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의 희망은 할머니가 아니라 드라기 형님이었군요

in #kr8 years ago

Hawkish 옐런이 수요일 이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아침에 미국주식시장 형편없었네요

DJIA, S&P500, NASDAQ, RUSSELL 2000 할 것 없이 줄줄이 하락입니다
다우는 0.37% 하락해서 19,732.40 입니다 트럼프 취임후 희망을 보지 못한다면 20,000은 계속 전인미답으로 남겠습니다

10년 트레져리 수익률이 지금 2.461%인데 수요일에 2.391%와 비교해서 상당히 올랐습니다
그리고 달러의 경우는 어제 끝난 ECB정책회의 결과(=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로 상승했다가 트럼프 신정부의 재무장관 지명자인 므누신(Mnuchin)이 19일 상원 청문회에서 the dollar is "very very strong" 이라고 한 발언 탓에 상승분을 털어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트럼프 구두개입으로 16일 1$=113.25엔 까지 밀렸던 달러 값은 옐런의 강경발언 이후 114.80엔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이로써 금리에 관한한 Fed와 ECB의 입장차는 분명해진 듯 합니다 물론 영향력 면에서 ECB가 Fed 에 상대가 될 수 없지만, 미국 이외에는 아직 세계 어디에도 금리인상을 시도할 여건이 안된다는 것이 분명해졌고 세계시장의 여건에따라 Fed도 나홀로 금리인상만 고집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기대도 갖게 합니다

수요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옐런은 금리 인상을 하는 데 너무 오래 기다린다면 끔직한 인플레이션 충격(the nasty surprise of inflation)을 초래할 수 있다고 다소 강경하게 발언합니다
미국 경제가 거의 완전고용 수준에 도달했고 인플레이션율도 Fed 목표에 근접한 상태에서 적정 이자율(=neutral rate)로 전환을 너무 오래 미뤄두면 극심한 물가상승과 금융시장 불안정에 직면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평소 옐런의 성향을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의외의 발언이었습니다 이분은 적어도 비둘기파의 선봉이었기 때문에 갑자기 매파적 발언을 쏟아내는 모습이 무척 낯설었습니다
작년 10월에 고압경제(high-pressure economy, 인플레이션 오버슈팅도 불사해서 경기를 부양할 필요가 있다는 개념)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던 사람과 과연 똑같은 사람인지 어리둥절 하더군요

당장 옐런의 발언후 달러 인덱스는 1.1% 급등해서 전날 도널드 트럼프의 강달러 불만에 잃었던 가치를 단 하루만에 만회해버립니다 10년물 미국채 금리도 작년 12월 9일 이후 하루 최대 폭등을 기록합니다

그리고 미대선후 발동 걸려서 주체를 못했던 달러 랠리가, 연초이후 열기가 식은 다음 다시 살아나는데 한몫하게 됩니다
물론 데이터도 옐런을 도와줬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Fed의 목표치가 거의 실현단계에 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실업률이 12월에 4.7%로 발표되었고 Fed금리 결정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PCE)는 1.65% 정도입니다 PCE가 2%를 초과하면 미금리 인상은 빠르게 진행될 예정입니다

노동부집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12월에 전년대비 2.1% 상승해서 2014년 6월 이래 1년간 최대 상승폭을 기록합니다 변동성이 강한 식품과 에너지류의 가격을 제외한 Core 지수 로는 무려 2.2%, 같은 조건으로 상승입니다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지난주 15,000건 줄어서 해고당한 노동자 수도 역사적 저점에 도달했다고 합니다 노동시장 활성화로 해석됩니다(tightening labor market)
거기다 신규주택착공수(housing starts)와 필라델피아 지역연준이 발표하는 제조업조사 등 모두 호조입니다

데이터와 Fed 의장의 발언으로 보다 급격한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지되자 채권시장에 날벼락 떨어졌습니다

10년물은 위에서 언급드렸고 Fed 금리 전망에 매우 민감한 2년 노트 금리의 경우는 옐런 이전 1.172%에서 목요일 1.204%로 급등합니다 2009년 이후 2년물 금리 최고치 근접이네요 채권금리 급등은 곧 채권가격 하락입니다 채권을 내던지고 있다는 의미죠

채권보유자는 고정 쿠폰수익을 취득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손해입니다
물가상승분으로 고정수익이 잠식당하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죠

목요일에 인플레 헤지 10년 TIPS 입찰에만 130억 달러가 모였습니다
기대인플레율이 높아지면 나타나는 트레져리 매도/ TIPS 매입 전략이죠

시장의 판세를 완전히 바꿔놓은 Fed의장의 위력이었습니다 당연히 관심은 이렇게 옐런이 강경한 매파가 됐는데 향후 금리 인상의 속도가 얼마나 가팔라질까입니다
연방기금 선물 시장에서 6월 FOMC까지 0.25%포인트 금리 인상할 가능성이 72%나 나왔습니다 수요일 67%에서 급등이네요 빠르면 6월에 한차례 미국금리 인상이 있을 거라고 시장이 점치고 있다는 말입니다

대통령 당선자와 미국최고 금리결정권자가 주거니받거니 하면서 시장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는 미국에 비해 유럽은 그래도 지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목요일 저녁에 ECB총재 마리오 드라기는 독일의 반발을 일축하고 기존의 막대한 본드매입 프로그램을 일정대로 올해 말까지는 유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미국과의 분명한 어깃장입니다
10조 유로 규모의 전체 유로존 경제가 consumer confidence(소비자신뢰)와 고용에서 되살아나고 있지만 ECB의 기존의 정책을 변경할 정도로 대단하지는 않다는 논평이 드라기 기자회견에서 나왔습니다
드라기는 아직 2.3조 유로 규모의 본드바잉(=양적완화책)이 필요하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입니다

다만 독일의 반발이 만만치 않네요

위의 그래프로 보시는 것처럼 독일의 인플레율이 유로존 내에서 월등합니다
ECB의 easy money에 가장 반발하고 있는 나라죠 이 통화완화책이야말로 독일 국민의 저축 수익을 강탈해서 남부유럽(변두리유럽)의 낭비적인 빚쟁이들한테 보조금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독일 인플레율이 12월에 1.7%에 달했습니다 2013년이래 최대치입니다
독일은 무조건 금리올리자 입니다
그러나 남부유럽은 사정이 다릅니다 정치인들이 나서서 자국의 실업률과 채무수준을 낮추기 위해 ECB가 적극적으로 완화책을 실시해주길 바라고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 상으로 그리스, 스페인, 키프러스와 같은 나라들(변두리)과 독일, 프랑스, 네덜란드(Core)같은 나라들이 물가수준만으로도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야말로 Tale of Two rates(=두가지 금리조건이 필요한 상황) 입니다

ECB는 3월까지만 매월 800억 유로규모의 채권매입을 하고 4월부터는 600억 유로규모로 줄입니다 이것을 전직 키프로스 중앙은행 총재이자 현재 MIT 교수인 사람이 더 '쎄게' 나가야했는데 테이퍼링(=점진적 규모축소)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런 독일과 남부유럽의 양극화 갈등 속에서 드라기가 목요일에 결단을 내린 것입니다
독일 저축자들에게 인내하라고 종용하면서 저금리 정책을 고수했는데 이 결단이 세계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데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입니다

원래 유로존 출범 초창기만 하더라도 독일의 물가가 낮고 나머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율이 높았습니다
위의 그래프로 확인이 되네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독일은 혹독한 구조조정 중이었고 좀처럼 물가가 오르지 않았습니다 당시 유로존의 전반적 고물가가 독일의 저물가를 상쇄해줬는데 구조조정을 완전히 해낸 독일이 2015년 전후로 나머지 유로존 국가들을 추월해서 물가상승을 실현하고 있네요

드라기의 "무대포 정신"은 독일도 2000년 초반에 나머지 유로존 물가상승 덕을 본 적이 있으니 이번에는 가만히 참고 있으라는 명분에서 나온 것입니다
자칫 트럼프 →옐런→드라기로 이어지는 쓰리 연타를 맞을 뻔했던 금융환경이었습니다

일단 드라기 총재가 회견에서 기름값 상승으로 인플레율이 상승한 것처럼 보일뿐 유가와 식료품 가격을 빼면(=근원인플레이션) 유로존 물가는 여전히 1%의 아래라는 소신을 보입니다 유로존 Core Inflation은 수년째 1% 하회중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취임을 앞두고 시장의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미국은 어떻게든 장기간의 저금리 시대를 끝내고 서서히 달러를 회수하려는 전략을 밀어붙이려고 하고 있고 유로존은 아직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다고 끝까지 저금리로 가겠다며 버티는 형국입니다

Fed의 장기 고금리 전략이 아직 대세가 되지는 못한 실정입니다 트럼프의 정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확인되지 않은 시점이고, 미국 성장률이 트럼프의 약속대로 실현되지 못한 다면 Fed도 금리인상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름이 중요한 듯합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의 선거가 마무리 되는 시점이고, 미국 신정부의 경제정책의 윤곽이 선명해질 시점입니다 그래서 위에서 말씀드린 FF선물지수에서 6월 연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게 지목하는 것도 6월경이 세계적으로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근거가 마련될 환경이라고 보는 것 같네요
독일의 성화 앞에서 ECB도 6월쯤 향후 양적완화 종료 암시를 던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구체적인 정책의 모습과 유로존 선거가 올해 세계의 돈이 움직이는 데 큰 이정표가 될 것 같습니다
시장은 유럽,일본 대 미국의 구도에서처럼 미국의 새로운 실력이 보일 때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계속 하겠죠
부동산과 비트코인에서도 하락론과 상승론이 끊임없이 답없는 싸움을 할 것인데, 이럴수록 판의 큰흐름을 읽는 통찰이 절실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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