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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근황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궁금한 점 길게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글이나 인터뷰에서 모든 걸 설명하고 말할 수 없어서 이러저러한 궁금점이 생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이상인 평화주의의 입장에서 군대라는 집단을 거부하는 거에 앞서, 한 개인으로써 국가 폭력의 도구가 되는 것을 거부하겠다는 의미에서 생각해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잘 되실 것 같기도 하네요.
저 이전에 있었던 거부자들(종교적 사유 외)의 맥락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독재시절 양심선언을 이어간 군인과 전경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당시 반전운동을 진행하며 병역을 거부한 이들, 2008년 촛불 집회 때 시민들을 진압하라는 명령을 받아들일 수 없어 복무 도중 병역거부를 한 의경, 2006년 평택 대추리의 폭력적인 진압을 겪으며 병역을 거부한 이들 등등 이러한 분들이 앞서 행한 거부행위가 제 행동과 생각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니까요. 저도 마찬가지로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나 밀양 송전탑 건설 등등을 둘러싼 문제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며 느낀 바이기도 하구요.
작게는 난 폭력을 행하지 않겠다는 한 개인의 실천입니다. 하지만 이걸 공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하나의 운동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게 어떤 사회 문제의 직접적 해결에 바로 도움이 되는 건 아니겠지만 어떠한 물음을 던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하나 하나 쌓이다보면 사회가 바뀌겠지요.

제가 사진만 잘 찍지(??) 글쓰기를 잘 하진 못하고... 게다가 모바일로 작성중이라 뭔가 부족한 설명이 된 것 같지만... 여하간 궁금한 점 있으시면 또 말씀해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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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렇군요.... 설명을 해주시니 이해가 되는 부분들이 많네요... 감사합니다. 평화주의 입장에서 폭력을 행하지 않겠다고 공적으로 선언하는 운동에는 적극 찬성이고 저도 그쪽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다시 질문으로 돌아가서 그 운동과 군대를 거부하는 행위가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이어서 입대를 거부하신건지가 여전히 궁금합니다. 그 행동 자체가 상징적인 것이라면 이해할수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해서요. 제 경우에는 군대가서 폭력을 행사한 적이 없습니다.(뭐 맞는거야 제가 할 수있는 일이 아니니 어쩔수 없음니다만 ) 그리고 위에서 말씀해 주신 것 처럼 어떤 비 합리적인 혹은 누구에게 폭력을 가하라고 시키는 명령에 불복하고 항명하여 영창에 가는 행동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군대라는 것 자체를 거부하는 것에 어떤 다른 의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앞에 말한것 처럼 그 행동이 평화주의의 입장에서 그동안 그렇게들 해왔다고 하면 이해할수있습니다. )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형태로 연대하는 것이지요.
병역거부가 제가 촬영/연대해온 현장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하고 말씀드리기가 어렵습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오히려 이러한 현장들에서 보고 겪고 일들과 만나온 사람들(시민들과 활동가들)이 제가 병역 거부를 할 수 있게, 결심을 할 수 있게 도운 것이라는 것뿐...이구요.

저 개인에게 있어서 거부의 의미는 평소에 하던 다른 것과 같은 실천일뿐입니다. 사회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 군대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 등의 실천이요. 물론 이건 저 개인의 행동 방식일 뿐입니다. 비슷한 마음일지라도 누군가는 입대하여 직간접적인 폭력을 휘두르지 않음으로써 실천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시스템 내에서 내부고발을 통해 실천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시민운동 또는 정치를 통해 시스템을 바꾸려 노력하며 실천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중 어떤 방법이 옳냐 그르냐보다는, 이게 각자의 자리에서 할 일을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거부하면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제가 생각하는 제가 할 일이었구요.

아 그렇군요... 설명 감사합니다. 방법이 옳고 그르냐의 잣대는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혹시 '그 방법이 옳아?'라는 질문으로 들으셨다면 그런 의도는 절대 없으니 그렇게 받아 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혹시나 그 실천과 행동을 욕하는 사람들의 말은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두 분의 대화를 통해 생각지 못했던 많은 부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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