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파파의 상담실]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명심할 두 가지 덕목

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상담이나 교육에서 이론적이거나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내용은 그리 효과적이지 않았습니다.

대부분 그러한 원칙이나 내용을 몰라서가 아니라 ‘부모 자녀 관계’ 라는 특별한, 깊은 사이이기에 차분하게 실행하는 것을 어려워하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심리와 행동을 주제로 다루는 전문가들은 관심과 애정을 부모처럼 가지면서 감정 조절이 용이하도록 전문성과 수련을 받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일반적으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으므로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넓은 의미로 부모가 치료자가 되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은 핵심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라는 말이 있듯이 자녀를 바라보는 복잡한 부모의 아빠의 심경을 헤아릴 때 “단순화”가 필요하고, 이 때 실생활에의 적용 또한 효과적임을 알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자녀를 대함에서 좋은 아빠의 역할은 두 가지로 압축됩니다.

첫째는 아이를 사랑하고 먹이고 힘들 때 격려하고 아플 때 치료해주는 역할입니다. 함께 놀아주는 것, 관심 있는 대화와 굳이 말이 아니라도 친밀함을 보이는 비언어적 메시지(표정, 해동 등)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있겠네요. 굳이 아이를 대상으로가 아니라 아빠 자신이 집에서 좋은 기분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도 이에 속합니다.

특히 오랜 세월 유교적 문화권에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이 부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더욱 신경을 써야 합니다. 아빠가 지나치게 근엄하거나 표현이 없는 경우에는 아이들의 정서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때문이죠. 큰아들 또는 외동의 경우에 특히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둘째는 자녀를 바르게 키우는 역할이다. 상대에게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하고, 밖에서의 사회생활,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하는 기본 예절과 도덕성은 유치원 졸업 전에 부모로부터 배우는 것입니다.

제가 학부모와 교사 대상의 초등학교 강연을 할 때 부모들이 학교에서의 사회성 교육 강조를 강의내용에 넣어 달라 하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는 잘못된 요구입니다. 기본 사회성의 교육과 훈련은 입학 전 부모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학교 선생님 보다 부모가 일차적인 역할과 책임을 맡는 것인데, 모든 인간의 학령전기(만3~6세) 발달과제가 바로 <사회성의 기본 확립>임을 알아야합니다. 이는 부모와 자녀 사이의 세심함에서 발달하는 것이며 입학 후에는 이것이 비로소 실제 적용되고 발휘되는 단계가 이루어짐을 명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필요할 때 아이에게 지적하고 야단을 치는 것도 바로 이 두 번째 역할에 속합니다. 그래서 가끔 조부모가 양육을 전담하는 경우에는 사회성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손주를 예뻐하고 사랑을 주는 것에는 큰 어려움이 없으나 필요할 때 제지하고 따끔하게 야단을 치는 일을 힘들어하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계시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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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명심할 것은 이 두 가지 역할에 소홀함이 없어야 하고, 두 번째 역할이 더 앞서거나 강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랑을 듬뿍 주고 격려하고 친밀한 아빠가 필요할 때 바르게 키우기 위한 지적이나 야단은 아이의 발달에 피와 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랑과 격려 칭찬 표현이 너무 부족한 아빠는 야단과 지적이 아이에게 상처가 되거나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평소 충분한 좋은 감정 표현은 필요할 때를 대비하는 저축과 같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