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골 자연사람 이야기] 제주의 소울푸드 흑돼지

in #kr7 years ago

건강한 하루 보내셨나요?
제주 정의골에 사는 자연사람 가족입니다.
저희 가족은 육지인으로서
제주에서 정착해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팔로어가 많든 적든...자주는 아니더라도
여러분들과 꾸준히 소통하며 공유하려고 합니다!


똥돼지??? 흑돼지!!!

관심이 있으시거나 제주 민속초가를 방문하신 분들을 잘 알고 계시겠지만,
옛집 화장실에서 돼지를 키웠습니다.
옛집 화장실은 따로 가림막도 없었고 제주 현무암들을 쌓아 돼지우리를 만들고
그 위에 올라서 볼일을 봅니다.
그럼 돼지들이 볼일을 받아먹으러 꿀꿀거리며 와서
가끔은 엉덩이를 쓰치거나 오물을 튀기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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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똥돼지라는 말이 그런 이유로 생겼는데 그 맛은 어떤 고기와도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토종 제주 돼지는 크기가 작은 편이고 먹이(?)도 마땅치 않아 살이 그렇게 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외국종과 교배하여 지금 많이들 먹는 큰 몸집의 제주 흑돼지는 진정한 토종 흑돼지라 말하긴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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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원주민 형님 중에 흑돼지를 사육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저도 가끔씩 사료 주러 가기도 하고 새끼들 분양할 때 마대에 넣어 옮기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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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가족의 단란한 산책!
새끼들을 돌보는 모습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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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왔다 갔다 할 때에는 내려올때마다 흑돼지를 잡는 날이 많아서
토치불로 털을 태우고 수세미로 깨끗하게 흑돼지를 닦는 작업을 자주 돕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부위별로 작업은 전문적으로 해체하시는 분이 따로 계십니다.
여러번 참여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부위별 해체는 연장도 여러개 필요하고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해체가 된 흑돼지는 그 자리에서 바베큐로 구워먹기도 하고
삶기도 합니다.
바베큐 후 남은 부위들(거의 찌개용입니다^^;) 고기는 제주인심으로 손님들에게 나눠줍니다.

돼지로 하는 음식들도 참으로 많습니다.
고기국수, 순대국밥, 두루치기, 아강발, 돔베고기, 흑돼지돈까스 등등
잔치집에서 먹는 돔베고기나 아강발은 그 맛이 일미입니다^^;

개인적으로 본가가 부산인데,
부산의 돼지국밥을 엄청 즐기는 저로서도
제주에서 먹는 돼지국밥 또한 색다른 맛을 느끼게 해주더군요.
고기국수나 순대국밥, 아강발도 자주 먹습니다^^;

아이들은 흑돼지돈까스 광팬입니다.
두툼한 고기살에 씹히는 맛이 좋아요^^;

아강발은 육지의 족발과 비교해서 맛은 조금 투박하지만
한입에 먹기 좋은 크기로 소주 안주로..ㅋㅋㅋ
제주 삼춘들은 해장으로 새벽이든 아침이든
배가 부르건 말건 꼭 고기국수를 해장으로 드시는 것도 참으로 특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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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돼지 얘기를 하였습니다만,
돼지 사료를 주러 1년간 다니면서 느낀 것은
돼지들이 아주 귀엽고 욕심많은 어린아이 같습니다.
특히 새끼 돼지들은 무척이나 예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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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끼들 분양할 때 새끼를 잡아 마대에 넣으려 하면 어미는 죽기살기로 덤벼듭니다.
요즘 자식 버리거나 학대하는 부모들이 간혹 있던데
짐승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야기가 흘러 이상한 쪽으로 가긴 했는데......

제주에서 잔치집이나 마을에서 며칠만 지내보시면 느끼실겁니다.
말그대로 (흑)돼지고기는 제주의 소울푸드입니다.
돼지를 빼놓고 제주의 음식문화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 저희 가족 이야기를 성의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읽으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거나 공유할 내용들을
    넣어보려 애쓰고 있는데 부족한 점들이 많습니다.
    긍정적 소통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 건강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건강할 당시에는 그 소중함을 절대 알 수 없죠!
    여러분 가족들 모두 건강한 하루 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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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정착을 하셨다니 쉬운 결정이 아니셨을텐데 경의를 표합니다^^
제가 예전에 갔을때 똥돼지들은 정말 똥을 먹던데 지금은 사료를 먹나 보군요.ㅎㅎㅎ 제주 똥돼지 맛은 정말 일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든지 맛보실 수 있으니 행복하시겠습니다.^^

시골 정착은 거의 20년 간 숙원사업이었는데, 제주로 오게 될지는 몰랐네요.-.- 이뤄놓은거 다 버리고 오려니 쉽지 않더라구요. 만용 부려 내려왔는데, 큰 애 빼구 다 좋아하니 다행입니다^^ 동네형님들이 잡지 않으시면 흑돼지 맛보기는 쉽지 않아요. 제주인들에게도 흑돼지는 비싸니까요.ㅎㅎ아주 가끔-.-;

잘 읽구 갑니다 ^^

감사합니다^^

옛날 제주도 분들 그 똥돼지를 덜 익혀 드시거나 특수부위를 회로도 드셔 병이 많이 생겼었죠. 요까지만 ㅎ

지금도 동네 형들 잡으시면 골수니 뭐니 잡자마자 생으로 먹으라고 주시는 부위들이 있더군요. 먹어보면 고소한 부위들...헉! 제 몸에 병이 생겨있으려나요T.T; 자제해야겠군요^^;

돼지는 익혀먹어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죠.ㅎ

제주에서 자연과 함께 하시는 모습이 참 좋아보입니다~

만용부려서 이뤄놓은것들 포기하고 내려왔는데...후회는 안하려고 노력중입니다^^;

어차피 인생 공수래 공수거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돼지들은 걷는게 너무 귀엽죠 ㅎㅎ

그 귀염둥이를 가끔(?) 먹습니다-.-; 생각하니 무시무시하군요^^

예전엔 진짜 흑돼지를 찾아서 꽤 고생했는데..
요즘은 이마트나 농협에 남아 있는 털로 구별합니다.

돼지사육장 견학가도 재미나겠네요~

돼지들도 반지르르하게 귀여워요.
요즘 뉴스에서 우리에 같혀서 대량 생산 위해 키워지는 돼지들 자주 보다가 이렇게 농장에서 자유롭게 지내는 아이들 보니 저도 얼굴에미소가 가네요

회사 후배 한명도 가업 잇기 위해 돼지 농장 한다고 하던데...잘 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새끼 돼지는 너무 귀엽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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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곳에 자리를 잡으셨네요
마냥 부럽기만합니다
좋은 시간되세요

감사합니다^^; 처음에는 경상도 산골 아무곳이나 찾아보다 어떻게 일이 풀리려니 여기까지 오게되었네요.-.-; 여기도 생활하는 곳인지라 1년 지나다보니 다른 곳과 별 다르지 않습니다^^;

제주도는 특별한 느낌이거든요
더불어 사는 재미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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