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진상규명만이 트라우마 극복의 길이 아닐까

in #kr6 years ago (edited)

기무사 관련 문건에 대한 의혹이 계속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어제 들었던 김현정의 뉴스쇼 아침 방송에서 나왔던 천안함 장병의 인터뷰는 제게 또 하나의 의혹만을 더 했습니다.

물론 이 장병이 겪었던 트라우마, 깊은 마음의 상처에 대해서는 인간적으로 안됐다는 생각이 들고, 특히 나라로부터 버려졌다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는 것에서는 연민의 정도 느꼈지만, 몇가지 설명되지 않는 점들이 있었습니다.

이 장병은 방송에서 잠깐 언급됐던 고막 파열 등 어뢰 폭발이 있을 때 있을 당연한 인체 손상에 대해 버블젯 어뢰의 폭발 때문에 직접 타격이 아니라서 그런 충격이 없었다고 했고, 또 격벽이 많아 충격이 흡수될 수 있었다는 말을 했는데, 이것이 비과학적이라는 것은 둘째치고 그런 어뢰를 싣고 다닐만한 잠수함이 사고 해역에 들어올 수 없다는 사실 자체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리고 사고 나서 바로 인터뷰를 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걸린다고 했었는데, 그 당시 분명히 군은 천안함 승선 장병들을 모두 일정기간 격리했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게다가 승조원들이 '좌초'의 의미를 그렇게 광범위하게 쓴다는 것도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방송중에도 의혹에 대한 질문들이 많이 들어왔다고 하지요.

그리고 천안함 승조원으로서 사건이 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전역해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났고 지금까지 유학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저 같았으면 지금 그 유학비 마련을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혹은 어디서 지원을 받고 있는가에 대해서도 질문해 봤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론은 '특종'이라는 것에 대해 너무 민감했던 것은 아닌지, 그리고 이런 저런 질문을 더 하지 못하게 사전에 이미 어느정도 통제된 인터뷰를 한 것이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들었다는 건, 제가 언론계에 나름 오래 종사했기에 그런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천안함에 대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의심을 갖고 있는 것은 그 진실이 어떤 경로로든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런 의심들은 정확한 규명을 통해서만 걷어낼 수 있는 겁니다. 그리고 여기서 갖게 되는 불신은 지금 기무사 사태로 촉발된 군에 대한 불신과 근본적으로 다른 게 아닙니다. 군이 지금까지 어떤 사건이든 진실이 밝혀지는 데 가져왔던 일종의 앨러지 같은 것이 얼마나 우리에게 불신을 쌓아왔는지는 군 스스로 반성해야 할 문제 아니겠습니까.

어쨌든, 진실이 확실히 밝혀지고, 생존 장병들이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를 바래 봅니다. 그리고 저는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것이 진실의 확실한 규명이라고 믿습니다.

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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