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가는 채권시장->금리 상승= 부동산의 위기
지난 금요일 미국주식시장은 그야말로 폭주였습니다
다우가 186.55포인트나 급등해서 20,071.46 에 장 마감했고 S&P500은 역대 최고치에 1포인트 못미치게 마감한 상승장이었습니다
금요일 미국 주식시장이 강세를 띤 이유는 역시 트럼프 때문입니다
기대하던 금융규제 rollback(=폐지)에 트럼프가 행동을 취하자 금융주발 대랠리를 유발시킨 것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트럼프랠리의 대표 Upswing(상향) 종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대선 이후 트럼프랠리의 '총아'들이라고 할 수 있는 금융주들이 몇차례 굴곡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네요 그리고 지난 금요일이 임마들에게 최고의 하루가 되었죠
밑에 트레져리 금리도 금요일에 큰변동은 없었지만 지속적인 상승세라고 말해주고 있습니다
금요일에 트럼프가 한 일이 2010년 도드-프랭크 금융개혁 법안(Dodd-Frank financial-overhaul law)을 폐지하고, 퇴직저축을 다루는 자산관리사들에게 적용되던 일명 "fiduciary rule"(신의성실규정)을 폐지하는 것을 골자로하는 행정명령에 사인을 한 것입니다
골드만삭스 주가가 4.6%나 폭등해서 혼자서 다우지수에 72포인트 기여했네요
모건스탠리 5.5%, 웰스파고 2.7%, BoA 2.5% 상승입니다
다만 채권이 문제네요
죽어가던 주식시장이야 금요일 금융주 대랠리로 살아났다고 해도 채권은 명백히 호재가 있었습니다
이전 글에서 제가 썼던 금요일 미국고용 보고서 때문이었죠
아시는대로 일자리가 대폭 늘어난 대신 노동시장에 신규 구직자 유입도 폭증해서 실업률이 오히려 0.1%포인트 전월대비 상승했고 가장 큰 이슈로서, 임금상승률이 부진하게 나왔습니다
아직 경제가 '완전고용 상태'의 과열이 아니라는 사인을 보낸 하루였던 셈이죠
시장이 명백히 Fed가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없을 것이라는 증거를 목격한 것입니다
반응은 이전 글에서 써드린대로 달러급락/ 엔과 신흥국통화 급등이라는 결과로 나타납니다
이러면 순리대로 채권금리도 덩달아 떨어져야 하는데 달러와 함께 초기에 2.428까지 떨어지던 10년물 금리가 다시 2.496으로 회복되어 장마감하는 기현상이 벌어졌습니다
목요일에 10년 트레져리 금리는 2.480%였습니다
이 동요의 직접적인 원인은 샌프란시스코 지역연준 총재 존 윌리엄스의 발언 때문이었습니다
"올해 3번 금리를 인상해도 이상할 게 없다(a reasonable guess)"
이 말 한마디로 채권시장 분위기가 급반전돼서 예의 금리 상승추세를 이어가게 됩니다
아니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달러하락/채권금리하락의 모멘텀이 강력하게 형성되려고 하는 찰나에 존 윌리엄스가 혜성처럼 등장해서 아직 Fed가 죽지 않았다고, 그 기세를 꺾어놨다고 해야할 것입니다
이 양반의 발언으로 달러도 더 죽을 뻔하다 겨우 정신차리게 되네요
제가 미국시간 금요일 외환거래 마감직전까지 지켜본 결과로는 '1$=112.6엔'을 사선으로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펼치는 듯했습니다 절대로 112.55선이 무너지지 않더군요 모두 존 윌리엄스의 공훈이라고 칭송해줘야 할 듯 합니다
이번 한주는 공교롭게도 미국일본영국의 중앙은행들이 모두 정책회의를 펼쳤는데 기존의 입장에서 역전은 없었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영어로는 "Stand Pat"이라고 하죠
그만큼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시황에서 정치와 중앙은행의 기싸움이 치열하다고 봐야할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Fed와 트럼프의 싸움이고 미국과 나머지 세계와의 싸움입니다
Fed는 올해 3번 금리인상 하겠다고 예고를 한 셈이지만 시장에서는 거듭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단 2번 인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FF선물 시장에서 금요일에 보인 확률을 토대로, 다음 FOMC인 3월회의 때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9%로 나왔습니다 목요일 18%에 비해 대폭 낮아졌죠
그런데 또 FF선물 시장의 금리인상 확률을 계산하는 CME Group에 따르면 올해 12월까지 Fed가 3번 금리를 인상할 확률이 35%에서 금요일에 37%로 뛰었습니다
Fed 금리 인상에만큼은 시장도 판단력 마비상태입니다
거기에 향후 채권금리 인상을 고착화시킬 수 있는 비보중 하나가 일본/유로존에서 미국트레져리와의 결별 조짐입니다
현재 마이너스 금리를 세계에서 유일하게 시전하고 계신 이 두분께서 잠정적으로(tentatively) 미국채에 대한 애정을 버리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과의 금리차를 이용하기 위해 막대하게 미국채를 수요했던 일본과 유로존이 최근에 미국채 순매도로 돌아섰습니다 이런 일본과 유로존에서의 미국채 투매(selloff)가 어떻게 전개되느냐로 앞으로의 환율과 채권금리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런 추세의 지속은 달러약세와 채권금리 상승을 불러올 수밖에 없죠
일본 재무성이 지난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월21일에서28일까지 일본인들이 115.2억 달러어치의 미국채를 팔아치웠습니다 12주 결산으로 3.7조엔에 해당하는 막대한 액수의 미국채가 일본인들에게서 버려진 셈입니다 2014년 4월이래 최대 selloff 입니다
유로존도 만만치 않습니다 얘들은 일본보다 다소 데이터가 늦네요
작년11월까지의 3개월간 172억달러의 미국채를 순매도했습니다 유로존이 미국채를 순매도한 것은 2012년이후 최초라고 합니다
이런 유로존과 일본에서 채권매도세로 역전한 것은 퍼즐입니다
미국과 이 두지역 간 채권금리 스프레드는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마이너스금리 주제에 2.5%에 달하는 미국금리가 못마땅하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죠
유로존과 일본이 이렇게 미국채에 변심하게 된 주원인도 알고 보면 달러때문입니다
일본과 유로존이 미국채 수요를 대폭 늘리면서 달러 수요가 급증했고 그러다보니 달러값이 덩달아 올랐습니다 이것이 익히 알고 계신 작년말까지의 달러초강세 현상이었죠
외국에서 미국채에 투자할 때는 반드시 이종통화간 베이시스스왑체결을 해서 환율변동위험에 헤지를 합니다
쉽게 말해서 그간 달러값이 너무 오르다보니 달러를 빌리는데 드는 헤지비용이 너무 올랐던 겁니다
이 달러조달 비용의 급상승이 트레져리의 투자매력을 떨어뜨린 것입니다
1월말 기준으로 10년물 트레져리와 독일분트의 금리스프레드는 2%포인트를 넘습니다
트레져리와 일본정부채와의 스프레드는 2.4%포인트에 달합니다
그런데 일본과 유로존에서 달러와 베이시스스왑을 체결해서 환위험에 완전헤지를 할 경우 이런 금리차로 인한 이익분이 사라집니다
달러조달비용을 고려한 후 수익을 계산해보면 유로로 독일분트에 투자하는 것보다 10년트레져리는 0.06%포인트 낮은 수익을 주고 있고 일본에서 엔으로 일본국채투자 대비로는 0.7%포인트 낮은 수익을 낳습니다
즉, 유로나 엔으로 자국국채 투자하는 것만 못하다는 말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5년짜리 이종통화간 베이시스 스왑 레이트를 보여주는 것인데 쉽게 말해 유로나 엔으로 달러를 빌릴때 드는 추가비용을 나타냅니다
마이너스영역은 각각 유로나 엔으로 달러를 빌릴 때 손해를 본다는 말입니다
따라서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거나 강달러 현상이 발생하면 그래프는 더 마이너스영역으로 떨어지게 됩니다
위의 그래프에서 0 에 가까이 갈수록 그 시기는 약달러시대라는 말이되고 0 에서 멀어질수록 강달러시대입니다 2017년에 가까워질수록 그래프가 아래로 내렸다가 최근에 2017년부터 다소 그래프가 상승한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트럼프당선이후 강달러가 형성된 뒤 2017년에 달러약세로 전환된 최근의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고비는 지금부터입니다
일본과 유로존(=일본, 중국 다음의 세계3위 미국채 보유지역)이 미국채투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달러환율과 국채금리추이가 달려있습니다
일본과 유로존에서 미국채를 사면서 비용이 들더라도 통화스왑으로 헤지를 완전히 한다면 달러환율은 크게 변동하지 않습니다 즉, 달러환율은 안정됩니다
그러나 이 두지역 투자자들이 트레져리를 사면서 극도의 투기꾼으로 변모하여 미국과의 금리차만 노리고 통화헤지를 하지않을 경우 갑작스러운 미국채권 수요폭증이 달러 폭등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2013년 벤버냉키 Fed에 의한 taper tantrum(=미국양적완화축소발표에 전세계적으로 채권금리 급등/달러강세/신흥국통화폭락을 야기했던 금융시장 발작현상)이후 미국과 나머지 세계와의 통화정책에 분열이 있은 이후(=미국은 채권매입량을 줄여서 긴축스탠스로 들어가고 유로존과 일본은 계속 무한 채권매입을 실시해서 금융완화책유지) 미국채의 주요 수요처는 미국밖입니다
이런 외국수요가 막강해서 미국채금리는 그나마 현재의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모간스탠리에 따르면 10년 트레져리 금리가 현재 순수 Fed 정책에 따른 미국내 상황만 고려했을때 형성되었을 수준보다 0.5%포인트 낮게 형성돼있다고 하네요
다시말해, 미국밖에서 꾸준히 미국채를 매입해줘서 실제보다 미국채금리가 0.5%포인트나 낮게 설정돼있다는 말입니다
최근에 유로존의 2016년 성장세가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 된 것으로 발표됨으로써 유로존에서 미국채수요가 더 낮아질 수 있는 처지가 됐습니다
경제성장기에 채권은 인기가 없습니다
현재의 미국채 매도우세가 유로존에서 지속된다면 유로가 상승하고 달러가 약세를 띠면서 미국채금리는 더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단순한 경제지식으로 모순적인 상황이 채권시장에서의 이상현상 때문에 가능해지는 것입니다(=금리가 오르는데 달러가 약세입니다 이것이 모순이죠)
유로존이나 일본에서 계속 미국채를 던져버리고 달러수요를 하지않게 되면 조만간 또다른 신세계가 열릴 수 있습니다
"금리는 오르되 약달러가 고착화된다?"
참, Fed도 살고 트럼프도 사는 묘한 상황이 아닌가 합니다
자금이 유로존과 일본에만 묶여서 형성되는 약달러라면 고금리와 결합해서 결코 부동산에 도움이 되는 상황은 아닐 것입니다
복잡한 세상입니다
※ 아 그리고 하나더....
모든 상품/증권/통화/원유 시장이 휴장하고 있는 일요일에 유일하게 거래를 지속하는 거대 시장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비트코인 거래소입니다
이글을 작성한 어제 비트코인 시세가 $1,032.49 입니다 2일전까지 1,020 이 안됐는데 벌써 저렇게 급등했네요
갑자기 비트코인이 급등 중입니다 단순 조정을 통한 급등 이었을가요 그렇지 않다면 지난번 보다 더 큰 반등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약달러에 비트코인 급등이라....
저는 상관성을 모르겠습니다 아시는 분 가르쳐주세요
시장의 판단력에 진짜 마비사태가 온 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극심한 혼란을 예견하고 돈들이 찾은 safe haven이 바로 비트코인일까요?
이제 달러도 엔도 안심을 주지 못하는 극도의 혼돈이 찾아온 듯 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트럼프와 달러 강,약세에 관심이 많아서... 앞으로도 자주 부탁합니다.
부족한 글 늘 감사히 읽어 주셔서 항상 고맙습니다
달러나 엔이나 위안도 결국 일종의 증권 같은 것인데 회사에 해당하는 국가들이 막대한 부채를 가지고 있으니 가치가 불안해 지는건 당연해 보입니다. 특히 위안화는 정말 막장의 막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직 희망이 있다고 생각해야 겠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