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감염전쟁사] '서울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in kr •  2 months ago







'서울바이러스'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십니까.


| 레알 Seoul Virus |





‘어느 가을, 특정 지역에 병이 돌기 시작한다. 갑자기 열이 나고, 눈은 빨개지고, 피부에 빨간 발진이 난다. 점차 증상은 심해져 근육통과 함께 시름시름 앓으며 혈압이 떨어져 쇼크가 오고, 혈뇨와 함께 피를 토하다 소변을 보지 못하는 신부전이 생기고 사망에 이른다. 그리고 점차 사망자는 늘어간다.’
소설이나 영화 속의 이야기냐고? 아니다. 대한민국에 실제로 발견 된 ‘한탄바이러스’‘서울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사진2.jpg


공포와 미지의 질병 : 유행성 출혈열


1950년대, 6.25 한국전쟁을 위해 참전한 UN군에 이상한 괴질이 돌았다. 열과 함께 출혈을 나타나고 신장이상이 나타나는 병. 바로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 출혈열)이었다. 당시 UN군은 이것을 생물학무기라고 생각할 정도로 그 피해가 극심했다. 원인을 모르는 이 병에 3000명이 감염되었고, 수백 명이 사망했다. 전쟁 후에도 이 병은 의학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었다. 미국에서는 15년간 이 병의 원인을 밝히려고 연구를 하였으나 실패를 거듭했다.


사진3.jpg


한국 청년 의학자의 실패와 도전


함경남도에서 태어나 함흥의과대학을 다니던 한 청년은 공산주의를 피해 서울대 의과대학으로 학교를 옮겼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전쟁이 발발하여 폐허가 된 한국은 전염병이 창궐했다. 그의 이름은 이호왕. 그는 전염병을 공부하기 위해 서울의대 미생물학 연구조교로 들어가게 되었고, 마침 ‘미네소타 프로젝트’라는 미국의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얼마나 열심히 공부했는지, 결국 같이 유학을 간 50~60명 중 2명만이 박사과정을 거칠 수 있었는데 그 중의 한 명이 이호왕이었다고 한다.

(후일담 : 당시 그는 떠나기 전 영어공부를 하기 위해 만화책을 자주 봤는데, ‘Hi’라는 인사말을 ‘히’라고 읽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그랬던 그가 영어를 극복하기 위해 수업 내용을 모두 적고, 미국친구들의 필기도 빌려서 모두 적으며 공부에 매진한 것을 그의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한국에 돌아온 이호왕은 연구를 하고 싶었다. 그러나 당시 후진국이었던 한국에서 연구비를 얻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는 눈을 외국으로 돌렸다. 그러던 그는 15년간 미국에서 연구를 거듭했으나 실패한 그 병. 의학계의 미스터리에 도전하기로 한다.


사진4.jpg



한국의 지명인 '서울', '한탄'의 이름을 딴 바이러스


미육군의학연구소에 연구계획서를 제출한 그는 연구비를 따냈고, 연구를 시작했다. 진드기, 벼룩, 쥐 등이 원인일 가능성을 생각을 하고 휴전선 일대를 조사하였다. 그러나 5년간 실패의 연속이었다. 쥐를 잡으러 군사지역에 갔다가 간첩으로 오해받기도 하고, 쥐를 잡던 연구원이 병에 걸려 죽을 뻔하기도 했다. 설상가상 더 이상 연구비를 지원할 수 없다는 통보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실패할 때마다 창의적인 방법을 시도했다. 당시 첨단 기법인 전기영동법, 한천면역확산법, 면역형광항체법, 면역전자현미경법 등 시도해보지 않은 것이 없었다.

결국 1976년 4월. 그는 한탄강에서 잡은 등줄쥐에서 이 병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는 한탄강의 이름을 따서 ‘한탄 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 그리고 1980년에는 서울의 집쥐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고, ‘서울 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 미스터리한 괴질 ‘유행성출혈열’의 원인이 밝혀진 것이다.

등줄쥐 (Apodemus agrarius)

집쥐 (Rattus norvegicus)


이 바이러스는 쥐에 살면서 쥐의 똥, 오줌, 침 등으로 나와 공기 중으로 전파된다. 쥐에 물리거나 접촉하지 않더라도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 특히 농부나 군인 등이 잘 걸릴 수 있으며 특히 가을인 10~12월에 잘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 최초의 백신에 성공해


원인은 밝혀졌고, 남은 것은 쉬운 검사 방법과 백신이었다. 이호왕은 WHO와 녹십자의 후원을 받아 결국 1988년 세계 최초로 ‘유행성 출혈열’ 예방백신 ‘한타박스’ 개발에 성공했고, 89년에는 일본 코미야마 데츠와와 공동으로 진단키트 ‘한타디아’ 개발에 성공했다.


‘유행성 출혈열’에 대한 최근 소식


한탄바이러스와 서울바이러스 이 외에도 제주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무주바이러스, 수청바이러스 등이 추가로 발견되었다.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 설치류 매개감염병 관리지침에 따르면 매년 약 400여명 정도의 환자가 발생하며 주로 가을에 발생한다고 밝혔다. 야외 활동에 주의해야하며, 특히 풀에 눕는 것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예방접종인 한타박스는 매년 국가에서 약 30억원을 들여 감염 고위험군인 전방 군인과 농촌 주민들이 접종하고 있다. 최근 한타박스의 면역생성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기존 3회 접종에서 4회 접종으로 변경되었다.


살아있는 한국 의학-과학의 레전드


사진8.jpg

이호왕

1928년 함경남도 신흥군 출생
1954년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1959년 미네소타대학 의학박사
1961-73년 서울의대 교수
1971-75년 대한바이러스학회 초대회장
1973-84년 고대의대 교수
1976년 ‘한탄바이러스’ 발견
1979년 미국 최고시민 공로훈장
1980년 대한민국학술원상
1980년 ‘서울바이러스’ 발견
1982-2004년 WHO 유행성 출혈열 연구협력센터 소장
1987년 인촌상
1988년 유행성출혈열 예방백신 개발
1989-현재 국제 유행성 출혈열 및 한탄바이러스 학회 초대회장 및 명예회장
1992년 호암상
1994년 국민훈장(목련장)
1994-2000년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소장
1998-2000년 대한백신학회 초대회장 및 명예회장
2000-2004년 대한민국 학술원 회장
2002년 과학기술훈장(창조상)


다음에 더 재밌는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Authors get paid when people like you upvote their post.
If you enjoyed what you read here, create your account today and start earning FREE STEEM!
Sort Order:  

Doctors are great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보팅하고 팔로잉했습니다~

쥐를 통해서 감염되었던거군요
이름이 한탄바이러스라고 해서 한숨쉬는 그런걸로 생각햇어요 ㅎㅎ
패밀리닥터님 즐거운 목요일되세요 ㅎㅎ

·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ㅎㅎㅎ

그럼 이 병은 한국에만 있는 건가요? 쥐는 세계 어디에나 있을 텐대.. 희한하네요.
잘 읽고 갑니다. :)

·

전세계에 있는데요. 한국에서 처음 발견되어서 한국지명이 붙었답니다ㅎㅎ

대단한 분이시네요

개인적으로는 1950년대 풍경이 저 정도라는게 참 먹먹해져 오네요.

좋은 정보 잘 봤습니다.

·

네..ㅠㅠ 다시는 대한민국에 저런 풍경이 없기를...

예방접종을 해야하나 알아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

휴전선 인근지역이나 야산이나 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접종에 대해 접종에 대해 상의해보심이 좋겠습니다.ㅎ

한타바이러스 얘기가, 병은 끔찍하지만, 반갑습니다. 이 박사님이 Hi를 '히'라고 읽었듯, 저도 한타바이러스인지 모르고, 한국인이 큰 성취를 했는지 모르고 "핸타바이러스(Hantavirus)"라고 읽은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가 있는 곳이면 요주의 대상입니다. 캐나다에서도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헤파 필터가 있는 진공청소기를 써야할 이유기도 하고요.

·

헐... 저희 집이 오래된 집이라 근처에 쥐가 살아서 돌아다니는 소리가 들릴 정도인데도...
헤파 필터가 뭔지 모르는 무식 주부였습니다. 당장 알아봐야겠습니다 ㅠㅠ

·

좋은 코멘트 감사드립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