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익 점수가 무엇이길래.. 토익 점수에 대한 소고

in #kr8 years ago (edited)

요즘 사람들의 이력서를 받아보면 공통된 점이 있습니다.
바로 자격증과 토익 점수인데요.

자격증이 대한민국에 이렇게 많을 줄 저는 몰랐습니다.
민간자격증이라고 하는데 무슨 사단법인 협회해서 전문가 자격증, 1급 자격증, 2급 자격증 이렇게 많이들 발급하는 모양이더라구요. 저 때는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사무자동화산업기사 이런 자격증만 알았는데 제가 너무 고루한건가요?

특이한 점은 다들 토익 점수를 기재한다는 것입니다.
경력직은 좀 덜한데 신입직으로 지원하신 분들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
사실 저희 회사에서는 토익 점수를 보지 않습니다.
왜냐? 쓸 일이 없고 설령 업무적으로 영어를 쓴다고 하면 관련 업무 경력자를 채용하거나 의뢰를 하거든요.
돈이 많이 왔다갔다하는 일에 신입을 맡길 수 있을까요?
토익 점수와 실제 영어 작문 실력, 말하기 실력하고는 별개라고 생각해서요.

그런데 저희는 그렇습니다만,
토익 점수가 어떤 열정? 노력?의 상징이라고 보여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면접와서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면,
토익 점수 850점인 한 여성 지원자분께서 저는 이 점수를 따기 위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습니다.
라고 하시더라구요. 정말 열심히 하셨나봐요.

그런데...
디자이너직을 뽑는 면접 자리였습니다만, 포트폴리오가 없었습니다.
왜 포트폴리오가 없느냐라고 물어보니,
토익 점수로 자기의 성실성과 열정이 증명이 됐고 디자인은 일을 하면서 배우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하더군요. 그래픽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해봤느냐 했더니 그냥 포토샵 조금 학생 때 해봤답니다.

사실 난감했습니다.
학원이나 아니면 독학으로라도 어느 정도 기능을 숙지하고 있으면 좋았을텐데(그래야 일을 가르치기도 수월할테니까요), 그냥 열심히 하겠다는 말은 어떻게 보면 우리 회사가 학원도 아니고 ^^; 너무 막연하지 않나요.
자리 배치하면 1주일 안에는 회사가 원하는 수준의 30~40% 정도까지는 할 줄 알아야 믿고 채용을 할텐데,
자신의 업무 배경지식이나 기능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을 그저 영어 점수 하나로 채용을 하기에는 불안 요소가 컸습니다.

그래서 채용을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문자를 보내서 자신이 왜 안됐냐며, 면접 자세가 안 좋았냐며 본인이 안 된 이유를 배경지식 부족, 업무 이해 능력 부족에서 찾지 않고 면접 스킬에 대해서만 언급하더군요.
뭔가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중요한 건 놓치고 그냥 부수적인 것들(학교 학점, 영어점수, 자격증, 면접 스킬 등)에서 원인을 찾는게 요즘 구직자들의 취업 생각인가.. 싶었구요.
높은 영어점수보다는 자신이 해 온 포트폴리오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다른 지원자들보다 경쟁력을 높여준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답답했습니다.

오늘도 이력서가 몇 통 더 왔습니다만, 이력서에는 자신의 스펙도 중요하지만 회사에서 뽑는 업무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서 지원하는 것이 지원자의 입장이나 회사의 입장이나 서로에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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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나.. 취업난이라고는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채용시장의 니즈와 방향이 서로 불일치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구직자는 간편한 방식으로 자신을 점수화하려고 하고 구인하는 업체에서는 해당 업무 소양을 보고 싶은데 이런 식이니 자꾸 경력직에 눈길이 갈 수 밖에요. 뭔가 전반적인 방향 재정립이 필요해 보이네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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