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카페 스토리] Choojai Coffee : 한 그루의 나무를 키워내듯 그의 곁을 지킨 사람들

in #kr7 years ago

안녕하세요, @dianamun입니다. 며칠동안 스팀잇에서 소식을 못 올렸네요.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4월에 있을 <2018 치앙마이가 제주에 옵니다> 행사준비로 인해 제주도에 출장을 다녀왔어요. 제주도에서 팀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장소들과 협의를 하느라 스팀잇을 할 시간이 없었네요. 오늘은 다시 미팅 내용들을 정리하며 하루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그 전에, <치앙마이 카페 스토리>는 계속 연재가 되어야겠죠? ^^ 오늘 들려드릴 이야기는 Choojai Coffee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한 사람의 인생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한 그루의 나무를 키우듯이 여러 사람이 필요하다. 저 역시 요즘 제 주변의 크리에이터들과 일을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더 많은 나무들을 키워낼 수있는 좋은 자양분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물론... 저도 같이 크구요. ^^ 제주도 출장 다녀온 이야기는 또 정리하여 공유하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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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hoojai Coffee

한 그루의 나무를 키워내듯 그의 곁을 지킨 사람들
Wut의 이야기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마치 한 그루의 나무를 키워내듯이, 그가 만난 사람들은 그에게 물이 되고, 빛이 되어 그의 곁에 머물렀다. 커피를 잘 모르고 관심도 없던 그가 커피를 시작하기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도움을 주었다. 누군가는 그에게 드립 커피포트를 선물해주었고, 누군가는 카페를 같이 데리고 다니면서 커피를 맛보게 했다. 또 누군가는 그에게 일본에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다. Wut은 드립 커피포트로 커피를 만들기 시작했고, 커피 맛을 보면서 커피를 알아가기 시작했으며, 일본에 가서 사람들에게 커피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그는 그의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커피를 만든다. 아주 작은 카페에서 손님들을 기다리며 말이다.

카페를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는지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지인의 권유로 Thai Volunteer Service Foundation(TVS)라는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어요. 당시 저는 실업자 상태인 데다가,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죠. 그런데 TVS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아주머니 한 분을 만나게 되었고, 그분을 통해서 제가 모르던 것들을 하나하나 배워가기 시작한 거예요. 특히 자원봉사를 왜 해야 하는지 몰랐던 저에게, 자원봉사의 의미를 많이 알려주셨죠. 아주머니가 절에 같이 가자고 이야기를 하면, 저 역시 따라나서곤 했어요. 왜 가는지도 모르면서 말이죠. 시간이 날 때는 Akha Ama의 Lee 씨나 Doichang Coffee의 Wicha 씨의 동영상을 보곤 했어요. 저 역시 그분들처럼 젊었고, 가족이 운영하는 커피 농장도 있다 보니,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동기부여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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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ojai Coffee는 그때부터 시작된 건가요?
하나의 사건이 아니라, 여러 사건들이 퍼즐처럼 서로 연결되어있어요. TVS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됐고, 그때 커피를 만드는 Sang 형을 알게 됐어요. 그리고 어느 날 물건을 교환하는 행사에 참여했는데, (서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물건을 교환하는 행사였죠) 그때 받은 것이 바로 드립 커피 포트였어요. 당시에는 사실 그 물건이 무슨 물건인지도 제대로 몰랐어요. 저에게 그것이 필요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요.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저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거예요. 프로젝트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 중 몇몇은 저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거든요. 저희 가족들이 커피를 재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제게 드립 커피포트를 준 거였죠. 하지만 정작 저는 커피의 가치를 알지 못했어요. 관심이 전혀 없었거든요. 드립 커피포트를 받고 나자, Sang 형은 저에게 커피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커피를 맛보게 했죠. 단아함과 우아함이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그 후로도 형을 자주 만났는데, 형은 저를 데리고 카페들을 방문하기 시작했어요. Gallery Coffee Drip 카페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 원두를 제공하고 있었는데, 저는 그때 드립커피 만드는 것을 처음 보기도 했거니와 여러 종류의 커피를 맛보게 되면서 살짝 긴장을 했어요. School Coffee에 찾아갔을 때는, 로스터기를 보면서 커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기도 했고요. 원두를 로스팅할 때는 시간을 재면서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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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카페들을 돌아다니면서 커피를 조금씩 알아갔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배우는 과정에서 많은 영감을 얻으셨나요?
사실 느낀 것은 별로 없었어요. 집에 돌아와서도 저는 농장에 있는 풀만 벴거든요. 하지만 고향 집에 있을 때도, Song 형은 저를 계속 챙겼어요. 커피 이야기도 나누면서요.

그럼 커피를 만들고 싶다고 느꼈던 결정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그냥... 저희 가족이 심은 커피를 알고 싶어 졌어요. 저는 사실 가족들이 재배하는 커피를 잘 몰랐어요. 해마다 재배하는 커피 원두를 여기저기 보내는 것만 봤거든요. 커피 맛도 제대로 본 적도 없었어요. 사실 가족들이 재배하는 커피의 맛이 어떤 건지 제일 잘 알아야 하는 데도 저는 그렇지 못했죠. 그러다가 작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커피에 집중하게 됐어요. 커피를 만들기 시작한 후에 많은 사람들을 알게 됐고, 커피로 버스킹을 하듯이 돈도 벌었죠. 행사나 축제가 있으면 저는 그곳에서 커피를 만들어서 팔았고, 사람들도 이제는 제가 행사장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인지하기 시작했어요.

직업으로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던가요?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요.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많은 돈을 바라지는 않아요. 큰 사업으로 발전시키고 싶지도 않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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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를 일본에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어떻게 일본에 가게 되셨나요?
Aki 씨가 커피를 마시러 제 카페에 자주 들렀어요. 저희 가족들이 운영하는 커피 농장도 같이 방문한 적이 있고요. 어느 날, Aki 씨가 저에게 일본에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어요. 그가 일본에 돌아가기 전이었죠. 저는 제일 좋은 커피 원두를 준비하며 일본에 갈 준비를 했어요. 하지만 사실 커피 원두를 가져가면서 조금 걱정을 했어요. 혹시나 입국할 때 문제가 되지는 않을까 해서요.

일본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제가 일본에서 참여한 행사는 10일 동안 진행됐어요. 작은 테이블을 하나 놓고 손님들을 기다렸죠. 커피가 손님들과 스스로 소통할 수 있다고 믿었거든요. 저는 ‘커피를 만드는 사람일 뿐이니까’라고 생각하면서 손님들을 기다렸어요. 하지만 첫 2~3일 동안에는 아무 일도 생기지 않았어요. 보다 못한 친구가 저에게 조금 더 적극적으로 Choojai Natural Coffee를 홍보해야 한다고 부추겼고, 결국 마지막 남은 3일 동안 저는 적극적으로 손님들을 불러 모았어요. 그제야 가져온 커피도 다 팔 수 있었죠. 커피 원두를 사간 사람들도 있었고, 더 많은 양을 주문하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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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만들면서 어떤 경험을 얻었나요?
Paganyaw 라는 이름의 가게에서 일하는 아주머니가 한 때 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사람은 자기 힘으로 살아야 한다고요. 예전에 저는 제 스스로를 어린아이처럼 약하다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한테 도움을 청했어요. 하지만 일본에 다녀온 후에 저는 제 스스로가 바뀌었다는 걸 깨달았죠. 자신감도 많이 생겼고, 돈을 버는 것이 예전처럼 막연하게 느껴지지만은 않았어요. 커피가 있으면 어디를 가든 친구를 만날 수 있고, 세계 여행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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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글이네요. 보팅드립니다. 종종 놀러오세요~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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