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투자자는 아니지만

in #kr6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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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버거의 ways of seeing을 빌려주다가, 이 책엔 오랫동안 내가 공들여 읽고 들고다닌 손때와 흔적이 묻었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이 책이 이북이었다면 힘들게 책을 찾느라 먼지를 털어가며 책장을 뒤적일 필요가 없었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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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에 내가 관심 있는 이야기들은 물화되기가 힘들다. 사진으로 찍을 수 없는 소재랄까.
블록체인, 디지털 프라이버시, 약간의 경제학, 빅데이터와 알고리즘, 검열, 기본소득.
취미도 뭐랄까, 앞의 이 주제들에 대해 주절거린 논문이나 잡지의 기사나 레딧의 무/유의미한 아무 정보를 읽으며 습득하는 게 되어버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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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과 트위터에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이야기 자체를 쓰기가 좀 그렇다.

작년의 엄청난 가격적 폭발과 하락 이후로 ‘비트코인’ 이라는 키워드는 ‘투기’ ‘도박’ ‘가즈아’ 등으로 이어지며 사람들의 머릿속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뒀으니. 언급을 시도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여간 그렇다.

하지만 스팀잇엔 개의치 않고 쓸 수 있다 (!)

나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및 토큰 경제에 흠뻑 빠져있다.
이것들은 굉장히 흥미롭고 기대되며 (우려되기도 하지만) 사랑스러운 주제다. 몇 년 간 틈틈히 공부하고 있는 웹/컴퓨터/정보인권 등과도 아주 잘 어울려서 인터넷 생활의 절반 정도는 관련 주제에 대해서만 찾아보고, 공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결코 투자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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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벌어 적당히 입에 풀칠하고 가끔 맛있는 것도 먹고 갖고 싶은 무언갈 사기도 하고 그러면 공과금이며 월세며 내기도 빠듯한데 제대로 된 투자를 할 여유가 있을 리 없다.
저축이 불가능한데 투자는 무슨(..)
어느 정도 여유가 있더라도 굳이 투자는 하지 않을 것이다. 기본적인 생활비를 제하고도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당장의 내 생활을 조금 더 행복하게 개선시키는 데 사용하지, 소액의 이익을 위해 현재의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별로 없는 것이다.

그렇다고 암호화폐를 안 갖고 싶은 건 아니다.
얼리어답터 기질이 있고 인터넷과 관련된 기술에 환장하고 반골적인 사람이니까-
어떤 의미에선 예술품, 피규어를 컬렉션하듯 암호화폐들을 소유하고 싶고, 어떤 의미에선 통용되는 화폐로써 사용하고 싶고 어떤 의미에선 단순히 유저가 되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미래에 가치가 상승했을 때 판매하여 이득을 얻고 싶은 마음으론, 굳이 사고 싶지 않다.

예컨데 나는 비트코인 하드포크의 하나인 비트코인 캐시가 적은 수수료와 제로컨펌, 방대한 커뮤니티 등의 대표적인 예를 이유로 인터넷에서 대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폐, 혹은 국가를 초월한 다용도의 결제 수단이 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비트코인 캐시를 ‘지금’ 구매해야 할 이유는 거의 없다. 밖에 나가면 현금이나 카드를 사용하지 비트코인 캐시를 사용하진 않으니까.
일본에 갈 일이 없으면 한화를 엔화로 환전할 일이 없는 것처럼, 지금 비트코인 캐시가 필요한 일은 거의 없다.

물론 커뮤니티적인 이유로 소량을 샀던 적은 있다 (갖고 있다가 대부분 치킨값이나 커피값을 위해 팔고 지금은 마을버스 교통비 정도만 남았다.)
레딧에서 서로 팁(btc서브레딧에선 비트코인캐시 팁봇 시스템을 이용해 백원~천원 정도의 팁을 주고 받는 문화가 꽤나 크게 활성화되어있다)을 주고 받거나 memo.cash (블록체인에 기록되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검열되지 않는 탈중앙화 트위터라 할 수 있다.) 를 이용해보거나 하는 등등의 활동을 해보고 싶어서.

왜. 얼마 전에 중국에서 검열을 피하기 위해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교수의 성폭행 범죄에 대해 적어서 널리 알린 일도 있지 않았나.
하여간 커뮤니티에 참여해보고 사용하다보면 생각의 지평이 넓어진달까(...) 그런 게 있다.

이런 이유들에서 여러 암호화폐들을 구매하고 사용해본 적은 있지만 투자 목적으로 사본 일은 거의 없다.

물론 대부분 그 ‘사용’ 이라는 게 스팀과 비트코인캐시 등을 제외하면 전송 몇 번 해보고 (무시무시한 거래소의 출금 수수료를 겪어보고...) dApp 몇 번 이용해보고 이런 게 다지만... (dApp이라 해봐야 콜렉팅게임/겜블링이 대부분... 이지만 이오스나이츠는 꾸준히 하고 있다, 재미는 별로 없지만)

이렇게 글을 이어나가니 투자를 하지 마십시오! 같은 뉘앙스가 되는 것 같은데 그런 건 결코 아니다.
투자자는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다. 누가 돈을 잃고 벌고의 문제를 떠나서, 자본이 유입되어야 실체가 만들어질 테니까. (물론 영영 실체 없을 것들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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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잡담은 마치고 로또 몇 장 사러 갑니다. 1등 당첨되면 스팀파워 잔뜩 올려서 좋아하는 분들 글에 유의미한 금액이 찍히도록 하고 싶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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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반전이네요. 전 암호화폐 알게된 이후로 로또 끊고 그 돈으로 사모으고 있는데.. ^^

암호화폐는 2-3천원어치 사도 운 좋아서 단기간에 10배 올라도 2-3만원이지만 로또는 운 좋으면 한 번에 몇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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