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팬이 아니더라도 추천!” '투데이 앳 애플' 참석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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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성규 기자]
지난 1월 27일 애플 직영점이 서울 가로수길에 문을 열면서, 애플 직영점이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도 덩달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투데이 앳 애플(Today at Apple)'이다. 애플 가로수길 개점 직후 '투데이 앳 애플'은 예약이 꽉 찰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투데이 앳 애플'은 애플에 소속된 전문 교육 인력이 영상, 사진, 코딩, 음악, 그림,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강의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모든 강의는 무료다.
지난해 4월 애플 리테일 부문 수석 부사장 안젤라 아렌츠(Angela Ahrendts)는 "모든 애플스토어의 중심에는 우리가 속한 지역 사회 일원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영감을 불어주고자 하는 열망이 있다"라며 자신 있게 '투데이 앳 애플' 기획 취지를 설명했었다.
필자도 직접 '투데이 앳 애플'에 참석해봤다. 수많은 강의 중 가장 인기가 많아 예약조차 어려웠던 '포토 산책: 자신만의 스타일 완성' 강좌에 들어갔다. '포토 산책: 자신만의 스타일 완성'은 근처 신사동 가로수길을 걸으며 사진을 배울 수 있는 강의다.
'투데이 앳 애플' 참석하려면?
강의에 참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예약해야 한다. '투데이 앳 애플' 페이지에서 날짜별, 분야별로 정리된 프로그램 중 듣고 싶은 프로그램에 '참가 신청해요' 버튼을 누르면 된다. 만석으로 예약이 꽉 찬 경우가 아니면 현장에서 직원에게 문의해 바로 이름을 올리고 참석해도 된다.
[사진:애플 홈페이지]
필자는 2월 8일 오후 5시에 있었던 강의에 참여했다. 애플 가로수길 1층에 마련된 교육 테이블에 강의를 신청했던 사람들 9명이 모였다. 예약 인원 확인을 마치고 교육은 바로 시작됐다.
애플 '크리에이티브 프로(Creative Pro)' 직책을 맡은 '롬(Rome)'이 강의를 책임졌다. 다른 여성 직원 1명이 그를 보조했다. 롬은 '투데이 앳 애플'에서 사진·영상을 전문적으로 강의하고 있다.
어색한 첫 만남
[과거 수강생들이 찍은 사진을 참고해 사전 교육하는 롬(Rome) / 이하 사진:김원상 기자]
참석자들이 돌아가면서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강의는 시작됐다. 수강생들은 주로 어떤 사진을 즐겨 찍는지 소개했다.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했고 중국인도 1명 참석했다.
수강생 대부분은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고 온 사람들이었다. 2명은 아이폰 수리를 받으려고 매장에 방문했다가 수리되는 동안 강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 등록으로 참석했다.
롬은 15분 정도 실내 교육을 했다. 그는 좋은 사진을 찍는 데 필요한 핵심 기능을 소개하고 자잘한 촬영 팁을 전수했다.
롬이 알려준 중요한 팁은 구도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격자 설정과 노출·초점을 고정하는 기능이었다. 격자는 '설정-카메라'에 들어가 '격자' 항목을 켜면 된다. 카메라를 실행하고 특정 피사체를 꾹 누르면 그 지점에 노출·초점이 고정된다.
[가로세로 2개 줄이 그어진 격자는 구도 잡기에 큰 도움이 된다. 특정 부위를 꾹 누르면 노출과 초점이 고정된다.]
애플 가로수길점은 촬영용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아이폰을 빌려주기도 했다. 애플 아이폰이 아닌 다른 제조사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참여해도 무방했다.
가로수길로 포토 산책
수강생들은 실내 교육을 마치고 실전 사진을 찍기 위해 다 같이 밖으로 나갔다. 롬은 가로수길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사람들을 안내했다. 그곳에는 멋진 디자인으로 장식된 가게들이 있었고 은은한 분위기를 내는 조명들도 즐비했다.
수강생들은 15분 동안 주변을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사진을 찍었다. '포토 산책: 자신만의 스타일 완성'이라는 이름답게 자신만의 느낌대로 사진을 찍는 시간이었다.
[애플 직원은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사진 찍기 좋은 곳으로 안내한다.]
수강생들이 사진을 찍는 동안 애플 직원들은 수강생들에게 어려운 점이 없는지 계속해서 확인했다. 사진을 찍지 못해 어려워하는 사람에게는 일대일 코치까지 해줬다.
직원들은 수강생과 함께 사진 촬영에 몰입하기도 했고 사진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수강생들은 직원들을 모델 삼아 인물 사진도 찍었다.
[등을 댄 두 모델은 모두 애플 직원이다.]
사람들은 롬을 따라 가로수길에 있는 사진 찍기 좋은 세 지점을 돌았다. 각 지점에는 특색 있는 건물, 간판, 조명이 있어 각기 다른 느낌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45분간 치러진 실외 촬영 후 강의는 애플 가로수길 안에서 재개됐다.
더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한 피드백
수강생들은 다시 실내로 돌아와 처음에 모였던 테이블에 다시 앉았다. 롬은 수강생들에게 가로수길에서 찍었던 사진 중 가장 잘 나온 두 장 선정해 전송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전달받은 사진들을 순서대로 TV에 띄웠다.
TV에 본인 사진이 나올 때마다 수강생들은 해당 피사체를 어떤 의도로 찍으려고 했는지 설명했다. 한정된 장소에서 비슷한 사진을 찍었을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수강생들은 각자 개성 있는 사진을 들고 왔다.
[수강생들은 가로수길에서 찍은 사진을 함께 보면서 피드백을 나눴다.]
롬은 수강생들과 함께 가로수길에서 찍은 사진들을 비평했다. 그는 더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맞춤 개선안을 제시했다.
롬은 기본 앱을 활용해 촬영 의도를 더 살릴 수 있는 유용한 편집 방법도 전수했다. 사진 비율을 바꾸거나 일부를 잘라내는 단순한 편집으로도 사진은 더 나은 결과물로 탈바꿈했다.
부담 없고 알찬 교육
누군가는 '투데이 앳 애플'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이유에서 강의 품질에 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낸다. 한편 낯선 사람들과 함께 수강해야 한다는 점에서 괜스레 참여를 망설이는 부류도 있다.
그런 걱정할 필요는 없다. '투데이 앳 애플' 교육을 담당하는 애플 '크리에이티브'는 수강생 수준에 맞는 폭넓은 지식을 전달하게끔 잘 훈련된 직군이다.
롬은 수강생들이 찍은 사진을 두고 구도, 색감, 분위기, 심도 등 다양한 관점으로 사진을 능숙하게 분석했다. 애매해 보이는 사진도 그가 달려들면 훨씬 더 멋진 사진으로 재탄생했다.
수강생들은 강의 후 대체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아이폰을 수리 받으러 왔다가 강의에 참여한 한 블로거는 "이런 게 있는 줄도 모르고 갑자기 참석했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라고 밝혔다.
교육을 맡은 직원들은 모두 친절하고 열정이 넘쳤다. 직원들은 시종일관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처음엔 쭈뼛쭈뼛했던 수강생들도 강의 막바지엔 서로 농담을 나누고 사진에 관해 자유롭게 생각을 주고받았다.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투데이 앳 애플'
[일부 프로그램은 애플 가로수길에 있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진행된다.]
'투데이 앳 애플'은 보다 많은 사람이 참석할 수 있게끔 수준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애플은 총 3가지 단계로 나눴다. 강의는 △기본 △노하우 △실전응용 단계로 분류된다.
'기본' 강의는 기초적인 정보를 교육한다. 스마트폰에 낯선 사람이나 애플 기기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노하우' 강의는 다소 심화된 내용을 다룬다. 애플 iOS나 맥OS 응용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음악이나 영상을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롬은 "애플 제품이 아닌 안드로이드나 윈도우가 설치된 기기를 가지고 오셔도 상관없다"라고 말했다. 애플이 아닌 다른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도 '투데이 앳 애플'에 가져오면 똑같이 크리에이티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실전응용'은 '나만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준인 고급 강의다. 실전응용 영상 강의에는 실제로 유튜버들도 참여할 정도로 전문적인 수준까지 다룬다. 롬은 "실전응용에서는 일방적으로 강의를 듣는 것뿐 아니라 수강생들끼리도 서로 정보 교류를 하며 도움을 얻고 간다"라며 긍정적인 측면을 소개했다.
애플 가로수길점에서 한 분야를 초급부터 고급까지 배우는 것도 가능하다. 실제로도 그런 사례가 있었다. 롬은 동영상 강의를 하면서 4번 이상 참석했던 수강생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그런 분들은 '투데이 앳 애플' 취지에 맞기 때문에 언제든지 환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