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좋은 대학나왔는데 왜 무능해?!

in #kr6 years ago

2018.06.19.@gilma입니다.

후배 : "형, 나 좋은 대학은 나온 것 같은데 왜 무능할까?"
길마 : "어..."

친한 후배에게 마음 아픈 질문을 받았다. 지금껏 살면서 전공, 연애, 우정 등 다양한 관계와 주제로 만들어진 질문들에 대답을 많이 해 보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질문은 처음이다. 얼렁뚱땅.. '어....'라는 대답 뒤에는 유능과 무능의 차이는 생각과 분야의 차이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말았다. 어떠한 문제나 일을 해결할 능력이 있고 없음을 의미하는 유능과 무능... 나의 대답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좋은 학벌을 가진다고해서 세상이 가지는 모든 문제와 일에 있어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해결하기란 쉽지 않다. 수학자에게 경제, 재정, 세법 등의 주제는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면... '이런 것까지?!' 라고 하면서 유능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만 생명윤리의 문제, 인본주의, 심리 등의 주제에 있어서는 무능하다는 평가를 받을만큼 전혀 모를 가능성이 있다. 그러니 내가 '어..'라는 말 뒤에 붙인 나의 대답이 틀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슴은 여전히 아프다. 좋은 대학, 좋은 학과, 좋은 직업, 좋은 성적... 그것이 우리는 당연히 유능한 사람, 유능한 역할과 연결될 것이라고 믿고 자라왔다. '좋은 사람, 훌륭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이라는 수식어를.. 아니 사탕발림이 덧대어져서... 그렇게 해서 누군가가 시키는 것으로 열심히 살아왔고 좋은 위치에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어렵게 첫 발을 내디딘 사회에서 벌거벗겨진 자신을 들여다보니 할 줄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스스로의 모습이 너무 한탄스럽고 부끄러운 것이다.

이런 질문을 하는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대답은 무언인지 모르겠다. 아니야.. 넌 충분히 유능하고 필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라고 대답해주는 것이 맞는 것인가.. 그래.. 조금 더 최선의 길을 선택했어야했는데, 네가 공부했던 것들하고는 안맞는 직업을 선택했네, 부족한 공부 더 해서 어서 이직하라고 대답해주는 것이 맞는 것인가.

태어나 지금까지 30살이 되도록 공부만 하다가, 이제 첫 발을 내딛은 젊은 친구가.. 스스로에게 너무 안타까운 질문을 한다. 좋은 대학나왔는데 왜 나 무능해?!

열심히 달릴 수 있는 운동복을 걸쳐주신
@cheongpyeongyull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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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둘이 졸업반이랍니다~~
적극적 동감 ㅠㅠ

아이고.. 지금까지 참 여러가지로 고생 많으셨겠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앞으로도 넘어야할 산이 많겠지만... 현명한 선택을 하는 자녀분들이시길 응원하겠습니다!!

잘읽고 갑니다.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순수님은 이미 바른 방향과 목표를 정확하게 설정해서 지내고 계시겠지만
조금 더 큰 그림에서 미래를 생각하셔서 선택과 집중하시면 좋겠습니다!
순수님의 밝은 미래를 응원합니다!! ^^

학교에서의 수업과 현실에서의 업무가 많이 다르지요.
학교가 많이 변했으면 좋겠어요. 물론 학생들도요....

네~ 많이 변하면 좋겠습니다. 그러하기 위해서는 인식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변해야할텐데...
물질만이 중요한 우리 세상에서.. 변하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도 하고.. 답답해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자기만의 전문 분야를 못찾아 그런건 아닐까 생각 합니다.
우리 나라 교육도 문제가 있구요...
국영수 위주의 교육에다 좋은 대학을 나와야 좋은 회사에 들어 가고...
자기만의 전문 분야가 있고 그분야에서 나름 실력이 있다면 좋은 대학은 필요 없죠...

요즘은 전문분야도 많은 지식과 기술로 융합되고 있다보니 모든 것을 다 알고 잘하는 것이 어려운데..
그런 상황에서도 기존의 기준으로 무능하다고 평가하고 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싶어집니다.
좋은 대학 필요없다는 말씀에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흐음, 어렵네요. ㅠ

저부터도 좋은 대학이 한 사람의 능력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생각하지 않지만 좋은 대학 나온 사람을 보면 이상하게도 능력있을 거란 생각을 하거든요. ㅠ 기대심리가 커서 그런 걸까요??

모두에게나 그런 마음이 자라나도록 학습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좋은 학교를 나온 사람들을보면 대단한 무언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죠.
그리고 그럴듯한 대학 출신인데 이상한 사람들... 특히 정치하는 사람들일까요? 그런 사람들을 보면... 왜 저럴까 싶기도 하구요...

그래도 자리만 잡으면 아직도 나이드신 분들은 어느학교 나왔냐고부터 물어보더라구요.
경우에 따라 다르겠죠.
뭐 그래도 힘내서 살아가야 하겠죠^^

그런 나이드신 분들이 이런 사회 분위기를 만든 것일까요?!
제 주변에도 그런 말씀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S대 출신인데 왜 저래.. 이런 말들이죠.ㅋ

학창시절 : 시험에 나오니까 무조건 외워.
회사면접 : 여러분의 창의력을 보여주세요.
입사후 : 나대지말고 시키는 거나 잘해.

인터넷에서 본 글입니다. 웃픈현실이죠.
개인의 무능이나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제도화되고 서열화된 사회의 문제도 상당히 많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철저히 오너만을 위한 회사이면서 주인의식을 가져라는 되도 않는 말을 해대거나 본인은 꿈쩍도 안하면서 변화와 혁신,발전을 강요하는 회사들이 많죠...이런건 개인의 무능이 아닌 어쩌면 개인의 희생을 강요당하는 것일지도...

원래 슬로건은.. 절대 가질 수 없는 것을 내세우는 법이지요.
정의와 진리를 외치는 회사는 정의와 진리가 절대 없는.. 자기들에게 절대 부족한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는 꼴이구요..ㅋㅋㅋ
최고의 맛을 주장하는 식당은..... 띠로리... ㅋ
창의력 좋은 아이를 데려다가 자신이 부리고 싶은대로 부리려는 이상한 욕심... 웃픈 현실 맞네요!!

학교에서 배우는것과 현실과의 거리가 너무 차이가 나는 현실...
좋은 학벌을 가졌다고, 모든 면에서 유능할 순 없죠!!
제가 길마님 입장이었어도 어떻게 말해 줘야할지 답이 없을듯...

제 입장까지 생각해봐주시고,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현실과 동떨어진 것들을 학교에서 많이 가르치고 외우게하는 것일까요? 정말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똑똑해서... 어쩔 수 없는 줄을 세워 등급을 구분하기 위함일까요? 흠...

솔직히 스펙좋은 신입들 데려다가 일을 시켜보면 결과가 좋은 친구들이 있고, 아닌 친구들이 있더라구요. 특히 명문대 출신이라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닌 현실입니다. 일을 능숙하게 잘한다기 보단 판단을 하는 주요 요소는 업무를 대하는 태도입니다. 처음부터 잘하는걸 바라지 않죠... 업무의 태도가 좋은 친구들은 결과적으로 성과가 좋아지더라구요. 반대로 여태까지 죽어라 공부하다가 좋은 기업 왔으니, 좀 널널하게 해야지? 라는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이 대다수 성과가 떨어지더라구요... 개개인의 센스도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업무는 업무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결정이 지어진다고 보여집니다....

탐구하고 노력하고 공부한 친구들은 그런 바람직한 자세가 갖추어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원래 스마트한 두뇌와 운을 타고난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음을 탓하면서 자꾸 이직하고, 전직하고, 새로운 것만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업무를 바라보는 태도가 유능과 무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겠네요.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실적으로 너무 공감되는 글이라...차마 지나갈수가 없더라구욤 +_+

학교에서 배우는 지식의 어지간한것은 인터넷에 다 있어서, 좋은학교 나온친구들이 힘든 건 아닐까요? ㅋㅋ

미네르바 사건을 보더라도 그랬지요. 정말 유명한 경제학자일 것이라는 추측과 소문이 무색하게 인터넷에 있는 지식과 정보로 그 누구보다 똑똑한 사람으로 변할 수 있었던 고졸이었어요.
OO대학교... 이름표가 뭐 그렇게 중요한 세상이 되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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