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 X> 한대선 대표와의 인터뷰가 공개되었습니다!

in #kr8 years ago

처음 등장하는 기술에 대해서는 지지자이든 비판자이든 간에 다소 극단적인(혹은 낭만적인) 가설을 세워놓고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비트코인이 지구상의 모든 화폐를 대체할 수 있을지를 두고 벌어진 논쟁이 그랬다. 탈중앙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등장한 블록체인과 토큰이코노미를 대표적인 중앙권력이라 할 수 있는 대기업이 받아들이는 것이 모순적이라고 느끼는 것도 그런 경향 탓일 수도 있다.

카카오는 한국 모바일 시장을 지배하는 공룡이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94%에 이른다. 이런 점유율을 기반으로 광고, 게임, 인터넷 은행, 택시, 음악 등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카카오는 2017년 기준 매출액 1조9723억원, 영업이익 1653억원, 종업원수 2600명 규모의 공룡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런 카카오가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을 선언했다. 한국 모바일 플랫폼을 장악한 대표적인 ‘미들맨’인 카카오가 미들맨을 배제한 채 사용자들끼리 직접 가치를 주고받는 걸 이상으로 하는 블록체인을 받아들인다면, 미들맨으로서 챙기고 있는 막대한 수익은 어떻게 한다는 말인가? 텔레그램이나 Kik처럼 먼저 ICO를 시작한 메신저 기업들도 있지만, 이들은 메신저 외에 다른 서비스가 없다. 카카오와 같은 수익 모델이 없다는 얘기다.


‘미들맨’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략을 책임지는 자회사 그라운드엑스(X)의 한재선 대표는 “미들맨이 과연 없어질까? 미들맨이 다 나쁜 걸까? 이런 것을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현재 진행중인 무수히 많은 ICO 프로젝트들이 과연 지금 카카오나 아마존과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ICO가 참 희한한 구조다. 돈을 시작할 때 이미 다 벌었다. 2년 동안 처분 못하게 막아놓는다. 2년 금방 간다. 2년 동안 열심히 개발해서 스마트 컨트랙트 잘 돌아가게 해서 오픈한다. 사용자가 1000명 들어온다. 더 오게 하려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 마케팅을 하고 온갖 난리를 쳐야 한다. 그런데 이걸 왜 해야 하지? 돈은 이미 다 벌었는데?”

한 대표는 지난 3월 카카오에 합류하기 전까지 퓨쳐플레이라는 투자회사의 CTO로 투자 대상 기업들의 기술평가를 책임졌다. 그는 “투자를 해 본 경험에서 보면, 스타트업들이 백서에서 구현하겠다고 이론적으로 제시하는 것과 실제 사업 사이에는 엄청나게 큰 갭이 있다”고 말했다. 그 갭은 단순히 스마트 컨트랙트를 잘 개발하고, 토큰 이코노미를 잘 설계한다고 다 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업을 해본 사람들은 다 안다. 개발 끝났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거기서부터 시작이다. 그 갭을 어떻게 매울지는 비즈니스의 문제다. 작년까지 디앱(Dapp, 분산형 어플리케이션)을 만든다고 할 때 누구도 비즈니스를 얘기하지 않았다. 올해부터는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탈중앙화는 서비스의 핵심 요소가 아니라 방법의 하나일 뿐이다. 토큰을 주는 게 사용자에게 줄 수 있는 가치의 전부가 아니다. 토큰은 가치의 일부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업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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