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이야기] 달도 차면 기운다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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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인문학적인 글을 쓰고 싶은데, 그간 읽은 책도 없고 게임만 줄기차게 해서 좋은 글이 나오지 않았다. (방금 전까지도 한글판 패치 기념으로 둠가이가 되어 지옥의 악마들을 찢고 -정말 찢는다. 맨손으로...- 오는 중이다.) 그 와중에 코인 시장이 줄줄 흐르고 여기저기 곡소리가 슬슬 나기 시작하다 보니 결국 평소의 레퍼토리인 코인 이야기나 해야겠다.

나는 코인 시장의 대표적인 지표로 땡글 분위기를 본다. 땡글에 채굴기 정리한다, 코인 망한다는 글들이 슬슬 늘어나기 시작하면 급등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다. 지금껏 여러 번 겪어온, 거의 정확한 시그널이다.

오늘도 재밌는 글이 올라왔다. 1700만개 이상 채굴된 비트코인 중 겨우 1만개에도 못 미치는 코인이 고래의 지갑에서 거래소로 옮겨졌고 여지없이 가격이 곤두박질친다면서, 이러다 비트코인이 0원에 수렴하지 않느냐는 걱정의 목소리였다.

세상의 모든 일은 주기가 있다. 뭐든지 극에 달한 후에야 변화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작년 말의 급등기가 상승의 극이었다면, 그 이후로는 바닥의 극이 찾아와야 된다는 뜻이다. 뭐, 이건 상대적인 것이라 누구라도 어디가 천장인지 어디가 바닥인지는 알기 어려울 것이다. 지나고 나서야만 비로소 ‘아 그게 천장이었구나.’, 혹은 ‘아 그게 바닥이었구나.’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이지만, 확실한 건 천장이든 바닥이든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거다. 천장 후에는 하락이, 바닥 후에는 상승이 기다리고 있다.

이런 걸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단기적인 극이 모든 것의 끝인 양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지나치게 비관하곤 한다. 오를 때가 있으면 내릴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으면 오를 때도 있는 건데, 오를 때는 막 1억 간다 뭐다 하다가 내릴 때는 0원 간다 망한다 하는 거다.

비트코인이 1억이야 갈지 안 갈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건 0원은 절대 갈 수가 없다. 당장 0원은커녕 100만원만 가더라도 미친 듯 사지 않을까? 몇 달 전 분위기 안 좋을 때도 600만원 이하로는 떨어지지도 않았다. 줄줄 흐른다면서, 곧 0원이 될 것 같다는 지금도 여전히 800만원이다.

사실 시세라는 건 대단히 복잡한 게임이론이다. 심지어 작년 이후로 참여자들도 너무 늘어서 이제는 쉽게 오르고 내리는 걸 예측하기도, 그렇게 시세를 조장하기도 쉽지가 않다. 파동이라는 것은 잔물결들이 쉼 없이 겹치다가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최소공배수처럼 맞아 떨어지는 그 시점에서 도약을 하기 마련이다.

지금 시장에는 고점에 물린 사람들도 많고 여전히 호시탐탐 진입을 노리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사람들이 여전히 많이 있었기에 4월에 잠깐 오를 뻔한 것도 그리 탄력을 받지 못한 것 같다. 모두가 비관적이 되고, 그래서 모두가 던져서 더 이상 던질 것도 없는 상황이 되면 그 때야 상승이 시작된다. 코인의 대부분을 최상위 소수만 가지고 있는 이유가 그렇다. 모두가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어쩌면 아직도 시장에는 개미들이 너무 많은지도 모른다.

그래서 코인은 존버만이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 존버는 몇 개 가지지도 않은 개미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고래일수록 존버를 하는데, 최상위 고래들은 이미 몇 년이고 존버를 한 사람들이다. 또한 그들은 시세가 좋을 때 코인을 팔 생각도 없을 거다. 오히려 시간이 흘러 코인의 가치가 높아지면 다른 걸 팔아서 코인을 더 모으지 않을까?

시장에 대해 비관하고 지금이라도 정리하려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전망은 희망적이다. 그렇게 매번 등락에 일희일비하면서 열심히 모은 돈으로 샀다 팔았다 하면서 꼴아 박는 사람들이 있어야 코인 시장에 자금이 유입된다. 코인으로 버는 사람들은 애초에 코인을 사고판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지, ‘그렇다면 언제 수익을 실현해야 하는가?’라고 묻는 사람들은 그 자체로 도박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대부분의 도박꾼은 운 좋게 단기에 벌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필연적으로 깡통에 수렴할 수밖에 없다.

전에도 말했지만, 코인의 방식에 따라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코인은 기업체가 아니다. 해쉬가 높을 때는 채굴기 장비 값과 전기세가 나갈지도 몰라도 본질적으로는 체인만 유지하면 되는, 심지어 노트북과 하드디스크만 있어도 유지가 된다. 물론 이게 거대화 되면 기업 수준이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정용 컴퓨터 몇 대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이다. (그 옛날 비트코인의 시작 역시 그러했다.) 아무리 시장이 얼어붙는다고 해도 생산과 유지비용 자체는 부담이 되지 않으며 소멸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니 코인이 망할지 모른다면서 공포에 떨며 던지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시장에는 긍정적이다. 조금만 올라도 내리는 지금의 상황도 그런 세력들의 의도적인 찍어누르기인지도 모른다. 이런 건 코인만 그런 게 아니고 주식시장도 뭐 다 똑같다. 결국 오를 때 사고 내리면 파는 짓을 하는 사람들만 털린다. 그런 사람들의 돈을 쪽쪽 빨아먹고, 물량 확보하고, 그렇게 시장이 망할 것처럼 보이는 그 시점에서 그렇게 코인과 자금을 주워 담은 세력이 가격을 쳐 올리면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게 된다. 이런 기법은 주식시장에서는 너무나 식상한 방식인데 코인에서도 똑같이 이루어지는 중이다.

주식 책에 많이 나오는 내용인데, 개미들은 매번 '하늘이 무너진다' 라고 한다. ‘코인이 망한다’는 말은 그 말과 같다. 지금껏 하늘이 무너진 적은 없으며, 주식시장이 사라진 적도 없고, 코인 시장이 망한 적도 없다.

그러니 마음 흔들리면서 팔까 말까 고민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 바람으로는 그냥 팔라고 하고 싶다. 그런 사람들이 다 팔아서, 코인과 자금에서 모두 손해가 나면 그 때가 바로 반등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면 너무 매정할 테고...

그러니 제발 버티시라. 코인 입문한지, 코인 산 지 얼마나 되었는가. 투자는 보통 몇 년을 보고 시작하는 게 아니던가? 코인 산 지 겨우 몇 달, 아니, 며칠 만에 왜 안 오르냐면서 코인 시장 망하네 마네 하는 사람들에게는, 제발 팔았으면 하는 본심이 있지만, 그래도 이런 글을 쓸 때는 좋은 생각을 나누고자 함이니, 부디 팔지 말고 최소한 3년, 아니 1년이라도 버텨보시라. 코인 시장이 망할 지 아닐지는 그 때 확인해도 늦지 않다.

요즘 또 코인이 망하네 마네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점이니 나는 상승이 멀지 않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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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버 D-588입니다 ㅎ_ㅎ

ㅎㅎㅎ
생각보다 그 날이 금방 올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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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 다크님 글 읽고 소량 추가 매입!

공포를 사면 최소 본절은 하더라구요~~ ^ 아직 코인공포가 안온건가 싶기도하구...여튼 올해는 조용히 조정기를 보내면될듯합니다~

코인붕괴라는 말을 많이 들었네요ㅠㅠ

애초에 몇년 뒤를 보고 있는 사람들은
지금 시세는 신경도 안 쓰고 있지요.
ㅎㅎ

시작하자마자 또는 며칠만에 급등하는 것을 바라는건 투기인거 같아요

이를 경제학에서는 '돼지 사이클' 이라 부르더군요. 투매가 생기면 바닥이 멀지 않았다는. 혹은 투매가 되어야 바닥이라는.

어감이 미묘하군요.
ㅎㅎ

ㅋㅋㅋ 돼지시장을 연구하다가 발견한 건데, 어감이 재밌죠~^

이 댓글만 보면 축산업자인줄....;;;

ㅎㅎㅎ 역시 다크님!

뭐 사놨는지를 잊어버리는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샀다는 사실 자체도 잊어버리고...
개인키도 잊어버리고...
ㅎㄷㄷㄷ

이미 하나 잃어버렸고요...ㅎㅎㅎ

잘 버티는 것도 능력이죠.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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