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921 ○ 메멘토 - 기억

in #kr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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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를 맞아 '보고 싶은 영화 리스트'에 묵혀뒀던 것 중 하나인 메멘토를 보았는데, 역시 단순히 시간 때우기 용이 아니었다.

놀런 감독의 작품 중 재탕해서 보는 영화가 (누구나 명작으로 기억할) 인셉션인데, 이 감독의 마니아가 아니어서 단언할 수는 없지만 '인간의 기억이란 무엇인가?'에 깊이 탐구하는 사람 같다.

지구 상에 수많은 동물 중, 기억으로 인해 죄책감을 느끼는 동물은 인간 하나다. 다른 동물도 기쁨과 슬픔을 기억하고 알고 느낀다. 그런데 그중에서도 인간이란 그 능력이 너무나 감각적으로 사무친 나머지, '지금도' 진행 중인 착각이 들기도 한다. 아주 현실처럼.

그 이유는 기억이란 단순히 어떤 챕터, '장면'이 아니라 하나의 감정과 접착되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무언가를 회상한다면 그것은 간단히 서술되는 설명이 아니라 어떤 감정의 추억을 소환하게 된다.
행복한 추억이든 괴로운 추억이든 그 추억은 특정한 색채와 냄새, 목소리를 가진 인격체 마냥 우리 안에 살고 있다. 그러니 그것은 좋든 싫든 그저 바라볼 수만은 없다. 살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괴로운 기억을 잊고 싶어 한다.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그 한순간, 과거의 기억 그 하나가 마치 나의 전체라고 명명하는 것 같아 어떻게 해서든 말끔하게 청산해 버리고 싶어 한다.

이것도 인간의 본능이라면, 어쩌면 동물들 중에 가장 '기억'에 대해 집착이 강하다는 말 아닐까?


내용이 무거운 것 같아, 영화 제목 메멘토의 원어라고 할 수 있는 '메멘토 모리'의 뜻과 관련해서 기분 좋아지는 글로 마무리!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너는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도록 그런 삶을 살아라."
─ 나바호족의 메멘토 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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