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편견 깨기, 페미니즘, 그리고 그림책 "종이 봉지 공주"
안녕하세요! 발달러 가나입니다:)
고향에 내려오니 제가 예전부터 모아뒀던(?) 그림책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네요!
그 중 재미있는, 그리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그림책 하나를 소개해드릴까 해요.
제목은 종이 봉지 공주입니다.
저는 어릴 때 백설공주 같은 캐릭터들을 별로 좋아하지 았았었는데...
이 동화책을 읽고 그 이유를 약간 알게 되었어요ㅎㅎㅎ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저는 이 책을 꼭 읽어주고 싶습니다.
공주 답지 않게 머리도 부스스하고, 허름한 종이봉투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있네요.
용 답지 않게 흐리멍텅한 눈을 가진 용도 있구요.
대너리스가 아무리 드라카리스! 외쳐도 연기나 폭폭 내뿜지 불은 제대로 내뿜으려나 싶네요...(아무말)
용이 공주를 잡아먹으려 하는 것 같지는 않고, 뭐지? 궁금증이 생깁니다.
엘리자베스 공주가 우리의 주인공입니다.
엘리자베스는 결혼을 약속한 왕자가 있었는데, 어느 날 용이 날아와 성을 다 불태우고 왕자를 잡아갑니다.
다 불타버리고 난 뒤, 남은 종이 봉투 하나로 옷을 만들고 공주는 왕자를 구하러 길을 떠납니다.
표정이 아주 리얼하지요ㅋㅋㅋㅋ
너 이 XX 내가 잡아서 오늘 허리를 뒤로 꺾어주마!! 같은 말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아요.
용을 찾아간 공주. 그러나 용은 "와, 공주님이시로군!" 하며 "난 오늘 매우 바쁘니 돌아가."하며 상대도 안 해주지요.
누가 상상이나 했겠어요? 왕자님의 도움을 받는 공주님이 자기를 해치우러 왔다는 걸.
여기서 재미있었던 점은, 공주가 용을 해치우는(?) 방법입니다.
보통 이런 이야기에서 왕자들은 칼과 방패로 이 무시무시한 용과 맞서지요.
공격성에 공격성으로 대항하는 게 아니라, 공주는 오히려 "너가 불을 그렇게 멋지게 잘 뿜는다며?", "너가 그렇게 빠르게 날 수 있다며?" 하며 치켜세워줍니다.
으쓱해진 용은 "잘 보라구~" 하며 불을 다~~ 내뿜고, 지구를 몇 바퀴 돌며 자랑하다가 기절해버리죠.
공주는 용을 죽이지 않고도 왕자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근데 세상 사람들 이 왕자가 말하는 것 좀 보세요...
"꼴이 엉망이구만! 공주처럼 다시 차려입고 와!"
공주는 "넌 껍데기만 번지르르하지!" 하며 쿨하게 돌아섰고, 둘은 결혼하지 않았습니다.
기쁘게 떠나는 공주 모습에서 제가 다 속이 후련하네요...!
어떠신가요? 평소에 알던 공주-왕자-용 이야기와는 다르죠?
그 동안 우리는 얼마나 많은 공주-왕자-용 이야기 프레임을 접했을까요.
그리고 얼마나 거기에 익숙해지고 동일시되어 왔을까요.
(겉보기엔 완전 모범생 착한 소녀였지만) 혼자 내면적으로 반항심을 가지고 있던 어린 시절의 저는
이런 저런 것들에 회의감과 반항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디즈니 클래식 시리즈의 공주들이었습니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같은 공주님들이요.
지금은 그냥 이쁘네, 싶은 이야기가 그 땐 그렇게 싫었는지.. 남들이 다 좋아해서 그랬나.
그 흔한 디즈니 공주 문구류도 하나 없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요. (하지만 푸우랑 피카츄는 좋아했습니다.)
어린 마음에도 "아 쟤네는 손이 없나 발이 없나 왜 저카고 있노-_- 왕자 별로 멋지지도 않구만" (포청천 전조가 가장 멋지다고 생각하던 시절) 했던 것 같고..
자기 삶을 스스로 살지 않고 주변에 휘둘리거나 특히 왕자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모습이 싫었던 것 같아요.
(추가) 그래도 아래 댓글의 soyo님 말씀처럼! 이후의 디즈니 공주 캐릭터들은 다양한 성격들을 가지고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좀 더 다양한 가치와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저도 겨울왕국을 보며 느꼈거든요:)
soyo님의 좋은 의견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이런 저런 의미에서 이 동화책은 이제까지의 공주-왕자-용 이야기에 대한 편견도 깨고 젠더 이슈도 던져주는 흥미로운 그림책인 것 같습니다.
특히 왕자나 용이 공주에게 보이는 태도는 현실에서 여성들이 많이 겪는 경험들이지요.
"여자가 이거에 대해 뭘 알어."
"여자니까 잘 모르지? 오빠가 알려줄게"
"그냥 이쁘게 꾸미고만 다녀, 오빠가 다 해줄게"
"여자라면 다 화장하고 꾸미고 다니지 않나? 다들 거기에 관심있지 않아?"
"여자니까 이런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거 좋아하지?"
"여자니까 부끄러워하고 소극적이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저 웃지요.
비슷하게, 남성분들도 자주 겪으실거에요.
"남자가 이것도 못해?"
"남자니까 니가 해."
"남자가 울면 못 써."
"넌 남잔데 축구도 안 좋아하냐?"
이것 마찬가지로 그냥 웃지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남녀 성 차이로 인한 다른 특성들이 나타나는 것은 맞지만
단순히 남자니까, 여자니까, 로 나누기엔 너무 많은 개인 변인들을 무시하게 되는 것 같아요.
남자니까 어떠어떠하다, 여자니까 어떠어떠하다, 같은 편견들이 점차 사라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아이들 컨텐츠에서 이런 편견이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 같아요.
왕자= 구하는 사람, 공주 = 구함 당하는(?) 사람,
분홍=여자, 파랑=남자 라던가...
그런 의미에서, 이 그림책은 나온 지 오래 되었지만 꼭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
.
.
.
.
막간을 이용한 kr-homecafe 태그 홍보!
카페가 아닌 집이나 직장, 또는 이동 중에 커피를 즐기실 때!
kr-homecafe 태그를 달아주시면, 100%풀보팅을 해 드립니다>. <
핸드드립, 모카포트, 에어로프레소 등등도 좋고 그냥 믹스커피, 카누라도 좋아요!
카페가 아닌 곳에서 커피를 즐기는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kr-homecafe 태그를 사용한 글에는 풀보팅 팍팍 해드리겠습니다>. <
Cheer Up!
Thank youuuuu
디즈니는 보수적인 판타지의 생산자이기도 하지만 새로운 질서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실험하는 진보적인 면도 있습니다.
말씀하신 전통적인 성 역할론에 충실한 디즈니 프린세스 시리즈는 "디즈니 클래식"에 속하는 영화들입니다.(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
90년대 인어공주 이후의 영화들에서는 여성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뿐만 아니라 전통적인 성 역할론에서 벗어난 인물상들도 다수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포카혼타스,개구리왕자(유색인종 프린세스) 뮬란(물리적인 영역의 프린세스) 등 오히려 여성중심의 어드벤쳐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제가 느낀 디즈니의 판매전략은 동화적 클리셰를 트렌드에 맞게 적절하게 재구성해 내는 것입니다.
여전히 공주로 대변되는 고전적 여성성의 발현이 상업적인 성공을 담보하는 상황에서도 겨울왕국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고전적인 역할론에 고뇌하는 인물(엘사)과 사회적 역할론에서 벗어난 인물(안나)의 갈등을 통해 다양한 가치관이 존중받는 트랜드를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봅니다.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디즈니로 대변되는 대중문화를 통한 성의 사회적 역할론의 재구성은 고전적인 가치와 개별적인 가치를 모두 인정함으로써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게 아닌가 합니다.
뜻하지 않게 장문의 댓글을 남기게 된 까닭은 전통적 성 역할론에 대한 반발이 새로운 역할론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지 않을까 우려한 까닭입니다.
PS, 제가 디즈니를 좋아해서 변호하는 투가 된 점 사과드립니다.
글의 요점은 PC 강요는 또 다른 보수적 역할론 생산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본문상에 오류가 있거나 다른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좋은 글이라서 풀봇해드렸습니다. 명절 잘 보내세요.
맞습니다~ 저도 겨울왕국은 정말 재미있게 보고 추천하고 다니는 디즈니 영화이기도 하지요! 제가 글을 오해의 소지가 있게 쓴 것 같군요. 제가 어렸을 적 봤던 디즈니 공주님들은 soyo 님이 말씀하신 클래식에 속하는 공주들이고, 저는 이 공주님들을 썩 좋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의 디즈니 영화들은 저도 참 재미있게 봤고, 몇 번이고 돌려봤던 기억이 납니다.
글을 쓰며 저 또한 어떤 편견을 가지고 과거의 디즈니를 보고 있었던 것 같아 부끄럽네요. 글 내용 중 일부는 조금 더 명확하게 수정해야겠습니다!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soyo님도 행복하고 편안한 연휴 되세요>. <
멋진 글입니다. 남녀의 차이는 인정하되 약자취급한다거나, 혹은 특권을 누린다거나 하지 않아야 성평등이 올수 있겠죠 ! ***** Re-Steem!!
감사합니다 umkin님! ㅎㅎㅎ
맞습니다ㅠㅠ 편견만 없이 봐도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세상이 될텐데 말입니다ㅠㅠ
너 이 XX 내가 잡아서 오늘 허리를 뒤로 꺾어주마!!진짜 책에 나오는줄 알고 깜짝놀랐네요ㅋㅋ그리고...
왜 저카고 있노가나님...서울 사람 아니셨나요ㅋㅋㅋㅋㅋ
잌ㅋㅋㅋㅋㅋㅋ 서울 사람으로 보였나요! 꺄르르
고향은 대구입니다^_ ^ 속마음 말할 땐 여지 없이 사투리가 나오지요..하하핳
가나님은 어려서 부터도 당참을 가지고 계셨군요
배울것이 많은 그림책이에요
내면을 들여다 보지 않고, 겉 모습에만 치중하는
현재, 사회를 들여다 보는 진중함이 있는 좋은 책이네요
오늘도 좋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당참으로 봐주시니 감사합니다ㅠㅠ 그냥 남들 다 하는 게 왠지 싫던 이상한 반항심이 있었던 것 같아요...ㅋㅋㅋ
겉 모습으로 판단하지 않는 태도 중요하지요. 항상 유념하며 지내야겠습니다^^
안녕하세요ghana531님, 고향에 내려가셨군요 ㅎㅎ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면 지난 추억을 찾아 볼 수 있어서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즐거운 추석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역시 고향집이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ㅠㅠ
성민님도 즐거운 추석 되세요:)
네 ㅎㅎ 부럽습니다~~ 행복한 시간을 즐기고 오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제목부터가 예사롭지 않군요.
종이봉지공주...^^
제목에서부터 다름이 뿜뿜하는 흥미로운 책이었습니다:D
동화책을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조금 느낌이 이상하긴 했지만
타당성 있다고 생각했지요^^
뭔가 기존의 규칙과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는게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화내면서 용 찾아가는 게 왠지 저를 닮은 것 같기도 하면서요....ㅎㅎㅎㅎㅎ
아..그런가요?
가나님은 정말 적극적인 성격이군요?
정말 독특하고 재미난 동화네요.
요새는 말씀하셨듯이 동화 속 공주 캐릭터가 많이 바뀌어서 참 좋아요.
프로즌도 좋았고, 작년에 나왔던 만화영화(공주는 아니지만) 모아나도 좋았어요.
맞아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양한 캐릭터들이 많아지니 더 내용도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모아나를 빨리 봐야하는데ㅠㅠ 다들 엄청 좋았다고 하더라구요.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그림책이네요. 아직 아이는 없지만, 만약 나중에 생기게 된다면 꼭 이 책을 함께 읽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아요!
그렇죠? 백설공주 읽어주고 이 책도 같이 읽어주고 그러고싶어요*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