

은행에 투자를 한들, 수익률이 좋지 않고 또 채권시장에서 계속 나타나는 장기금리의 하락은 지금 당장 투자안해도 금리는 계속 떨어질 거라는 무기력을 양산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낮아지면서 장기금리가 올라갈 것 같지 않으면 지금 당장 빚내서 투자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인데, 임금 상승률이 떨어지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한 만성 저활력 경제가 되면서 사람들이 소비를 하지않고 저축만 늘리고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저축 과잉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초저금리지만 물가또한 정체돼 있다보니 사람들이 마땅히 지금 돈을 써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죠 거기다 생산성 정체에서 언제 불황이 갑자기 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커졌습니다 그냥 돈이 은행에서 쌓여만 가는 겁니다

경제학 이론 대로라면 지금과 같은 선진국의 초저금리는 신용팽창을 불러일으켜서 투자를 촉진시키고, 주가를 죽죽 높이면서, 부를 키워줘야 합니다 그러면서 통화가치도 떨어져서 수출에 유리해지기까지 하죠
막 시중에 돈이 풀리니까 오히려 급격한 인플레이션이 두려워야 합니다

그런데, 아시다시피 저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선진국의 기준금리가 ZERO에 가까워지자 초저금리는 경제에 피해를 주기까지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에 선진국 경제학자들이 밝히고 있는 초저금리가 나쁜 근본적인 이유는 장단기 금리차의 메커니즘을 파괴한다는 사실입니다
아시는대로 은행은 여러 저축자들의 작은 돈을 받아서, 소수 대출자들에게 큰돈을 융통하는 사업을 합니다

저축자들에게 적용되는 금리는 단기금리입니다
대출자들에게는 장기금리가 적용되죠
모두 돈이 융통되는 기간에 따른 것입니다
그리고 은행은 이 장단기 금리차(=예대마진)로 수익을 얻습니다

그런데 초저금리가 되면, 거기서 더 나아가서 마이너스금리까지 도달하게 되면 이 장단기 금리 메커니즘이 무너지는 것입니다
마이너스 금리는 말그대로 은행에 돈을 맡기면, 은행이 이자는커녕 내돈을 얼마간 뜯어간다는 의미입니다

은행이 저축자들에게 차마 이 짓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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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마이너스 금리가 어떤 피해를 낳고 있는가를 설명할 때 자주 인용되는 스웨덴 중앙은행(Riksbank)의 사례입니다
제목이 The Low-Rate Squeeze 입니다
말그대로 저금리 하에서 은행만 중간에서 주리를 틀리고(=막대한 피해를 본다) 있다는 말입니다

왼쪽 그래프가 스웨덴 기준금리 추이를 보여줍니다
빨간 색 기준 금리가 2012년 이후로 계속 하락해서 2015년부터는 아예 마이너스 금리가 됐습니다

그런데 회색 저축금리 추이를 보면 마이너스 기준금리 구간에서 그냥 더 내려가지않고 횡보합니다 저축금리는 0%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노란색 대출금리를 보세요 대출금리는 내릴만큼 계속 내려서 0%에 가깝게 가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라는 말은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돈을 예치할 때 오히려 돈을 지불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그 비용을 저축자들에게 부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다 대출금리마저 낮아져서 장기대출로 은행에 돌아오는 이자수익이 형편 없어졌습니다

중간의 그래프는 Fed 금리인상 정책에 민감한 2년 트레져리 금리 추이입니다 그리고 오른쪽은 S&P500의 은행업 지수 입니다
중간과 오른쪽 그래프를 보시면 한눈에 들어오는 게 그냥 똑같이 생겼다 입니다

그만큼 은행업 주가는 시중금리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Fed가 금리를 올리지 못하면 금융업부터 무너질 수 있는 것입니다

2년 미국채금리처럼 단기금리가 낮아지는 것보다 더 심각한 것은 장기금리가 훼손되는 일입니다
선진국들의 기준금리가 거의 0%에 다다라서 더 이상 기준금리 조작으로는 시중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만들어낼 수 없자, 고안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양적완화'라는 것입니다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무한매입하는 것입니다
국채가격이 상승한다는 말은 국채금리가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중앙은행이 의도적으로 시중의 채권을 대량 매입하면 당연히 채권금리는 떨어집니다

양적완화는 이렇게 장기금리마저 떨어뜨렸습니다
10년/30년 국채 금리가 떨어져서 2년짜기 금리하고 맞먹게 됐다면 일차적으로 예대마진으로 먹고사는 은행들의 존립이 위태해집니다
그리고 10년 30년 후에도 지금과 금리가 다를 바 없는 경제가 된다는 전망은 미래가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장기금리의 급격한 하락은 미래 경기에 대한 절망을 불러일으켜서 경제를 더욱 비관적인 분위기에 빠뜨립니다

이렇게 장기채권과 단기 채권의 금리차를 yield curve(=수익률곡선)라고 표현합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커지면 일드커브가 수직화됐다라고 하고 금리차가 작아지면 평탄화됐다라고 합니다

호황경제는 반드시 미래에 현재보다 더 큰 인플레이션이 유발될 것이라는 기대를 낳기 때문에 일드커브가 수직화합니다
일드커브가 평탄화하고 있는 경제는 그만큼 미래가 어두운 경제입니다

일드커브의 평탄화는 이렇게 은행 수익률도 망쳐놓을 뿐만 아니라 경제자체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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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래프는 금요일 Jobs report 이후 10년미국채 금리가 200일 기준선(=2.17%)을 뚫고 내려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금요일 10년미국채 금리는 2.159% 였습니다

6월 Fed 금리인상확률이 발표기관에 따라 100%까지도 나와있습니다
6월은 분명히 Fed가 금리를 인상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10년 미국채 금리가 200일 선을 break through(=돌파)했다는 그래프는 충격적인 것이죠

미국이 금리를 올린다는데 장기금리가 계속 내리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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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금요일 NFP(=논팜 페이롤의 약자) 데이터 발표후 일드커브가 실제로 평탄화됐음을 보여줍니다

흰색선이 2년/10년 미국채 금리차의 추이입니다
87bp(=0.86717%)까지 좁혀졌습니다 작년10월이후 최소격차입니다

푸른선은 2/30년 미국채 금리차의 추이입니다
금요일에 152bp정도의 차이가 났네요 이 격차또한 9개월 최소입니다

말씀드린대로 Fed의 금리인상과 거꾸로가는 채권금리입니다
10년 미국채금리의 경우 현상황에서 2.5%에 도달하는 것이 2.00%에 도달하는 것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자조까지 나옵니다

Fed의 Dot plot(=점도표)상으로 중기 금리전망이 3%로 발표돼있습니다
현재로선 머나먼 이상이 된 것입니다

미국경제의 호황도를 측정하는 중요지수로 Citigroup의 경제서프라이즈 지수 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지수 역시 금요일에, 2016년 2월 이래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공공연하게 나오는 말이, 이런 식으로 미국경제 데이터가 예상치를 하회하면 9월 3번째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것입니다
6월은 정상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되, 다음 금리인상은 9월이 아니라 12월, 아니면 못할 수도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살아나고 있는 건 바로 채권시장입니다
미국금리인상기에 희망이 없다고 봤던 채권시장이 지속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채권시장에 '골디락스 시대'(=미국이 금리를 정상화하는 데도 채권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남)가 왔다고까지 표현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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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환율 그래프를 보면서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유로/달러 환율의 5분봉 캔들차트입니다
금요일밤 9시30분까지의 그래프 추이입니다

9시29분까지 그야말로 평범했습니다
더욱이 9시25분~29분까지의 유로환율은 내리기까지 했죠 곧 있을 5월 고용보고서 실적이 괜찮게 나올 거라고 보고 달러강세에 베팅하던 흔적입니다

이때까지 1€=$1.12180수준의 환율이었습니다
그런데 딱 30분 정각이 되자 무슨 로케트가 따로 없습니다
놀라운 것은 노란 원을 보세요
그냥 그래프 자체가 끊어져 있습니다

저 아래 있던 환율이 30분이 되자 흐름을 무시하고 광란의 폭등을 한 것입니다 트레이더들이 데이터를 보자마자 달러를 미친듯이 내다버린 처참한 현장입니다

1.12180의 환율이 갑자기 1.12800수준으로 폭등하던 초입입니다
우스운 건 유로는 더 별볼일 없다는 거죠
그래도 금리 올리는 시늉이라도 하는 Fed에 비해 ECB는 총재 마리오 드리기부터 독일의 갖은 압력에도 불구하고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유로가 1.1300을 넘볼 수준이 결코 아니라는 거죠
저 그래프는 세계가 미국경제에 걸었던 실망감을 대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드커브가 평탄화되고 Fed가 3번 금리인상을 할 수 없는 미국경제는 세계경제 또한 아직 희망이 없다는 메시지입니다

저 로케트 불기둥은 세계경제의 부활을 바랐던 시장이 미국에 보낸 분노의 어퍼컷 한방이 아니었나 합니다

월요일 오후 3시를 지난현재, 10년미국채금리는 2.17%입니다
아직 2.20%도 회복하지 못했네요
1€=$1.1265 입니다 금요일 마감 환율보다 달러가 회복되긴 했지만 그래도 지난 한주내내 있어보지도 않은 달러 저평가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금값은 COMEX 선물시세가 $1,282.70 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불안한 시장입니다

유가는 카타르 단교사태가 오늘 갑자기 터지면서 오르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 펀더멘털로 오르지 않는 인플레이션율을 트럼프가 유가를 이용해 억지로 올리려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습니다

카타르의 친이란행보와 무슬림형제단 지원의혹은 터키의 IS지원 의혹만큼이나 오래된 것입니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데 아랍4개국이 유가로 민감한 시기에 전쟁선포 비슷하게 사태를 키우고 있네요

이것도 미국의 사주인가?
그냥 제 멋대로의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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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원인이냐 결과냐를 따지는 것은
마치 달걀과 닭의 선후를 따지는 것과 비슷하지만
국가의 개입으로 왜곡돤 상황에서는
저금리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금리를 함부로 움직일수도 없고..
결국 바람은 미국에서부터 불기 시작할텐데
어떤 바람이 될지..걱정이 되네요.
잘 읽었습니다.

우리나라는 내년 2018년에 좀더 구체적인 구제방향이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빨리 우리나라의 경제가 좋아져서 예전의 활기를 찾았으면 합니다.

경기가 좋아지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것같습니다 &** 그래도 화이팅

미국금리인상은 우리나라에게는 철퇴와도 같습니다

ㅋㅋ댓글은 사랑입니다 업봇드립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Cool posts from you @gotoperson
I like!!

하이루~~~ 방가루~~~~

The answer is love.
Thank you for your continued love.

감사합니다
잘 봤습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잘본것 같죠? ㅎㅎㅎ

잘읽고 갑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업봇드립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아가페적이 아닌 플라톤한 사랑말이시죠^^
서로 좋은글 공유하면서 지속적인 사랑 나눠요 ㅋ

좋은글 잘 봤습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은 사랑입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금리가 올라도 걱정 낮아도 걱정이 됩니다

그니깐요 걱정입니다 빚만있어서요..ㅠ

저흰 빚은 없어도 금리가 오르는건 별로네요.

댓글은 사랑입니다. 업봇드립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광 값인가요? ^^

유가라는것이 올라갔다가 내려갔다가 그러는가봐요?

댓글은 사랑입니다. 업봇드립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금리를 내려야 할 상황 같은데 .. 미국이 이제 출구전략을 펴겠다고 하면 우리는 울며겨자먹기로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요? ㅠㅠ

미국의 금리인상이 6월에 단행될경우 어쩔수 없는 현실이 되겠지요
우려스럽고 걱정됩니다

오우 어떻게 진행될까요?

항상 gotoperson님께서 좋은 글 작성해주셔서 경제뉴스를 잘 안보는 저로써는 매우 감사하네요

저도 가끔씩 구투퍼슨님의 글을 읽고 있으면 머리가 아프지만 많이 도움이 된답니다 ^^

ㅋㅋ댓글은 사랑입니다 업봇드립니다
지속적인 사랑부탁드립니다

금리인상이 쉽지않겠지만 인상되면 큰타격이될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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