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개발] #7 Be My Eyes - 보상없는 도움 주기

etainclub (78)in #kr • 5 years ago (edited)

P & D

Research and Development가 아니라 Philosophy and Development의 P & D 입니다. 개발글에 있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저 개발기를 적어 내려가는 것이 아니라, 어떤 철학을 가지고 개발을 해나가고 있는지, 어떤 시도를 했는지, 개발은 어떻게 하는지를 적어 내려갑니다. 이번 시리즈는 도움을 주고 받는 방법 - 이타인클럽의 철학과 개발 과정을 다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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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댓가 없이 그냥 도와줄께 - Be My Eyes

저시력이나 시력을 잃은 사람들과 이들을 돕기 위한 Be My Eyes라는 앱이 있습니다. 앱을 개발한 사람 본인이 저시력자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시력때문에 겪는 문제를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해결하기 위한 근사한 솔루션을 찾아냈습니다.

솔루션은 매우 간단합니다. 저시력자가 앱으로 도움을 요청하면, 자원봉사자로 등록된 앱 사용자들에게 요청 메시지가 전달됩니다. 가장 먼저 응답한 봉사자와 저시력자가 화상통화로 연결되어 도움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지금의 카카오 택시 앱과 같은 방식이죠.

저도 이 앱을 통해서 저시력자와 연결이 되었는데, 아쉽게도 통신이 지연되어 화상연결이 좋지 않아 도움은 주지 못했습니다. 그 때 요청받은 것은 건강관련 문서의 내용을 알려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시력이 멀쩡한 사람에게는 정말 간단하고 쉬운 일인데, 저시력자에게는 무척이나 어려운 일입니다.

이처럼 우리가 사소하다고 느끼는 "능력"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매우 소중할 수 있고, 또 매우 손쉽게 그 능력을 나눠줄 수가 있습니다.

Be My Eyes앱은 많은 사용자들을 모았습니다. 자원 봉사자들은 아무런 댓가가 없습니다. 겉으로는요. 자원 봉사자들은 작은 금전이나 기프트보다 그들이 행하는 봉사로 부터 느끼는 행복감이 댓가입니다.

현재 자원봉사자 수는 3백만을 넘었습니다. 국내에는 아직 많이 안알려져서 사용자가 많지 않은 것 같지만, 점점 더 사용자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앱이 어딨습니까?!

놀라운 것은 수 많은 사람들이 댓가 없이 그냥 도움을 주겠다고 하는 것입니다. Be My Eyes 페이스북 그룹에 가보면, 수 많은 사람들이 첫 도움 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도움 주겠다는 사람이 도움 필요한 사람보다 20배는 많거든요. 저도 그 중에 한 사람입니다!

Be My Eyes는 댓가 없이 도움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준 훌륭한 사례입니다. 어쩌면 그 이유가 장애인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제 생각엔 도움을 주고 느끼는 행복감이 더 크다고 봅니다.

개발: 일반인, 장애인 구별없는 도움 주고 받기를 만들어 보자!

Kindsrping, Be My Eyes 등을 보면서 한가지 느낀게 있습니다. 가만 보면, 도와 주는 사람, 도움 받는 사람이 나눠져 있다는 느낌입니다. Be My Eyes는 특히 시각 장애인 특화 서비스이고, 많은 봉사관련 서비스들이 봉사자와 도움 받는 사람들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는 도움을 서로 주고 받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도움이 일방적일 필요없이, 내가 오늘 도움 주고, 필요한 날 도움 받고 할 수 있으면, 말 그대로 도움이 선순환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2015년, 16년 당시에 Be My Eyes 앱처럼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때, 블록체인의 가치를 알아보고, 블록체인도 적용하면 보상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이 때만 해도, 안드로이드 앱 간단한 거 몇 개 만들어 배포한 정도의 경험뿐이었습니다. 홈페이지, 웹 프로그래밍, 자바스크립 등은 거의 알지 못했죠.

이 때, 능력, 경험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앱 개발은 꿈도 못꾸고, 깃헙을 활용하는 방법정도로 진행했습니다. 이 때도 지금도 느끼는 것이지만, 같이 개발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절실함을 예나 지금이나 느낍니다.

어쨌든, Be My Eyes앱과 같은 앱 개발이 이상적인 목표였지만, 현실과 타협하여 할 수 있는 선에서 개발을 진행을 계속해 나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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