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그릇, 부자의 그릇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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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mi 님이 만들어주셨습니다.^^)

안희정에 대한 글들을 보면서 사람의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보았다. 거대한 욕망을 앞에 두고 얼마나'절제'할 수 있는 지가 그 사람의 그릇의 크기를 나타낸다고 한다.

역사 대대로 인물이야 많았지만 내가 기억하는 정치인들부터 예를 들어보자면 비슷한 군상들이 여럿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피닉제, 이인제다.

이인제는 박정희의 재림이라는 말을 들으며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비록 이회창에 밀리긴 했지만 결과에 승복하고 꾸준히 세력을 모았으면 다음에 당선이 되지 않았을까? 성급한 그는 바로 뛰쳐나가 창당을 하고는 후보로 나선다. 그 덕에 김대중이 당선이 된다. 이후 그는 피닉제 소리를 들으며 철새 대기록을 세웠다.

다음으로 떠오르는 건 정몽준이다. 이 역시 노무현에게 승복한 후 그냥 여유롭게 기다렸으면 다음에 기회가 왔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이 역시 성급했다. 선거 직전 찬물을 쫙 뿌리고는 갈라섰다. 이후의 흑역사는 말 안 해도 잘 알 거다. 그냥 양보하고 기다리면 됐을 텐데, 그걸 못 기다리고는 철새가 된 후 지금은 정계에서 사라졌다.

지난 대선에서 안희정에게 느낀 것도 비슷했다. 나는 그가 현명한 사람이라면 당연히 경선에서는 존재감만 보여준 후 차분하게 5년을 기다릴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갑자기 자신은 이번에 당선될 것이라면서, 선의니 대연정이니 하는 소리들을 해 대는 게 아닌가. 나는 내가 뭔가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서 기사와 연설을 수십 번도 더 뒤져 본 후에 결론을 내렸다. 이 사람은 그릇이 안 된다고... 이후 안희정 페북에 가서 쌍욕도 쓰고 블로그에 욕도 엄청 하고 그랬다.

아니나 다를까, 욕심 앞에서 사람이 망가지더니 결국 가장 말초적인 욕망으로 인해 죄를 짓고 이제는 저급한 성범죄자가 되게 생겼으니...

어쨌건, 가장 거대하고 탐스런 욕망의 실현 직전에 참을 수 있는 사람이야만이 큰일을 이룰 수 있다. 여기서 필요한 건 ‘절제력’이다.

그리고, 정확히 대칭되지는 않지만 부자에게도 그릇이 있다. 위의 그릇이 거대한 욕망 앞에서도 참는 능력, 즉 절제라면, 부자의 그릇에 가장 필요한 것은 당장의 불안에 휩쓸리지 않고 미래의 확고한 신념을 가지는 '인내'다.

사람은 머리로는 알아도 몸으로 따르기는 어렵다. 이성으로는 알아도 감정에 휩쓸리게 된다. 당장 얼마 뒤에 몇 배가 오른다고 생각은 하면서도, 지금 현실에서 파란불이면 불안해지고 확신이 사라지며 의욕도 없어지게 된다.

암호화폐의 고래들은, 그리고 스팀잇의 고래들은 그래서 대단한 사람들이다. 모두가 디지털 쓰레기라고, 0과 1의 숫자 나열에 불과한 데이터 쪼가리가 어찌 돈이 되냐고 할 때, 피땀 흘려 번 돈을 투자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부자가 많지 않은 이유가 거기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당장의 유혹에 흔들린다. 당장 하락하면 망할 거라 생각한다. 코인시장이 파란나라가 된 지금도 코인이 망하고 스팀잇이 망할 거라 생각할 사람이 많을 거다.

하지만 부자들은 그런 거에 흔들리지 않는다. 남들은 조그맣고 딱딱한 씨앗만 보며 비웃지만, 그들은 그 씨앗이 자라서 거대한 나무가 되고 무수히 많은 열매를 맺는 미래를 본다. 그래서 남들이 모두 떠나고 거들떠도 안 볼 때, 열심히 땀 흘리며 씨를 심고 물을 준다.

이게 바로 투자이며, 부자가 적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대부분의 사람은 근시안적 사고로 지금만 산다. 부자는 참고 견디며 미래를 본다. 그게 부자의 그릇이다.

시장이 폭락하자 모두 손절하기 바쁘다. 대부분의 사람은 손해를 보며 손절을 한다. 부자는 이럴 때 더 산다.

여기도 비슷하다. 스팀 스달이 폭락하자 모두 내다 팔기 바쁘다. 스팀잇도 시들해 질 거다. 말로는 스팀잇의 미래는 밝다고 하면서도, 이렇게 시세가 떨어지면 아마 스팀 스달 출금하면서 접으려고 마음 먹은 사람이 분명 있을 거다.

내 분명 장담한다. 그런 사람은 다른 투자로도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다. 투자라는 건 모 아니면 도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다. 리스크 관리라는 이름으로 어중간하게 하면 평생 어중간 할 수 밖에 없다. 투자의 귀재는, 고래가 될 사람들은 남들이 시들한 이럴 때 스팀을 주워 담고 더 열심히 글을 쓴다. 지금이 아닌 미래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다 나중에 코인 시장이 다시 오르게 되면 손절했던 사람들은 땅을 치고 후회를 하게 된다. 내가 미쳤지 그때 그걸 왜 팔았나 하면서...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 짓을 벌써 4년에 걸쳐 몇 번이고 봐 오고 있다.

스팀잇 오래 하신 분들은 잘 알 거다. 여기도 주기별로 순환한다. 남는 사람은 계속 남아서 결국 고래가 되고, 떠난 사람은 계속 철새처럼 오락가락 하며 평생 플랑크톤 신세다.

그게 바로 부자의 그릇이다. 남들이 거들떠도 안 볼 때 자신의 신념에 따라 꾸준히 하는 사람. 감성보다 이성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 지금은 기운 빠지고 힘들지만, 그래도 힘을 내서 억지로라도 열심히 하는 사람. 이런 사람만이 부자가 된다.

당연히 대부분의 사람은 하기 힘든 일이며, 그래서 세상에는 부자가 얼마 없다. 대부분의 개미들은 당장의 시세에 휩쓸려 우르르 몰려왔다 우르르 몰려가며 고점에 물어서 저점에 손절하기만 거듭할 뿐이니까.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을 들을 때는 이걸 기억해라. 역사에서 지금까지 단 한번도 하늘이 무너진 적은 없다.

그리고 시장의 끝장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물어라.

"끝장의, 그 다음은?"

세상에는 끝이 없다. 끝 다음은 새로운 시작만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자면, 폭락장의 끝에는 새로운 상승장만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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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멋진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

그래서 저는 간장 종지인것이 안타까워서 버텨볼랍니다!!! 늘 힘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간장 종지....
그릇 큰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큰 척 하는 사람도 대부분은 작을 겁니다.
저도 사실 되게 작습니다. ㅋㅋㅋ

여운 남는 글 잘 읽었습니다
읽고 많은 여운이 남습니다

비트코인이 2500만원이 넘었던 가까운 1월초쯤,
누군가 저에게

아 내가 왜 비트코인 1,000만원일 때 안샀을까?

이렇게 엄청난 후회를 하며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다시 말해줬습니다.

지금 그 가격인데 왜 안 사는데?

말씀주신대로 기다림, 끈기, 현명함은
쉽고 빠르게 결정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매우 작지만 보팅하고 가요

근데 저도 비트코인은 안 삽니다.
비트코인 전도사 로저 버도 비트코인 버렸다고 하더라구요.
암호화폐도 이제 2.0 시대로 가야겠지요.
스팀 가즈아~~~~

어떤 부분에서는 참 나약한 존재가 인간인 것 같아요.
그 나약한 면들을 강하게 달음질 하는 사람들이 좀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지 않나 싶네요. ㅎㅎ

여러가지로 이해할 수 없는 짓들을 하지요.
코인에 대해서 의심하고 공부하고 있는대로 심사숙고하더니
거래소에서 덜컥 급등코인 사서는 바로 꼴아박는 사람들을
되게 많이 봤습니다.
저는 이름도 못 들어본 코인을 겁 없이 사더군요.
희한합니다.

저는 스팀을 보유중이고 오를꺼라고 믿고있긴하지만 파워충전은 도저히 못하겠더라구요. 1000원일때 사놨던거조차도 '어차피 존버할건데 충전할까?' 생각하면서도 막상 실행은 못하니.. 부자될 그릇은 못되겠다란걸 항상느낍니다.ㅋㅋ

아직은 학생이라 여윳돈이 없기 때문이겠지요.
ㅎㅎ
뭐, 학생 벗어나도 여윳돈 없는 사람도 많지만요.

뜬끔ㅎㅎ 거래소 안들어간지 오래되었는데 오늘 보니 떨어지기는 했네요. 내려갈날도 있고 오를날도 있고 마음편히 스팀잇 라이프! 다크핑거님 잠이 솔솔 오는 따뜻한 오후되세요^^

우부님 댓글을 보니 막 잠이 쏟아지네요.
ㅎㅎ

그러기 위해 투자는 여유 자금으로 여유 되는 만큼 해야 하는거죠..
..

몰빵하면.. 절대 안됩니다..

그러는 전.. 이제 돈이(여윳돈) 더 없어... 돈 투자는 더 못하는데..
왜 시간투자는 더 느는걸까요? -_-;

시간도 돈인데... KRW 채굴 열심히 해야 하는데.. 말이죠.

여웃돈이 핵심이죠.
가만히 있어도 주체가 안되는 돈.
부자가 더 부자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거기 있죠.
가난한 사람이 가난해지는 이유도 거기 있고.
여윳돈이 아니니 넣어두고 안절부절하다 손절하고 반토막나고...

폭락장은 길고 쓰지만, 상승장은 짧고 달콤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그래서 계속 참고 참는거지요 ㅎㅎ (사실 잘하는게 이거 밖에 없어요)

ㅎㅎ 여러번 말했지만, 시세는 내년 1월에 보면 됩니다.
그 전에 1000원이 되든 100원이 되든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100원 되면 몰빵 가즈앗~~~)
ㅎㅎ

돈 없는 개미들은 어쩔 수 없지 않을까요? ㅎㅎ 돈이 돈을 버는 구조이니... 제 그릇의 크기는 간장 종지?? ㅎㅎ 하루종일 다크핑거님 글 언제 올라오나 서치하는 것도 힘드네요 시간 정해서 올려주심이... 간장 종지의 희망사항입니다 ㅎㅎ

슬슬 본업의 압박으로 인해 글 쓰는 빈도가 더 줄어들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아니 되옵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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