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3주] 행복했던 순간

in #kr7 years ago (edited)

팜비치 1.jpg

사랑한다 말하고 날 받아줄 때엔
더이상 나는 바랄 게 없다고 자신있게 말해놓고

아이처럼 - 김동률

3월 25일


시드니 북쪽에 있는 팜비치.
2016년 10월 4일에 서있던 이 곳에 다시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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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라나는 욕심에 무안해지지만
또 하루 종일 그대의 생각에 난 맘 졸여요



나의 스팀잇 프로필 사진을 차지하고 있는 이 바다.

2년전 이 풍경을 처음 봤을 때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여러 곳에서 바다를 참 많이 봤다고 생각했지만 이런 바다는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나의 곁에서 웃는 게 믿어지지가 않아서
너무 좋아서 너무 벅차서 눈을 뜨면 다 사라질까봐 잠 못들어요



너무나 파란 하늘
그리고 그 파란색이 바다의 파란색과 만나는게 수줍은 듯 살포시 그라데이션을 그리며 수평선에 닿고 있었다.
깨끗하게 보이는 짙은 푸른색의 수평선
저렇게 또렷하게 보이는 수평선을 본 적이 있었던가 기억이 나질 않았다.
적절히 여백을 장식해주는 작은 구름까지.

이 모든 것이 아름다웠다.

주고 싶은데 내 모든 걸 받고 싶은데 그대 맘을
남들처럼 할 수 있는 건 다 함께 나누고 싶은데
맘이 급해서 속이 좁아서 괜시리 모두 망치게 될까봐 불안해하죠.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다 그녀의 모습이 담고 싶어졌었다.
어디 여행을 가도 서로의 사진은 거의 찍지 않았지만.
이 풍경 아래에서는 그녀를 꼭 찍고 싶었다.


팜비치5.jpg

웃게 해줘서 아이처럼 울게 해줘서 바보처럼
이런 설렘을 평생에 또 한번 느낄 수 있게 해줘서.



그녀가 내 뷰파인더 안에 들어온 순간
그 아름답던 풍경들이 점점 흐려지더니 사라졌다.

보이는 것은 그녀뿐

마구 뛰어대던 내 심장

10년이 넘게 사귄 그녀에게서 느끼는 설렘.

짧지 않은 인생,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그렇게 태어났다.





팜비치3.jpg

믿게 해줘서 힘이 돼줘서
눈을 뜨면 처음으로 하는 말 참 고마워요.



다시 시드니를 가기로 마음 먹은 첫 번째 이유가 바로 여기를 다시 오기 위함이었다.
그 때만큼의 감동은 없었지만
그래두 멋진 하늘과 구름, 화창한 날씨와 시원한 파도소리를 날 반겨주고 있었다.

오는 차 안에서도 두근댈만큼 행복한 기억을 만들어줬던 곳.
그 곳에 다시 돌아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내게 와줘서 꿈꾸게 해줘서
우리라는 선물을 준 그대 나 사랑해요



하지만 2018년 4월 25일의 내 뷰파인더에는

그녀는 사라지고 멋진 풍경만이 남아있다.

팜비치6.jpg

그녀와 행복하기만을 바랬던 사람은
그녀가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사람으로 바뀐 채.





안녕하세요 미술관입니다.
오늘은 좀 짧게 글을 썼습니다. 이 날은 연결시키기가 힘들어서...
글을 쓰고 보니 너무 어두워진 거 같기도 한데...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웃고 있답니다.
내가 웃는 게 웃는게 아니야 뭐 이런 거 아니에요.ㅎㅎ
힘들었던 시기는 이미 지났고. 이제는 정말 이성으로든 마음으로든 이해했거든요.
그 사람이 진심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래요.^^
저도 혼자가 아님을 알기에 즐겁게 생활하고 있고, 언젠가 저런 순간이 다시 오리라 믿습니다.
이 글이 이불킥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이번 호주 여행에서 남은 좋은 추억이었고 글로 남기고 싶었어요.ㅎ

여러차례 댓글이나 글로 표현을 하긴 했지만
다시 한번
저에게 글과 그림, 음악 등으로 공감과 위로를 주신 스팀잇 여러분들께 감사드려요~~

팜비치에 다시 가면 멋진 사진을 찍으리라 라고 생각해서 사진 공부도 했던건데..
사진이 다 칙칙.ㅋㅋㅋㅋㅋ 아직 멀었나봐요 ㅎ

즐거운 한 주 되세요~ 기분 좋게 하루를 그리고 한 주를 시작하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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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저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감탄합니다.
바다도 바다지만 사진 참 아름답게 잘 담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설명이 정확히 이해되지는 않으나 사정이 있어보입니다.
그녀와의 이별이 아닌가 어줍잖게 추측해봅니다.
그 이별이 너무도 짠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었음을 공감하게 해주셨습니다.
미술관님에게 그 아픔이 너무 오래 가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이젠 아프지 않아요 ^^ 아 글이 무겁게 써졌구나 생각은 했는데.. 이런 댓글이 나올 줄은 몰랐네요.ㅎ
혹시나 해서 밑에 해명글도 썼는데..ㅎ
전 잘 지내고 있습니다. 아픈 추억도 추억이기에 아름답게 포장해서 사는 사람이랍니다 ^^
2년 전에 저 바다는 평생 잊혀지지 않을 거 같긴 하네요 그 또한 아름다운 기억이기에 ㅎ

과거를 회상하고...
추억의 그 바닷가를 다녀왔군요...

아픈 추억이든 아름다운 추억이든
사람에게 이것이있어 아름 다움을 느끼죠..
호주 해변이 그렇게 아름답군요...
허긴 바다는 하늘을 닮아 하늘이 파래지면 바다도 따라 한다라고
합니다..ㅎㅎㅎ

바다는 하늘을 닮아.. 라고 저두 쓸 걸.ㅋㅋㅋ 표현이 넘 좋아요.ㅎ
이제는 아픈 추억도 아닌데 글을 괜히 읽는 사람 힘들게 쓴 거 같네요..
저두 추억이 있어야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썼는데..댓글 분위기가...ㅠㅠ
호주는 언젠가 꼭 가보시길 바래요.. 정말 좋습니다.ㅎ

팜비치 아주 좋은 곳이죠. 한표단지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팜비치를 아시는 분을 만나니 넘 반갑네요.ㅎㅎ
호주야 저보다 훠~~~월씬 많이 아실테지만.^^

시드니에도 좀 있었으니까요^^

아 맞다..ㅎㅎ 언제 팜비치 사진도 가지고 계시면 올려주세요~ ^^

팜비치 사진은 없네요..ㅜㅜ

와.. 바다라는 하나의 공간에
담겨있는 미술관님의 시간은 엄청나네요...ㅎㅎ

오늘도 큐레이팅 슥-
사진예술 잘 보고갑니다 :D

오늘도 수고 많으십니다~~ 바다거북님 ^^
사진은 맘에 안들어요.ㅠㅠ 정말 날씨 좋았는데...흑흑

바다 그리고 추억. 좋은 하루 보내세요

찾아주셔서 감사드려요 nhotaeryong님^^
편하게 읽으셨길 바래요~~

팜비치 멋진 곳이군요. :)

근데 가만보면 바다 사진은 더 찍기 힘든 거 같아요. 너무 넓어서 어디에 초점을 둬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냥 찍으면 뭔가 밋밋하게 나오는 거 같고. ㅠ 눈에 보인 것을 그대로를 담을 수 있으면 정말 좋을 거 같은데. ㅠ

방금 헤어졌는데..댓글을 쓰기가..좀 그렇네요.ㅋㅋ
아 정말 바다 사진 힘들어요.. 그냥 찍으면 밋밋하기도 하고.. 어디를 찍어야할 지 잘 모르겠구.
2년전에는 정말 또렷하게 보이는 수평선이 좋아서 막 찍었는데.. ㅎㅎㅎ
조만간에 또 봐요~~

만나셨군요 ㅎㅎ

넹 술한잔 씨원하게 마시구 왔습니다.ㅎㅎㅎ

에이. 사진 충분히 좋은 걸요. 저런 하늘 본지 정말 오래된 것 같은데... 여행을 가야만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ㅎ 우리나라는 도저히...ㅠㅠ..

우리나라도 볼 수는 있을 거같은데.. 봄에는 힘들듯.ㅎㅎ
아 김작가님 에펠탑 사진 생각난다.. 다시 가고 싶은..ㅠㅠ
거기 가면 왠지 저런 하늘도 볼 수 있을 거 같네요.ㅎㅎ

아.. 파리는 더더욱 못볼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헉 십년전에 파리 날씨 좋았는데..요새는 아닌가요?ㅋ
날씨가 어떻든..가고싶네요..에펠탑.ㅎ

내면의 소리를 이렇게 담백하게 표현하시니 너무 좋아요 :) 사진도 전혀 칙칙하지 않아요! :D

날씨가 정말 좋았는데...좀 어둡게 나온게.. 저한테는 썩 맘에 들지는 않네요.^^
언제나 응원해주시는 어디나님~~~ 정말 감사드려요 ^^
웰컴백!!!!

사진이 다 칙칙하다뇨~~
정말 멋찝니다 ^^*

족장님의 칭찬은 언제나 감사합니다~~~
근데 칭찬만 하셔서.. 이번 사진은 스튜디오에 청탁하고 싶은데.ㅎㅎ

의뢰하시면 제가 영광이지만...
너무 잘찍으셔서..

넵 곧 의뢰하러 가겠습니다!!!
바다 사진이라 좀 막막하실 지 모르겠지만...
저 날 날씨가 상당히 좋았는데 좀 어둡게 나왔거든요..ㅠㅠ

저 위에 사진 전부 의뢰 하시는거죠 ㅎㅎㅎ
뭐 오실필요까지 있나요~ ^^*
제가 훔쳐갈껍니다 ㅋㅋㅋ

헐... 이미 아셨어..아신거야..어둡게 나왔다는걸..ㅎㅎ
우선 감사드려요~~~ ㅎㅎ
기대 만빵.ㅋㅋㅋㅋㅋ

헉... 그뜻이 아닌데.. ㅠㅠ;
기대 하시면 안됩니다.. ㅠㅠ

어머어머! 족장님 >_<
멋져

'행복했던 순간' 제목이 참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지막 사진이 저는 참 좋네요. 탁 트인 기분이 들어요:)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
마지막 사진 좋게 봐주신다니 더 감사드리구 싶네요.. 괜히 올렸나 싶었는데..ㅎ
확실히 사람마다 다가오는 사진이 다른 거 같아요 ^^
찾아주셔서 감사하구 저두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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