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애주가의 고백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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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모집을 보자 마자 바로 신청했다.
그냥 하루 한권의 책을 읽는 요즘 난 .."닥치고 읽는다" 라는 생각으로 책장을 넘긴다.
굳어진 머리를 망치로 깨부수는 작업이라 자위하면서 말이다.

감사하게도 서평단에 당첨이 됐다.
책 표지를 보고 놀랐다.
5년 연속 독일 인문분야 베스트셀러 1위??

사실 무슨 책인지 알아보지 않고 덥석 서평단 신청을 했던 나로서는
"음... 괜찮은 책인가 보군" 하며
첫 페이지를 넘겼다.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기 까지 이틀이나 걸렸다.

한마디로 책 내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 술 끊고 나서 인생이 달라졌어!"

책을 읽으며 한가지 나만의 고정관념이 깨졌다.
독일은 술을 물처럼 마시는 나라이기에 술에 대한 많은 문화가 존재할 꺼라 생각했다.
물론 금주 문화도 포함될꺼라는 나만의 상상^^;

하지만 책 속에 드러난 독일은 음주 문화에 대한 무한한 너그러움이 가득했다.
싼 주류세는 이 문화를 더욱 뒷받침 해준다.

반대로 금주는 세상의 즐거움을 참아야 하는 고통스러운 고행처럼 바라본다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가 여기서 잠시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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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하고 싶은 얘기는 독일인이 년간 얼마나 많은 술을 마시는지 였다.
그런데 조그만 글씨로 2015년 한국의 연간 개인 술 소비량이 나온다.
독일보다 더 많다--;
문화적으로 우리나라 또한 술에 관용적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술을 물처럼 마신다는 독일보다 더하다는 것은...--;;

한번 생각해 볼 문제다.

저자는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금주를 하게 되고
그 뒤 음주로 인해 얼마나 소중한 인생을 낭비했는지
깨닫게 된다.

제목 그대로 저자의 음주에서 금주까지의 고백이 이 책이다.
그 힘들었던 과정과 금주로 인한 삶의 변화.

궁금한 것은 어떻게 이것이 5년 동안 독일에서 인분분야 1위를 할 수 있냐는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술을 즐기는 독일인들에게 이 책이 화두가 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들도 내면에서 항상 금주에 대한 갈등은 한 번쯤은 하지 않았을까?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한국의 술 문화는 어떤가?

그리고 만약 이런 류의 책이 한국에도 출간된다면 이정도의 이슈가 될 수있을까?

이틀동안 책을 다 읽으며

술이 인간사에서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다시 생각해 본다.

나도 한때 잠시나마 술을 먹었던 때가 있었다.
술은 괴로움이나 외로움을 잊게 해주는 약과도 같은 존재로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항상 마약처럼 그 때 뿐이었고 몸은 더 괴롭기만 했다.
술을 적당히 즐기는 것에 대한 기준도 그것이 상황에 따라 얼마나 쉽게 무너질수 있는지
저자는 통계적인 수치로 알려준다.

술이 행복을 주는 것일까? 아니면 행복해서 술을 마시는 것일까?

행복하다면 술을 대체 할 수 있는 무엇가를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지금 난 술을 먹지 않는다.
첫째 맛이 없고(맛있었으면 먹었을까?^^) 둘째 온전한 내 정신으로 삶을 대하고 싶어서다.

괴로움도 외로움도 술보다는 사람이 더 좋은 약이였던것 같다.
때론 내 자신과 독대하는 시간도 보약이었다.

구지 술의 힘을 빌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사회적 관계를 위해서라고?

술이 없어도 얼마든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면
그 생각 또한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저자처럼 말이다.

뭐.. 어쨌든 금주에 대한 독일인 한 사람의 삶의 독백이
독일인 전체에게 화두가 됐다는 것은
그 만큼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이라.

우리나라도 그래야 할텐데...^^;;

---- 본 서평은 거인의 서재 (https://www.facebook.com/groups/gshoulder/) 이벤트에 당첨되어
책을 선물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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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제목에서는 나를 합리화할 수 있는 좋은 글이 있을까? 하는 느낌이었는데, 내용은 제겐 충격적이군요. ㅎㅎ 사람이 더 좋은 약이었다 는 말에 절대공감합니다. 피하지는 않지만 맣이 마시지는 않습니다. 주말에 제가 좋아하는 축구를 보며 마시는 맥주 1캔의 매력과 충만감은 저를 모든 것에서 자유롭게 합니다.
독일에 출장을 가면 사무실 냉장고에 맥주가 있으며 점심시간에도 마시는 것을 보고 (물론 소량입니다) 놀랐던 기억과 수많은 향과 맛의 수제 맥주에는 활홀감마저도 느꼈죠. 저는 금주보다는 절주의 길을 조심스레 가고싶군요. 감사합니다.

ㅎㅎ 절주가 정말 쉽지 않은 건데 왠지 잘 하실수 있을것 같아요^^ 응원합니다^^

세계 지도에 알콜 소비량을 기준으로 짙은 음영을 넣은 지도가 생각나네요.
참고로 우리나라 주변은 모두 옅은 음영이지만 우리 나라는 완벽한 검은색 이었습니다.

ㅎㅎ..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우리나라도 술에 대해서는 정말 많이 관대한것 같아요..
술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함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좋은 회식 문화들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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