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에 실망→대혼란의 새벽

in #kr7 years ago

오늘 아시아 외환시장은 볼 만 하겠습니다
원화 환율이 아마 오를 수도 있고(=원화가치 하락) 내릴 수도 있겠네요
아울러 오늘 새벽은 또 몇안되는, 외환시세 전광판이 미쳐돌아갈 정도로 정신없었던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초장부터 별 도움도 안되는 싱거운 소리를 해서 죄송합니다
그만큼 목요일 새벽에 미국금융시장은 드라마틱하네요

먼저 1라운드입니다 주인공은 OIL 이네요

시장의 최신 데이터에 가장 빨리 그리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환시장을 통해 말씀드리면, 미국동부시간으로 수요일 오후2시만 해도 달러는 두드러지게 약진했습니다

오랫만에 보는 힘찬 달러의 행진이었죠
달러의 강세행진을 간단히 짚어드리면, 유가가 동원돼야겠습니다

현재 유가가 NYMEX 선물 시세로 $50.87 입니다 원래 우리시간 수요일 밤에만 하더라도 WTI가 $52 에 육박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우리시각 수요일밤 11시30분경 발표된 데이터로 유가가 일격을 맞게 됩니다
바로 그 시각에 EIA(미국에너지정보청)에서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량을 발표했던 거죠

이 EIA 자료는 유가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뿐아니라, 유가에 대한 통제력을 바탕으로 기대인플레이션율에도 간접영향을 미칩니다
결과는 시장충격입니다

당초 EIA 발표가 있기전 목요일까지 시장의 대세는 '미국원유재고량 감소' 예상이었습니다
이번주가 OPEC감산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첫 주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돼 있었습니다
거기다, 리비아나 나이지리아와 같은 감산불참 국가들도 최근 자국사정으로 원유생산이 줄었습니다

OPEC 감산으로 세계 공급량이 줄면 미국 원유수출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미국 원유재고량도 줄죠
그런데 미국의 원유수출이 오히려 줄었다고 하네요

그리고 전문가들은 15만 배럴정도 미국원유재고량이 줄었을 거라고 예측을 했고, API(미국석유협회, EIA공식발표전 화요일에 자체 원유재고량 수치를 발표함)가 화요일에 더 나아가서 180만 배럴이나 원유 stockpile이 줄었다고 발표한 상태였습니다
당연히 유가는 미리 상승했습니다
어제 새벽에만 WTI는 $51.24 로 약 2%정도 치솟았죠

이제 '유가가 상승하나' 라고 기대에 부풀어있던 시장에 오늘 EIA 공식발표는 쉽지 않은, 원유시장의 향방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들었네요
미국이 이제 하루 5만2천 배럴이나 증산해서 하루 생산량이 거의 9.2백만 배럴에 이르렀습니다
따라서 US crude stockpile이 줄기는커녕, 160만 배럴이나 증가해서 5억3천6백만 배럴이 됐습니다
지난 8주 동안 7번째 신기록을 갱신중인 셈입니다

이렇게 정부 공식 발표가 시장의 예상을 빗나갈 수도 없습니다

다만 WTI가 다시 40달러 선으로 주저앉지는 않았습니다
오펙이 5월25일 빈 회의에서 작년 11월 감산합의를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UBS 추산으로 이미 세계 원유 공급이 1분기에 1.5백만 배럴 줄어든 반면에 수요는 1.2백만 배럴 이상으로 증가해서 공급부족이 실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날씨가 따뜻해질수록 자가용 나들이 수요가 늘어나서 oil 수요가 증가합니다

따라서 WTI는 0.31% 내린 상태이고 브렌트유는 0.22% 내려서 $54.05 입니다

폭락은 면했지만 단 하루동안의 유가 상승과 하락으로 제일 피해를 본 통화가 CAD(캐나다달러)입니다

어제까지 CAD는 EIA의 원유재고량 데이터가 원유 bullish betting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기대로, 바로 달러대비 강세였습니다 1U$=CAD1.3200 대로 오르던 캐나다달러 가치가 EIA 발표후 1.348까지 떨어집니다

산유국 선진통화로 분류되는 캐나다달러는 유가 강세시 바로 달러대비 강세전환합니다
오늘 새벽 일단, 달러는 CAD대비 약세에서 강세로 전환합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은 미국달러에도 하락요인이 됩니다 물가상승률에 비관적이기 때문이죠

이 때 달러를 구원해준 것이 2라운드 고용지표입니다

미국민간고용 현황을 보여주는 ADP 보고서에서 3월에 민간부문 일자리가 263,000 개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전예상은 180,000개 일자리 증가였죠 상당한 예상초과 호성적입니다

1분기 GDP성장률 예상치가 낮게 나와서 그동안의 달러약세를 만들었는데, 노동시장의 상황은 예상외로 강력했던 것이었습니다 시장 환호감이죠
2라운드의 달러를 잘 보여주는 통화는 일본엔 입니다 1$=¥110 대의 환율이 1$= ¥111.80까지 치솟았습니다
이 때가 우리시간으로 새벽 1시정도 였죠
급격하게 달러가 엔대비 강세전환하던 때였습니다

10년 트레져리 금리가 2.38%로 급등합니다 이전에 값이 2.33%정도 였죠
$1,258정도 시세였던 COMEX 금값은 1,249 정도로 떨어집니다

이정도면 그림이 잡히실 겁니다 오늘 새벽에 반짝 달러강세로 전환되면서 기존의 안전자산 선호 시장이 완전히 붕괴된 겁니다
다우가 20,800을 넘어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다 이제 3라운드에 들어갔습니다
시장의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장 마감을 앞두고 다우가 20,648.15입니다 이미 0.20% 내렸네요
S&P500은 0.31% 내렸습니다

1$=¥110.51 입니다
2라운드와 비교해보세요 단 몇시간만에 1달러 시세가 1엔이상 내렸습니다 달러급락이네요
1$=CAD1.3440 입니다 달러는 캐나다달러에도 바로 약세전환 입니다
지금 당장 달러는 거의 모든 통화대비 약세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오늘 미국동부시간을 기준으로 2시간만에 달러가치가 얼마나 급락했는지 보여줍니다
Fed 회의록 공개시점 이후 달러는 파멸하기 시작합니다

10년 트레져리 금리가 2.34%입니다 다시 금리가 떨어졌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불과 몇시간 단위로 급속한 반응을 보였던 오늘 미국10년국채 금리의 실상을 보여줍니다
역시 Fed 회의록 공개시점에서 수직낙하하고 있네요
금값은 $1,257.60으로 올랐습니다 원래의 자리로 다시 돌아온 셈입니다

2라운드의 말미에 말씀드렸던 안전자산 약세가 안전자산 선호로 금세 바뀌었습니다

이 3라운드가 바로 오늘 새벽3시부터 일어난 현상입니다
Fed의 3월 FOMC 회의록(minutes)이 공개된 것입니다
보다 급진적인 금리인상의 단서를 찾으려고 했던 시장에 한마디로 이번 회의록은 대실망이었던 듯 하네요

Fed가 금리 인상에 너무 신중하다는 지금까지의 인상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달러가 오늘 하루 수시간만에 약세로 전환한 큰 이유입니다

Fed는 현재 양적완화 시기에 막대하게 매입한 4조5천억 달러규모의 채권(국채와 MBS의 혼합)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양적완화가 종료됐지만 이 4조달러가 넘는 채권은 Fed의 자산으로 여전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이 Fed가 보유한 채권자산은 그 처리방식에 따라 시중 금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양적완화시기에 Fed가 민간에서 무한 매입한 채권들인만큼 이제 그 채권을 처분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갑자기 이뤄질 경우 4조달러가 넘는 막대한 규모의 채권이 시중에 풀리면서 그만큼의 유동성이 Fed의 금고로 흡수되게 되죠

시중에 돈이 줄어들고 Fed의 자산에 있다 풀린 채권들이 금리를 급격히 올려버릴 위험에 있습니다
잘못하면 또 한번 세계가 '긴축발작'에 직면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입니다

이 채권들을 Fed는 현재 Rollover(만기도래 채권의 수익금으로 다시 동일 채권을 구입해서 채권보유를 연장시킴)해서, 이 보유자산이 시중 유동성 규모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조정중입니다
즉, FOMC 금리결정을 통해서만 시중 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뿐, 보유채권의 매각은 전혀 하고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금리결정도 매우 느리게 진행하고 있죠

이번 공개된 3월 회의록에 따르면 Fed는 드디어 올 연말부터 이 보유채권의 규모를 줄여나갈 모양입니다
위원들이 그렇게 합의를 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올 연말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에 Fed는 재투자를 하지 않고 현금을 회수합니다
그러나 문제는 얼마나 빠르게, 그리고 한번에 어떤 수준으로 자산매각에 나설 건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긴축의 속도에 계속 의문을 갖게 한 것입니다

게다가, Fed가 자산규모를 줄여나가는 과정 동안 FOMC를 통한 금리인상은 중단됩니다
즉, 회의록의 내용대로라면, 내년부터는 공식적인 Fed 금리 인상이 없습니다
Fed의 채권자산 축소로 인해 시중금리가 올라가면 자연스럽게 금리인상 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Fed의 금리 인상 속도가 시장이 적응할 만큼 충분히 느리게 진행된다는 의미입니다
달리말하면, Fed는 미국경제가 생각보다 빠르게 성장할 거라고 보고 있지 않다는 의미도 되죠
실제로, 오늘 공개된 회의록에 일부 위원들이 트럼프 재정정책의 효과성에 강하게 의심하는 대목이 포함돼 있습니다

미국장이 끝난 현재, 시장이 실망한 과정입니다

아직까지 미국의 상황 하나하나에 시장이 너무나 민감합니다
신흥국에 돈이 들어오는 것처럼 보이는 현 상황이 알고보면 매우 위태로운 상황일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새벽에 벌어진 미국시장이 바로 이런 시장 심리를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미국이 조금이라도 희망을 보이면 시장의 판세가 순식간에 바뀔 수 있습니다
아직, 트럼프가 확신을 주지 못하고, Fed가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달러 약세와 채권 강세(=채권금리하락), 금값 강세가 나타나고 있네요
쉬운 말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고, 영어권 언론에서는 "The unwinding of Trump Trade"로 표현하는 현상입니다

신흥국으로의 달러 유입이 이어지는 상황이지만, 안전한 것은 실제로 아무 것도 없는 상황입니다
초단타 투기꾼 들에게나 너무나도 황홀한 시장이 연일 계속되는 듯 합니다

이제 오늘 아시아 시장에서는 새벽의 이 3라운드에 걸친 드라마틱한 미국 시황을 어떻게 소화할지 자못 기대됩니다
그래서, 우리 원화는 상승할 수도 하락할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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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토퍼슨님의 소중한 자료를 아직은 내공이 부족하여 제대로 이해하지도 사용도 하지 못하는 상황의 저 이지만 열심히 정독해서 언젠가는활용하려 합니다.
항상 좋은 정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좋은 말씀과 격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열심히 활동 해보겠습니다

매번 잘읽고 있습니다 ㅎㅎ

:D 항상 관심가져 주시어 감사합니다 요즘에는 하는일이 너무 정신없네요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좋게 봐주시니 감사합니다 많이 부족합니다 아직도 잘 모르는게 많네요 고맙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별말씀을 다하십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심에 제가 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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