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in #kr6 years ago

[마이클 케이시 칼럼]


공급망 내의 신뢰 장벽을 해결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주제로 발표를 할 때마다 늘 나오는 질문이 있다.

“그런데 데이터를 입력하는 주체나 개인을 아직 신뢰할 수 없지 않나요?”


그러면 내 대답은 매번 비슷하다.
“대부분 그렇죠.”

어떤 이들은 이를 두고 농부, 광부, 부품과 상품을 만드는 사람, 배송인, 도소매 상인들을 글로벌 무역 시스템에 연결해주는 거래망을 구축하더라도 블록체인이 거래망 안에서 마찰과 비효율, 불투명성을 만들어내는 신뢰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이어 블록체인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이들은 위조와 변조가 불가능한 원장은 결국 “쓸데없는 데이터나 주고받는 불변의 문제”를 만들어낼 뿐이라고 속단한다.

이것은 블록체인 기술이 전성기를 구가하기에 앞서 해결해야 하는 핵심적인 도전 과제를 짚어주는 훌륭한 질문이다. 이 문제를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보면 분산원장과 블록체인의 진정한 힘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틀을 배울 수 있다.

먼저 누구도 블록체인을 “신뢰 없는” 유토피아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러한 사회는 존재할 수 없다. 그리고 존재한다고 해도 이를 유토피아라고 부를 수 없을 것이다.

블록체인 생태계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된다. 가치 교환이 공장 작업 현장 기록과 같은 부정확할 수 있는 오프체인 데이터가 아니라 전적으로 독립적인 온체인 네이티브 암호화폐에서 표현되는 비트코인이나 승인이 필요 없는 퍼블릭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에서 이뤄지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취약성은 문서로 잘 정리된 중앙화 거래와 지갑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암호화폐 자산을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 컴퓨터 장치에서도 나타난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장치와 내부 부품에 손을 댄 제조사와 모든 당사자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더 잘 이해하고 싶은 분은 인텔의 <a href="https://www.coindesk.com/meltdown-spectre-cpu-flaws-mean-cryptocurrency/스펙터(Spectre)와 멜트다운(Meltdown) 버그에 대해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것이 세계의 본질이다. 신뢰 문제는 어디에나 있다. 신뢰 문제가 없는 세상은 존재하지 않는다.
 

신뢰의 중심에 원장이 있다

그렇다면 왜 골치 아프게 블록체인 솔루션을 연구해야 하는 걸까? 바로 블록체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사회의 경제 구조에 잠재한 신뢰 문제를 개선하는 데는 이바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데이터의 상태가 바뀐 기록을 순서대로 기록하는 안정적인 시스템이 있다면, 그리고 어떤 의도나 목적이든 간에 모든 이들의 합의 없이는 당사자 한 명이 기록을 수정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시스템이 운영된다면, 모든 경제 공동체가 안고 있는 다면적인 신뢰 문제에 관한 불확실성을 한 꺼풀 벗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이는 분명히 진일보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 가지는 인정해야 한다. 엑셀 스프레드시트와 기업 소프트웨어 솔루션이 기업 데이터 관리에서 나오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데이터 관리를 개선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이때 개선하려는 특정 신뢰 레이어가 그저 의미 없는 오래된 레이어는 아니다. 혹자는 이것을 가장 중요한 레이어로 꼽을 것이다. 바로 거래를 기록하는 원장이다.

원장은 사회가 기능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원장이 7000년 전 문명의 여명과 함께 생겨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거래를 기록하는 장부를 만들기 위해 인류는 공동체가 공인한 시스템을 만들고 협업하여 거래를 기록하기로 했다. (주: 절대적인 진실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충분히 인정하는 진실의 기준이자 합의된 관점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러한 원장은 상호 불신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늘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문제는 우리가 중앙화된 원장 관리자를 신뢰해야만 공동의 기록을 믿고 공동의 진실을 정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중요한 기록을 보유하는 레이어에 취약성이 생겨났다는 데 있다. 이 부분에서 탈중앙화가 약속하는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

탈중앙화된 분산원장은 중앙화된 원장 관리자의 권력을 약화하는 동시에 공동의 진실을 더 안정적이고 강력하게 만든다. 역설적이게도 “신뢰의 부재”나 “신뢰 최소화” 등의 논의가 많이 오가고 있지만, 효과적인 블록체인 솔루션은 결과적으로 사람들 간의 집단적 신뢰를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강화시키게 된다.
 

나쁜 행동은 찾아내 걸러내야

데이터를 입력하는 사람을 꼭 신뢰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모든 사람이 신뢰하는 데이터 로그로 할 수 있는 것은 많다. 예를 들어 불량 데이터 소스를 찾아내 없애기 위해 완전히 신뢰할 수 없는 똑같은 데이터 소스를 보유하고 비교할 수도 있다. 탈중앙화된 불변의 로그를 데이터 분석이나 인공지능 같은 다른 정보 관리 방식과 결합하면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진다.

공급망 내에서 다른 사람들이 아무도 발견하지 못하게 작업 일지와 근무 기록을 교묘하게 바꿔놓는 공장 근로자가 있다고 생각해보라. 이 근로자의 행동을 현장에서 직접 적발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복잡한 네트워크 분석을 하는 컴퓨터는 기록을 분석해 이를 쉽게 발견해낼 것이다. 대규모 데이터 세트에서 패턴을 찾아내고 이 패턴을 통해 이 근로자의 행동이 발각되는 것이다.

순서가 일관적이고, 조작이 불가능하며 공동의 합의를 거친 데이터 입력 원칙을 세우고 나면 컴퓨터는 변칙과 오류를 더 쉽게 찾아낼 것이다. 사람들뿐 아니라 기기들도 이러한 방식으로 테스트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전반적인 시스템에서 반복적으로 신뢰를 강화하는 피드백 루프를 생성한다. 시스코(Cisco)와 여타 기업들은 사물인터넷 기기들의 신뢰성을 증명하기 위해 블록체인을 솔루션에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블록체인은 완벽하지 않고, 불필요한 정보를 포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시스템이 블록체인을 통해 근본적인 신뢰 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경우 훨씬 더 개선된 시스템이 탄생할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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