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약왕, 송강호와 마왕
실존 인물 이황순을 모티브로 삼아 다양한 요소들을 버무려 만든 송강호 쑈!
어쩌다보니 한달에 한 장씩 나오는 공짜 영화표, 이번 달 영화는 '모털엔진'으로 보고 싶었는데 어영부영하는 사이에 스크린에서 내려가버렸다. 흥행실적으로 봤을 땐 한두달 안에 IPTV에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보헤미안랩소디는 10월말일에 봤고, 다른 영화들-스윙재즈, 도어락, 국가부도의날-은 나중에 집에서 보더라도 극장서 보는 것과 큰 차이가 없을 것 같았고 어벤저스를 비롯한 무슨무슨 맨들이 나오는 건 이유없이 싫어해서 아쿠아맨은 패스했다.
마약왕을 엄청 보고 싶었던 건 아니고 마침 개봉일이라서, 주연배우가 매번 뻔한 기대만큼은 보여주는 송강호라서 골랐다. 3단 고음 기법으로 연주되는 영화였다. 동네 금세공업자가 밀수-마약밀매에 뛰어들어들게 되는 1단계, 사업이 승승장구하는 2단계, 모든게 무너져버리는 3단계.
단계마다 송강호도 변신을 하는데 1~2단계에서는 변호인, 택시운전사에서의 그와 하나도 다르지 않았고, 3단계의 송강호가 슈베르트의 마왕에 맞춰 연기하는 모습이 아주아주 인상적이었다. 마약중독자의 실제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 아래 애니메이션의 감정들을 송강호 한 명의 연기로 커버했다. 극장 스피커로 듣는 '남 몰래 흘리는 눈물과 마왕도 좋았다.
70년대가 주 배경이 되는 영화에서 중요한 장면마다 내 머릿속에서 미생의 오상식 차장과 김동식 대리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21세기 미인 배두나가 몰입을 좀 방해했지만 송강호를 위한 송강호의 영화.
네이버 영화 관람평은 "캐비어로 알탕 끓인 격, 배우만 믿고 보는 초특급 깡통영화, 명불허전 송강호" 정도였고 지인들의 반응도 '생각보다 별로다'정도. 그래도 만약 내가 오늘 극장을 또 가야한다면, 꼭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마약왕을 한 번 더 보지 않을까 싶다.
관람평이,,,, 캐비어가 압권이네요..ㅎㅎ
스토리나 캐릭터 설명이 불친절합니다. 악역 캐릭터가 왜 나쁜놈이 되었는지, 조연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주연배우 옆에 붙어있는지 등등에 대한 연결고리가 많이 부실하더라고요. 캐비어로 끓인 알탕은 맞지만 얼큰한 맛에 먹을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