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의가 계속되면...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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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ignkoi 님이 만들어주신 대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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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으로 ‘카르마’를 믿는다. 즉, ‘업보’를 믿는다. 내가 어떤 ‘선’행을 남에게 베풀면 그것이 어느 형태로든 나에게 다시 돌아올 거라 믿는다. 그리고 악행은 그 반대로… 혹자는 이런 나를 이용당하는 멍청이라고 할 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면상 앞에서 직접 들은 적도 있고. 하지만 인간의 선한 본성을 믿었기에 지금까지는 이러한 생각을 잘 유지하고 있었다. 실제로 내가 영위하는 지금까지의 삶들은 어느 정도 ‘카르마’가 관여했다고 믿었던 거다.


A라는 업무는 원래 나의 업무였지만 회사부서 개편 때 B라는 다른 부서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부서는 나에게 인수인계 겸 당분간 A업무를 맡아달라고 했다. 그것까진 괜찮다. 나는 우리회사의 공통된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직원 중 하나이니까. 다 같이 힘을 모아서 ‘으샤으샤’ 하는 게 우리회사의 장점이니까. 그렇게 어영부영 1년이 지나갔다. 그리고 윗선으로부터 업무분산의 일환으로 A의 업무를 당분간 계속 맡아달라고 지시 받았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으니 그려러니 했다. 그런데 어제 나온 이야기는 내 귀를 의심케 했다.

그 부서장이 (입을 싹 닫고) 그 업무가 본래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술자리에서 말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앞으로 일반 사석도 아니고 회식자리에서 당당하게! 술김이었는지 아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지만 부서장 짬밥은 어디 가지 않았는지 교묘하게 말을 돌렸다. 내용이 좀 길지만 ‘기존에 있던 업무는 그대로 내가 담당하고 자신은 새로 들어오는 신규업무만 처리한다’라고 요약 가능하다.

처음 드는 생각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영화 ‘부당거래’가 떠올랐다. 혹시 못 보셨더라도 극 중 검사역의 류승범이 한 명대사는 모두 다 알 것이다. 한동안 유행했었으니까.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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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줄 알아요.”


내 평생 남의 호의를 이렇게 철저하게 자신의 이익만 빼먹고 이용하는 사람은 처음 봤다. 덕분에 오랜 기간 동안 유지되던 ‘카르마’와 인간의 본질은 ‘선’하다는 사상이 무너짐을 느낀다. 그 동안 나는 무엇을 위해 A라는 업무를 도맡아서 했는지 회의감이 든다. 1년동안 알아주지도 않는 무료봉사를 한 셈이다. 그 부서장은 말은 저렇게 해놓고 인사고과에 자신의 업적이라고 적어놓을 거 아닌가? 그야말로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와 다를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깨달음이 많은 날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생각은 과거의 내가 참으로 우스웠다. 어줍잖은 ‘카르마’를 신념을 삼던 내가 너무 우습게 생각된 거다. 사실 이전부터 의심은 하고 있었지만 애써 눌러왔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타인이 어떻게 악용하는지 명확해졌으니 그야말로 나의 의심에 쐐기를 박는 셈이었다. 그리고 이제 나도 변하려고 한다. 최소한 직장에서만큼은. 그분을 반면교사 삼아…

마지막으로 '다크나이트'의 조커가 했던 또 다른 명대사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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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you`re good at something, never do it for f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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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의 꾸준한 포스팅을 응원합니다.

매번 응원 감사합니다^^

호이가 계속되면 둘리......(죄송)

아ㅋㅋ 그렇죠! 한분은 나오실줄 알았습니다!
이걸 살짝 기대하고있었거든요. 글주제가 좀 무거워서 안나오려나 했지만...ㅋㅋㅋ

저도 업보를 믿어요, 제가 하는대로 돌아올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모든 사람에게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하는데.. 가끔 진짜 말도 안되는 사람들 만날때면 업보라는게 없나 생각이 들기도 ㅜㅜ

그래도 계속 노력해보고자 합니다ㅎㅎ 저 글 쓸때는 좀 분노에 차있어서...
이렇게 쌓이다보면 토요일 저녁 여섯개의 번호를 맞춰주시겠죠?? 그렇죠??

와~ 부서장이란 사람 너무하네! 직책값도 못하는 저런 인간이란...
에휴~ 고생하셨네요!
그래도 사람의 본질은 선하다고 전 믿습니다! ㅎㅎ

저도 믿고싶습니다ㅎㅎ 음...회의감이 살짝 들긴하지만
독거노인님이 계시니! 다시 추가 선으로 기우는군요ㅋ

그 사람이.... 그 부서장 같은 사람들이 나쁜 것이지. 카르마를 믿는 사람이 잘못된 것은 아니니깐요~ 이번 생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되돌려 받을 것입니다. ^^

하하하 가끔 저는 전생에 어떤 삶을 살았나 궁금해지기도 하더라구요^^
카드연체처럼 수두룩하게 밀려있는건 아닌가하고 말이죠ㅎ
역시 카르마는 진리라고 믿는 선한 사람들이 아직도 세상엔 많군요ㅠ 감사합니다!

멀리 볼 것도 없이 스팀잇만 보더라도... 그것을 증명하시는 분을 쉽게 볼 수 있어서요. ^^
정말 힘들고 괴로울 때(물론 지금도 안그런 것은 아니지만) 카르마에 대해서 부정을 하고 모든 것을 다 놓아 버리고 싶을 때가 있었지만... 그래도 "선"함을 믿습니다.

그쵸? 그래서 제가 스팀잇을 좋아한다니깐요. 어쩜 이리 이타적인 분들이 많은지ㅠ
저도 다시 '선'함을 믿어보려고 합니다!

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도... "선"함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고,
함께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요~ ^^

회사는 본인이 맡은 임무 말고 모든 일이 다 가능한 멀티를 바라죠.ㅇㅅㅇ;;
특히 우리나라는..;;
그래서 중간만 하라는 얘기가 나오나 봅니다.=ㅅ=;;;;;
너무 잘해도 피곤해 지는 현실..ㅠㅠㅠㅠ

실은 저는 일을 잘하기 보다는 월급루팡에 가깝습니다ㅠㅠ
그래서 뭐라도 해보려 꿈틀대는거죠ㅠ 힘드네요...

참 그럴때 마다 힘이 쭉쭉 빠지는것 같아요..
많은거 바라는게 아닌데 참 일하기 힘들죠

일하긴 힘든데 카드는 계속 원화를 채굴하라고 재촉하네요ㅎㅎ 현실이란...내가 꿈꾸던 어른은 좀 더 멋있었던거 같은데 지금은ㅎ

권선징악이 이뤄지는 경우를 잘 못봐서 업을 믿기가 어렵네요 ㅎㅎ

이루어질겁니다! 머지않았다고봐요ㅎㅎ

안타깝네요.
카르마는 있습니다.
사람은 선하지요.

'해당되는 사람'에 한해서만 말이죠.

그래도 카르마는 확실히 있습니다.

그렇죠! 저도 한때 좌절했으나 지금은 생각을 다시 고쳐먹었습니다.
스팀잇에 이렇게 이타적인 분들이 많으신데 어찌 카르마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겠습니까?^^

나이를 먹어갈수록 모든 행동과 결과에는 까닭이 있으니 행동거지를 조심하라던 옛 어르신들의 말씀들이 하나 틀림 없음을 느낍니다.

옛말에는 시대를 구별하지않는 진리가 있죠...저도 항상 명심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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