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번 듣고 바로 푹 빠져 든 노래

in #kr6 years ago (edited)

내가 아끼는 곡들중에 처음 딱 한번 듣고 바로 푹 빠져 든 노래들은 손 꼽을 정도이다. 그 중 한곡이 사보이 브라운의 Hellbound Train 이다.
암흑속을 달리고있는 열차의 매 순간들을 어찌 이리도 잘 표현 했을까 하며 어렵게 구했던 백판으로 수백번을 들었던 곡이기도 하다. 시시때때로 무임승차 해서 키득거리며 듣던 이곡은 암울했던 그시절의 힘없던 젊은이들에게 역설적으로 위안을 주기도 했던 곡이기도 했었다.
savoybrown1.jpg

내가 이 곡을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제껏 내 평생 본 연주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본 연주의 곡이기 때문이기도하다.
쇼무대가 사라지던 70년대 초 중반, 그 당시 꽤 큰 규모의 일류 극장중에 하나였던 모극장에서 락쇼가 있었다. 사실 그 때만 해도 전문가들을 제외하고는 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시기였기에 흥행에 실패할 확률이 높은 락쇼를 프로덕션하는 쇼단은 거의 없었다.
이런 저런 복합적인 이유들 때문이였는지 3층 크기의 큰 극장이였는데도 쇼를 보러온 사람은 나외에 열명이 채안되는 정말 비참할 정도의 관객이 였으니 쇼의 주인공들은 얼마나 황당하고 당황했을까? 후에 나름대로 이유를 생각해보니 전문 쇼단이 구성한 볼거리가 많은 페키지 쇼도 아닐뿐더러 남진 라훈아 이미자 의 단독쑈도 아닌 아직은 낯설은 락밴드의 단독 콘서트형식의 쇼였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경찰들이 극장입구에서 장발단속한다고 바리깡을 들고 기다리고있었으니 그나마 Rock 을 좋아하던 더벅머리 젊은 친구들은 이런 쇼를 아예 피해 다녔기 때문이기도 했던때라 아마 그렇게 텅빈 공연장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변두리 극장도 아닌 소위 일류에 속하는 극장의 쇼무대였는데도 도저히 상상이 안되는 관객수로 큰 극장의 자리가 모두 텅 비어 있었지만 그래도 조금도 아랑곳 하지 않고 미친듯이 연주를 하며 흥얼거리던 세 사나이들.
그들은 바로 신중현과 엽전들이였다.
너무도 썰렁한 분위기라서 괜히 세분한테 미안한 생각조차 들었다. 그래서 나는 아예 아무도 없는 2층으로 올라가서 혼자서 쇼를 관람을 하고있었는데 그 분들이 연주를 시작 한 곡이 바로 내가 좋아하던 Hell bound train 이였다. 하필이면 이노래가 ...... 꼭 나를 위한 무대같았다.
무대에서는 베이스를 담당하는 이남이씨가 각설이 모자를 쓰고 눈을 지긋이 감고 아래 위로 머리를 흔들며 연주를 하고 있었다. 신중현씨의 멜로디 기타 연주는 말 할것도 없거니와 이남이씨의 베이스 기타 연주는 그야말로 신들린 듯한 연주였으며 드럼을 연주하던 권용남씨의 열차바퀴 소리처럼 쿵쿵대던 미친듯한 드럼 엮시 최고의 연주였다. 5명의 사보이브라운 연주를 세분께서 완벽하게 소화해낸 기적같은 무대였다.
벌써 45년 전의 일이지만 이제까지 내가 본 여러 무대 중에서 가장 인상 깊고 훌륭한 무대로 아직도 남아있다. 난 요즘도 이노래를 들을적 마다 눈을 지그시 감고는 머리를 슬쩍슬쩍 흔들어 대곤한다.

노래감상 Tip :
지옥행 열차를 탑승하기에는 라이브 스테이지 곡보다는 오리지날 레코딩 곡이 좋다. 노래가사를 번역할려고 애쓰지 말자. 종교적인 선입견으로 감상 하지말자. 그저 흥얼거리면서 같이 달려보자.
연주가 시작되면 눈을 감고 감상을 시작해보자. 그럼 당신은 지옥으로 가는 열차를 무임승차하게 된다. 베이스기타의 리듬에 맞추어서 살짝 살짝 머리도 앞 뒤로 흔들어보자,
멜로디 기타와 베이스 기타 그리고 드럼의 음율을 가능하면 각각 따로 따로 분류해서 감상해 보자. 잠시 동안은 멜로디만 쭉 듣다가 또 잠시 동안은 베이스 기타만 또 잠시 동안은 드럼 그리고 또 잠시동안은 키보드 음률만 들어보자. 멜로디는 멜로디대로 베이스는 베이스 대로 드럼은 드럼 대로 키보드는 키보드 대로 모두가 일품이다.
열차는 출발역을 떠나면서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달리다가 간이역들을 거치면서 서서히 속력이 빨라진다. 당신이 살아온 모든 삶이 노래속으로 스쳐 지나가면서 60마일, 70마일, 80마일 그리고 가장 속력이 빠른 90마일에 이르는 9분후에 당신은 종착역인 지옥으로 뚝 떨어진다.
눈을 뜨자.
당신은 지옥이 아닌 우리들이 아웅다웅 살고있는 천국에 떨어져있는 기적(奇蹟)을 체험하게된다.
연주의 climax 부분에 쾌엑!!하고 울린 그 기적(汽笛)소리는 당신이 숨쉬고있는 바로 이 순간의 기적(奇蹟)으로 바꾸어준다. 어느 영화에서 누군가 말했듯이 우리는 매 순간을 기적속에서 살고있다.

Savoy Brown - Hellbound Train

Hellbound Train, I'm on it's track
Too late now to turn my back
Conductor coming ticket in his hand
Come to claim my soul
Take me to his land

Hellbound Train I been so wrong
Too late now I'm moving on
Conductor standing watch in his hand
Got to get aboard take you to his land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Take a long look lady 'cause you won't see me again
Take a last look lady, yes hard and long
'Cause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Hellbound Train driving slow
Move on down to the Hell below
Conductor please won't you lend a hand?
Got to get on board take me to your land
Yes I know I've been so wrong
Too late now I'm moving on

Hellbound Train I'm on it's track
Moving down I can't look back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Take a long look lady 'cause you won't see me again
Take a last look lady, yes hard and long

'Cause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Take a long look lady 'cause you won't see me again
Take a last look lady, yes hard and long
'Cause I'm go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Lost and fly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Lost and flying down the road on the Hellbound Train
Hand and hand with the d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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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 참 좋네요. 온 몸을 흔들흔들 거리며 듣기 좋은 곡이네요 :)

조금 긴 연주입니다만 노래제목에서 느끼는 점과는 달리 들으면 들을수록 처음 들었을적에 못느낀 세세한 부분까지 느낄수 있는 노래로 제게는 항상 새롭게 들리는 노래입니다.

노래도 매력있고 영상에 나오는 이미지들도 노래와 잘 어울려서 지옥과 천국의 느낌을 더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역시 정확히 보신 부분입니다. 음악 하나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는 것도 의미가 있는것 같습니다. 무언가 통하는 것 같은 동질감의 의미....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zorba님이 donkimus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4/29]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 gyedo 남캘리포니아 donkimusa/td> LA, 캘리포니아 t...

고맙습니다.

허걱! 저도 모르게 air guitar를.....

골프님도 역시 !!
솔직히 고백하자면 그 날 2층 극장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서 나도 에어 기타를 ~~~~~

zorba님이 donkimusa님을 멘션하셨습니당.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연결되용~ ^^
zorba님의 [2018/4/30] 가장 빠른 해외 소식! 해외 스티미언 소모임 회원들의 글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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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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