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칼럼] 혈압약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고요?!

familydoctor (66)in #kr • 6 years ago (edited)

「혈압약에 발암물질이 들어있다고요?! 」

^{| 아니 의사양반 혈압약에 발암물질이라니 그게 무슨소리요. |}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은 2018년 7월 5일 중국 Zhejiang Huahai 사의 원료로 만든 혈압약에 대해 발암물질이 발견되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발표 이후 전 세계적으로 보도가 되었습니다.

CNN은 7월 6일 기사에서 22개국에서 리콜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해당 국가는 아래와 같습니다.

독일,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 헝가리,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불가리아,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프랑스, 폴란드, 크로아티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캐나다, 보스니아 헤르 체코 비나, 바레인, 몰타.

그 외 다른 국가에서도 자국에서 해당 약이 사용되었는지 여부에 촉각을 세웠습니다.

말레이시아 의약청의 Noor Hisham 박사는 해당 제품이 자국 내에서 등록되어 사용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내에서도 7월 6일 언론을 통해 이와 같은 사실이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7월 7일 대한민국 식약처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하였습니다.

발암물질이 포함된 고혈압 약을 판매 중지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궁금해하실만한 내용으로 QnA를 준비해보았습니다.

1. 모든 혈압약이 문제인 것인가요?

그렇진 않습니다. 혈압약의 종류는 굉장히 많습니다. 그 중의 한 가지인 발사르탄이라는 성분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009년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에 총 267개의 혈압약 성분이 있습니다. 복합제까지 312개 입니다. 이 중의 한 성분인 발사르탄(valsaltan)은 색칠이 된 '안지오텐신 2 리셉터 안타고니스트' 18개 중의 1가지 입니다. _{(출처: 고혈압 환자의 혈압강하제 처방양상. 성예나 외. 한국임상약학회지 제19권 제2호. Kor. J. Clin. Pharm., Vol. 19, No. 2. 2009)}

따라서 모든 혈압약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2. 그렇다면 모든 발사르탄 제품이 문제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산 원료로 만든 약만 문제가 됩니다. 이 약을 처음 개발한 오리지널 '노바티스' 제품은 문제가 없어 리콜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중국산 원료로 카피약을 만든 제품들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오리지널 발사르탄은 괜찮다. 카피약들 중에 일부가 문제가 되었다.

3. 발견된 발암 물질은 무엇입니까?

이번에 발견 된 물질은 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 입니다.

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은 원래 섬유나 플라스틱 생산 등의 산업적인 용매, 항산화제, 윤활제, 응축제, 로켓 연료 생산에 이용되는 물질입니다.

(http://www.nifds.go.kr/toxinfo/web/toxinfo/user/index/pdf/T1000000313.pdf)

4. 정말 암을 유발하나요?

WHO는 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가 동물실험에서 암을 유발하는 것을 명시했으며, 사람에게도 발암물질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http://www.who.int/water_sanitation_health/dwq/chemicals/ndmasummary_2ndadd.pdf)

특히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알려져있고, 위암이나 대장암도 가능성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5. 내가 먹는 혈압약에 발암 물질이 들었는지 알고 싶어요.

식약처에서 219개의 약에 대해 판매중지를 하였습니다. 목록은 아래에 첨부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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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개나 있습니다.
잠정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 의약품 제품 목록-pdf

*9일 오전 91개 품목(40개 업체)은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를 해제했다고 식약처에서 추가 보도냈기에 알려드립니다.

6. 오리지널과 카피약??

앞서 '노바티스'에서 만든 오리지널약은 발암물질이 들어있지 않고, 중국산 원료를 쓴 약들은 발암물질이 들어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처럼 처음 개발한 제약회사가 아닌 다른 제약회사에서 복제해서 만드는 약을 '카피약'이라고 부릅니다. 처음 개발한 회사의 독점권이 지나면 다른 회사에서 판매를 할 수가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오리지널 약이 520원인 것에 비해, 카피약은 484원, 473원, 434원 으로 최대 17%나 저렴한 제품도 있습니다.

처음 개발한 회사의 약을 오리지널, 독점권이 지나서 다른 회사에서 만든 약을 카피약이라고 합니다.

식약처에 대한 아쉬움.

출처:믿을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 - 식품의약품안전처 pdf

의료계에서는 효능의 차이나 원료의 차이로 인한 부분에 대한 의문을 가져왔지만, 식약처은 오리지널약과 카피약의 효과가 동일하다고 선전해왔습니다.

또한, 국내에서 백여개의 제품이나 유통됨에도 불구하고, 유럽의약품안전청에서 발표하기 전까지 전혀 알지못했다는 점. (국내 유통과정에서 무슨 검사를 하고 허가를 했는지 합리적 의심이 듭니다.) 발표가 나고 2일 후에나 판매중지를 결정했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부분입니다.

_{안전하다며!! 식약처에서 허가했다며!!}

정책에 대한 아쉬움.

약가 차액 인센티브제도

의사가 처방한 약에 비해 저렴한 약으로 대체 조제하면 차액의 30%를 주는 제도.

이런 이야기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저희 약국에 이 약은 없는데, 성분이 같은 약으로 드려도 될까요?"

예를 들어 의사가 오리지널약을 처방했다고 할 때, 약사가 그보다 저렴한 약을 환자에게 지어줬다고 하죠.

오리지널약 : 520원
카피약 : 434원

차액 : 86원
차액의 30% : 26원 (약사가 정부로부터 인센티브로 받게 됨.)

처방받는 알약의 갯수가 다양할 수록, 그리고 처방일수가 길어길 수록 차액이 더 커질 수 있겠죠.

신기하죠?

원래의 약이 아닌 저렴한 약을 환자에게 주면 약사가 돈을 받게 됩니다. 진짜 이런 제도가 있냐고요? 사실입니다.

성분명 조제를 하게 해달라!

그런 맥락에서 이야기되는 것이 성분명 조제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의사가 특정 제약회사의 약을 지정해서 처방합니다. 오리지널 '노바티스'의 '디오반' 이렇게 말이죠.

그러나 성분명조제로 바뀌게 되면 '발사르탄' 이렇게 처방됩니다. 그러면 약국에서는 '발사르탄'이 들어있으면 어느 제품이든지 상관없이 환자에게 주게 됩니다. 굳이 오리지널 약을 줄 이유가 없죠. 쌀 수록 정부에서는 약국에 보조금을 주니까요. 가격을 봐서 제일 싼 약을 쓰겠죠? 그걸 만든 제약회사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저렴한 원재료로 약을 만들거고요. 그러면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더 많은 피해자들이 발생하게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