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별담]-모모이야기(시간도둑의 이야기)

in #kr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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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거장 사이였다.

그 사이에 지금도 기억에 남는 책을 읽어 내었다.

그 사이를 허투루 보내지는 않았나보다.

그러나 남아 있는 글은 별로 되지 않는다.

"어둠속에서 비쳐 오는 너의 빛

어디서 오는지 나는 모르네.

바로 곁에 있는 듯, 아스라이 먼 듯

언제나 비추건만

나는 네 이름을 모르네.

꺼질 듯 아련히 빛나는 작은 별아.

-옛 아일랜드 동요에서

며칠 전 앵커는 작가와의 인터뷰에서 책의 첫 머리 이야기를 꺼내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은 피었다'

꽃이 피었다와 꽃은 피었다. 무엇이 다를까.

한 글자 차이지만 그 끝을 느끼고서 그 다름을 느끼는 이는 몇이나 될까.

갑자기 법정스님의 말씀이 떠오른다.

좋은 책은 한 글자 한 단락을 곱씹고 덮어 놓는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아주 다른 말을 쓰던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 따뜻 한 나라들에는 크고 화려한 도시들이 세워져 있었다.

거기 왕이 사는 궁전이 우떡 서 있고, 넓은 도로와 좁은 길과 꼬불꼬불한 골목길이 있었다.'

모모는 어디서 나타날 것인가. 나는 알고 있지만 다시금 어떻게 나타날 지는 다시 펴보아야 알 것이다.

실밥이 뜯어 졌다. 다시 읽어주라는 주문인가, 첫 단락만 뜯어 졌다.

실이 좋지 않을까, 종이가 나쁜 것일까.

열정거장을 갔다 오면서 이 책을 읽었다.

몇년만에 꺼내보지만 첫 단락, 위의 그림 안의 제목 아래의 압축된 글을 보니 한권을 조금은 다시 읽은 것 같다.

조금은 열의 하나도 안될 것이다. 이미 잊혀진 것이 많을 것이기에

십 몇 년 동안 책장안에서 장식으로서 먼지를 이기며 잘 버텨네었다.

그 안의 이야기도 내 안에서 잘 버텨 내었을까.

그때 당시 읽었 던 다른 책이 떠오르며 같은 책을 다시 산 책이 생각난다.

상실의 시대가 노르웨이 숲에 잠겼을까.

이불을 발로 차며 잠을 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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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게 잘 읽었습니다. 풀보팅하고갑니다.
어설픈 대학시절 어쩌면 내인생이 상실의 시대같다며
특별한척 했던 과거가 떠오르네요

감사합니다. 우리나라 번역본만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나왔다던데 뭔가 어울리기도 하고 그러네요. 장식용이 된 노르웨이의숲도 읽어야 델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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