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9목요일Insight)Fed는 치사한 작전으로 나가는가?

in #kr7 years ago

목요일 오후 2시현재 10년미국채금리가 2.22%입니다
월요일까지 이 금리가 2.15% 였습니다

Fed가 6월 금리인상을 했음에도 요지부동하던 이 미국 장기금리가 드디어 2.20% 벽을 돌파하고 이번주 가파르게 상승한 것입니다
역시 '드디어' 시장이 금리인상을 계속 하겠다는 Fed의 진심을 받아들인 걸까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계 장기금리 시장에서 주목을 더 받는 것은 따로 있습니다
독일 10년분트 금리입니다 월요일에 13bp나 금리가 상승해서 현재 0.37%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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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래프는 블룸버그 유로인덱스의 변화추이를 보여줍니다
작년 11월의 최근 고점을 월요일에 시원하게 깨버렸습니다
유로의 직전 고점 돌파의 원동력은 그래프 상에 선명하게 설명돼 있습니다

'드라기가 말하고 시장이 반응하다!'

이글을 쓰는 월요일 2시현재 환율을 한번 적어보겠습니다
유로/달러 1.1398 이네요 이 자식들이 자기들도 어지간히 미쳐 있다고 생각했던지 그나마 내린 게 이정도 입니다
아침 11시쯤에 1.1420을 찍기도 했습니다
월요일 드라기가 시장에 대충격을 안긴 시각이 정확히 저녁 5시05분이었습니다

바로 1.11830 수준의 환율이 미친듯이 폭등하더니 화요일 새벽1시쯤 1.1300을 기어코 돌파해버립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에는 1.1400를 넘겼네요

지금 외신들이 전달하는 시장분석가들의 전망치로, 올 연말까지 유로/달러 환율이 1.1600까지 갈 거라는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ECB 총재의 한마디로인해 거의 시장이 미친 상태에 돌입한 것입니다

거기다 이 미친 시장이 어이가 없는 것은 마리오 드라기의 발언을 제멋대로 해석해놓고는 그것이 거대 공감대가 되면서 '자기실현적 기대현상'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월요일 포르투갈에서의 드라기의 발언은 그냥 "a strengthening and broadening economic recovery in the Euro area"(=유로존의 경기 회복이 강력하고 광범해지고 있다) 였습니다

이것을 시장이 ECB의 테이퍼링이 곧 닥칠 것이라는 암시로 해석을 내렸습니다 시장의 분석이 외신을 통해 확대해석을 거듭한 끝에 월요일에서 화요일에서 넘어가는 새벽시간을 틈타 유로환율은 계속 상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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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의 옐런도 못한 일입니다
ECB의 드라기가 그냥 의례적으로 툭 한마디 던져놓고 긴축발작을 일으킨 것입니다
물론 아직 언론에서는 '긴출발작'이라는 용어를 정식으로 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긴축한다는 말은 전혀 없었기 때문이죠

ECB에서도 다소 충격을 받은 듯 합니다
너무 시장 반응이 과했다고 생각했는지 어제 수요일 밤에 ECB 부총재가 나서서 사태를 진화하려고 시도는 해봤습니다

부총재 빅터 콘스탄시오 가 어제 CNBC에 등장해서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날립니다
"Investors might have overreacted to Mr. Draghi's comments"
(=시장이 드라기 발언에 과잉반응하고 있다)

이 보도가 수요일 저녁 9시30분쯤 나왔습니다
1.1400를 넘보던 유로환율이 1.12930수준으로 바로 순간 폭락합니다

그러나 시장은 끈질겼습니다
충격은 받되 콘스탄시오의 말에 회유당하지는 않았죠
ECB의 테이퍼링이 곧 있을 거라는 데 베팅을 계속합니다
이후에도 야금야금 유로환율은 올라서 1.1320~1.1340 사이를 맴돕니다
콘스탄시오의 회유가 있기 전 1.1380 수준과 비교하면 화력이 줄긴 했지만 그래도 무서운 상승동력을 잃지 않았죠

그리고 선진국 중앙은행들의 긴축시사 발언이 1시간여 뒤에 이어지면서 시장의 '제멋대로 판단'이 '거의 확정된 사실'이 돼 버립니다

이번주 세계금융시장 이상현상의 발원지인 포르투갈 신트라에서 ECB 포럼이 열렸습니다
월요일 드라기의 충격발언을 어제밤에 BoE의 마크 카니와 BoC의 스티븐 폴로즈가 이어갔습니다

모두 긴축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미 언질을 줘서 통화가치가 급등한 캐나다의 경우 스티븐 폴로즈가 다음달 금리인상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발언을 공식화 함으로써 또한번 캐나다 달러는 급등합니다
2시현재 USD/CAD 환율은 1.3037 입니다

6월13일 새벽 제가 포스팅해드린 BoC 부총재 윌킨스의 금리인상 시사발언전 달러/루니 환율이 1.3470 수준이었습니다
그게 단 2주만에 1.2900를 넘보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이상한 분, 또 한분 나오네요
잉글랜드 은행의 총재 마크 카니입니다

Bo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앤디 홀데인이 지난주 수요일에 변절했죠
6월 BoE 금리결정때 동결입장을 고수했던 홀데인이 다음번 MPC회의 때는 금리인상을 지지하겠다고 했었습니다

지난주 이 홀데인의 발언 이전에 마크카니 는 분명히 영국은 아직 금리인상할 상황이 아니라고 발언했죠
지난주 이 두사람이 파운드를 내렸다 올렸다 춤추게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마크 카니 마저 시장을 혼돈에 빠뜨리네요
영국 경제가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Removal of stimulus in Britain may become necessary." 라는 폭탄 발언을 합니다

영국에서 통화완화책을 거둘 필요가 있어졌다는 발언입니다
현재 파운드/달러 환율이 1.2956 입니다
마크 카니의 발언이 나온 직후 오늘 새벽까지 이 환율이 1.2930 수준이었습니다

1.2930도 발작 수준인데 아침에 아시아 트레이딩 세션에서 더 오른 것입니다

영국 Snap Election 직전의 환율보다 오히려 더 올랐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림 하나 더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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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색선이 월간단위의 유로달러 spot 환율추이(왼쪽 세로축)입니다
푸른선이 미국10년국채(트레져리)와 독일10년국채(분트)사이의 금리차(오른쪽 세로축)를 보여줍니다

드라기가 유로발 발작을 일으킨 바람에 미국과 독일의 장기금리차를 지지하던 하단이 무너졌습니다
분트금리가 트레져리금리보다 상대적으로 급등하자 유로 집중 매수로 시장이 돌아섰다는 말이 됩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금리를 올린 미국이 아니라 그냥 올릴 수도 있다는 시장이 추측만 하는 유로존으로 돈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드라기가 포문을 열었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세서 부총재가 나서서 진화하긴 했지만 시장을 달래진 못했습니다

그리고 영국,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까지 나서서 지원사격을 해줬습니다
특히 영국 카니는 이랬다 저랬다의 극치를 보여줘서 쉽게 말해 언론으로부터 욕 얻어먹고 있습니다

충분하지 못한 소통으로 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에 빠뜨린 2013년 Fed의 테이퍼 탠트럼 때의 벤버냉키가 자꾸 소환돼서 언급되고 있네요

드라기와 카니가 과연 얼빵하게 시장이 어떻게 나올지도 모르고 한가한 소리를 한 것일까요?

어제 이후로 선진국 국채금리가 급등했습니다
덩달아 미국채까지 올랐습니다
아침에 그래도 달러/원 환율은 1,138.00 대 였는데 현재 1,140.40가 됐습니다

선진국 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위험자산 기피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신흥국에서 달러가 나간다는 말입니다

월요일 드라기 발언 이후 화요일 환율도 1,140원대 였습니다
아직 코스피는 미국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상승을 이어받고 있네요

지금까지의 제 글을 읽으셨다면 이상한 점 하나를 발견하실 겁니다
바로 금리를 올린 미국달러가 선진국 통화들 대비로 역대급 하락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주 세계 시장이 기다린 빅 이벤트는 저 ECB 포르투갈 포럼 보다는 Fed 옐런의 수요일 새벽 런던 연설이었습니다

수요일 새벽2시 이전에, 모든 외신들이 옐런을 기다리고 있다는 식으로 기사를 썼습니다

결과는?
하하하, 어이가 없더군요
할머니께서 애써 통화정책 이야기는 하지 않고 엉뚱한 경제사 강론과 Fed의 업적 자랑만 늘어놓으셨습니다

역시 블룸버그 TV로 생중계 됐는데 방송사에서도 어이가 없던지 예정된 방송을 다 하지 않고 잘라먹었습니다
강연 후반에 공화당 상원원내 대표인 미치 매코널이 트럼프케어 법안의 상원표결을 연기하기로 전격발표하면서 관심이 아예 그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옐런의 연설은 도중에 잘리는 수모까지 당합니다

Fed 이사들이 이번주 나서서 연설했지만 아무도 시장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달러가 저렇게 폭락 중인데 그저 바라만 본 것입니다

수요일 새벽 옐런의 강연이 있기 전에 Fed의 또다른 FOMC 투표권자인 패트릭 하커가 Fed는 달러의 움직임을 전혀 위험리스트에 올리지 않고 있다는 발언을 했습니다

하커의 이 말이 저는 이제야 이해가 될 듯 합니다

미국 경제 데이터는 현재 형편없어서 제가 지난번에 포스팅 해드린 대로 6월 금리 인상이 성급했다는 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습니다

Fed의 금리 인상에도 달러가치나 장기금리가 요지부동이었던 사실이 강력한 증거입니다
다만, 신흥국들만 위태로워졌습니다

현재 Fed의 연내 추가 금리인상은 미국인플레이션 데이터에 달려있습니다
데이터 상으로 물가를 어떻게든 올려야 합니다

달러가 극도로 약세가 됐습니다
이것이 과연 Fed가 가진 마지막, 그리고 절박한 카드가 아닌지 의심됩니다
당장 금리를 올릴 마음도 없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날 잡아서 장기금리를 올려놓고 달러가치를 떨어뜨려 놨습니다
좀더 정교해진 '플라자 합의'가 아닌지 의심이 드네요

달러/엔 환율이 112.26 로 달러는 엔에 대해서만 폭락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유는 선진국 중앙은행들 중 BoJ만 긴축의사가 전혀없다고 총재 구로다가 밝혔기 때문이고 달러/엔은 최근 미국10년국채금리 수준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10년 트레져리 금리가 2.20%를 넘긴 현재 달러/엔 환율이 112.00수준을 내려갈 것 같진 않습니다

선진국 장기채권금리 강세가 심화되고 달러대비 유로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신흥국이 본의 아니게 달러이탈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벌써 달러약세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오르고 있고 유가도 상승 중입니다
이대로 달러약세가 지속된다면 미국물가 상승도 가능해지겠네요

너무 위험하고 혼란스러운 시장입니다
제가 포스팅하기가 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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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위험하면 가상화폐는 어떤영향을받나요?

시장이 위험하면 가상화폐에는 호재라고 잘못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시장의 종목에따른 영향은 있지만 시장이 위험하다면 가상화폐도 위험하다 생각하는 1인입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좋을 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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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너무 피곤해서 검사받고 잠에 들어버렸네요 뭔가 깨운하다는 느낌입니다 :) 결과는 내일 확인할수 있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할머니는 금리인상 발표시점부터 신경끄기로 했습니다 ㅜ

정신건강에는 최고죠 :)

와~ 정말 전문가시군요. 투자하는데 중요한 부분들이라 관심을 갖고 있는데 흥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시장을 분석해보면 저에게도 정리할수 있는 자료가 되거든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꿀럭 오늘은 내용이 좀 어려운듯합니다
좋은투자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공부하고 정리합니다 :)

아.. 보팅파워가 너무 낮아서 충전중인데...
이 게시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앞으로도 부탁드립니다.

저역시 스팀파워도 줄었고 거기다가 보팅파워도 줄어서 현재 충전중입니다 :)

급속 충전이 되시면 좋겠습니다!!
얍얍!!

'드라기'
그 악명...
많은 이들이 드라기의 발언에
피를 흘렸지요..
수년전 파생시장에서
정말 어이없는 발언들을 계속..
피해를 본 한사람입니다.
지혜롭지 못한 탓이니
누굴 원망할 수 없는 것이지만요.
금리..결국 갈길을 가네요^^

일명 드라기는 드라큘라죠 드라큘라 백작 ㅋ
누굴 원망하기전에 방어를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

맞는 말씀입니다.
원망을 한다는 것은
대비를 못했다는 말이니까요.
내 자신이 뜨거운 맛을 본것이지요.
참,
검진결과는 괜찮으시죠?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내일 오후쯤 결과가 나온답니다
푹자고 일어나니 한결 깨운합니다 :)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네..육체적 피로에..정신적 피로까지 겹쳐서 그런겁니다.
한숨 푹 주무시고 휴식좀 취하면 나아 질겁니다.
좋은 꿈 꾸세요~:D

잘 보고 갑니다.. 건강 관리 제발 하세요..

dubi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좀더 건강을 챙기면서 활동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