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프 쇼핑은 셉틱 탱크와 함께 날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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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프라이데이 쇼핑들 많이 하셨나요?
풍요를 넘어 과잉의 시대를 살고 있구나 느끼면서도 소비를 멈출 수가 없는 게 또 모순인데요,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는 그냥 넘어가 보자 했더랬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하는 저는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습니다.
한번은 제가 가진 가장 비싼 물건이 무엇일까 생각해본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 남편, 애들, 가족 이런 거 말구요 ㅎㅎ 정말 물건만...)
우선 살고 있는 집이겠죠, 물론 내 것이 아니라 은행 소유이긴 하지만요.
그 다음은 차.
다음은 보석, 명품 가방 등 이제는 쓸데없다 느껴지는 사치품들...

그리고 그 다음은 맥북이나 셀폰이 재산의 고가 순위를 차지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번 볼프때도 결국 큰 아이의 아이폰 x를 샀습니다. $400 할인 프로모션에 나머지는 본인이 내기로 하고...

어차피 제 돈은 안들어 갔으니 이번 블프는 성공이다 싶었는데, 웬걸......
땡스기빙 날 아침에 전화가 옵니다.
렌트주고 있는 집입니다.
Septic tank 가 넘쳤답니다.
(혹시 Septic tank 가 뭔지 모르시는 젊은 세대를 위해... 정화조입니다. 저는 아주 먼 옛날 똥차를 기억하는 세대입니다)
온 가족, 친지들이 모여 땡스 기빙 만찬을 준비하고 있다는데 이런 상황이니 어쩌겠습니까, 당장 플러머를 불러줘야지요 ㅠㅠ
여러 곳에 알아봤지만 아예 영업을 안하거나, 땡스기빙 휴일인지라 평소보다 2배도 넘게 요구합니다. 600불이 나갔습니다 ㅠㅠ

항상 느끼는 거지만 아껴야지 하면 더 나가더라구요, 모래를 꽉 움켜질수록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이 말이죠.
어차피 가진 것 없이 온 인생이고, 아무 것도 가져갈 것 없는 인생이니 욕심 부리지 말아야죠 ㅎㅎ

오랫만에 올려봅니다.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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