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콤하고 쫄깃한 함흥식 비빔면"

주소 : 부산광역시 서구 자갈치로23번길

부산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자갈치 시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눈에 띄는 노란 간판집이 있습니다. 55년 전통의 함흥냉면전문점. 지나다니면서 보기만 하다가 드디어 가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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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외관을 보면 그리 오래된 집 같지는 않습니다만,
2013년에 발간된 "부산밀면이야기"라는 특별전시회에서도 오래된 집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가게 안에 들어와 보면,
밖에서 봤던 느낌과 다릅니다.





메뉴판의 스타일만 봐도 예스럽습니다.
가격이 변경된 부분의 숫자 사이즈가 제각각이네요.





함흥식 보통으로 하나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따뜻한 육수 한 잔을 내어줍니다.
육향은 느껴지지 않고, 짭조름함이 강합니다.





전분 반죽을 저 틀에 넣고,
면을 뽑습니다.





함흥냉면 보통 7,000원.
그냥 봤을 때 큰 특색은 없습니다.





면종류 음식을 먹을 때 항상 젓가락을 대각선으로 꽂고 찍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젓가락 한 짝이 더해지면서 사진이 한층 맛깔스러워 보입니다.





올려 놓은 고명을 헤쳐보니 단단해보이는 제육 두 조각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제육 밑에 있는 이 빨간건 뭘까요.
생소합니다.

하나 집어 맛봤더니 꼬득꼬득한 식감이 무말랭이 같습니다.
무를 말린 뒤 식해를 담글 때 처럼 무쳐낸 것 같은데,
숙성되지 않아서인지 새콤한 맛은 없습니다.





비비고 또 비벼도 생각처럼 잘 비벼지지 않는 면발과 무말랭이.
그래서 면과 무말랭이를 적당히 같이 집어서 맛보기로 합니다.





면과 무말랭이의 적당한 비율.
꼬득꼬득한 식감의 무말랭이와 쫄깃한 면발의 조화가 이채롭습니다.





양념이 살짝 맵긴 하지만, 과하게 맵진 않습니다.
적당히 매콤하고 달콤한 맛.





개인적으로 비빔면 보다는 물이 있는 스타일을 선호하지만 면요리는 제법 많이 먹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비빔면은 처음입니다.





좀 먹다보니 매운맛 보다는 단맛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막바지에 달해 아껴두었던 제육으로 면발을 감싸 함께 맛보니 더 맛있네요.





일반적으로 냉면이나 밀면집에서 내어주는 절임무는 없습니다.
비빔면 안에 들어 있는 푹삭은 절임무는 너무 삭아서 시큼하고 물컹합니다.
그리고 무말랭이와 함께 가자미인지 가오리를 무쳤던데,
소량이었고 무른 식감에 양념맛이 강해서 구분하기 어렵더군요.

전반적으로 독특한 함흥식 비빔면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 맛본걸로 만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