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은 무섭다

in #kr3 years ago (edited)

밤이 되면 엄마와 동네를 한바퀴씩 산책하곤 한다.
오늘도 나가려는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심코 차키를 집어들었다.
신발을 신다가 왜 차키를 가져가냐는 엄마의 말에 깜짝 놀라 차키를 내려놓았다.

습관은 참 무섭다.

몇년 전 큰이모가 돌아가셨다.

엄마는 큰이모가 살아계실 때 무슨 일만 생기면 큰이모에게 전화를 해서 물어보곤 하셨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지 꽤 됐기 때문에 내 생각에 큰이모는 엄마에게 엄마같은 존재였던 거 같다.
엄마는 아주 사소한 것도 무조건 큰이모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셨는데 그럴 때마다 큰이모를 만물박사쯤으로 여기는 엄마가 못마땅하게 느껴질 때도 많았다.

큰이모가 돌아가셨다는 것을 전화로 전해들었을 때 엄마가 얼마나 슬프고 황망하셨을까.

늘 습관적으로 큰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던 엄마는 큰이모 장례식장에 가려다 또 무의식적으로 큰이모에게 전화를 걸으셨다.
큰이모 장례식장이 어디쯤이냐고 물어보려고.
그리고 엄마는 스스로 소스라치게 놀라 전화를 끊고 어쩔줄 몰라 하셨다.

습관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난 그때 절실히 깨달았다.

작년의 일이다.

엄마가 보름 가량 병원에 입원을 하신 일이 있다.
우리는 번갈아 엄마 병원에서 간병을 하며 잤는데 내가 집에 있는 날 설거지를 하다가 난 또 습관적인 행동을 했었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집에서도 자연스레 각각의 구역이 나뉘어지는 거 같다.
엄마가 늘 즐겨앉는 소파가 있어서 난 그 자리를 엄마자리라 부르는데 설거지를 하려고 방마다 돌아다니며 빈 그릇을 가져오다 보면 꼭 엄마자리까지 가게 되는 것이었다.
당연히 엄마가 병원에 계시니 그 자리에 빈 그릇이 있을 리 없는데 난 엄마가 퇴원하실 때까지 설거지를 할 때마다 늘 엄마자리를 습관적으로 기웃거려야 했다.
그리곤 그럴 때마다 엄마가 잠시 입원을 한 것에 불과한데도 엄마의 빈 자리가 유독 쓸쓸하게 느껴져서 마음이 아프곤 했었다.

역시 몸과 머리에 단단히 각인이 된 습관은 무섭다.

그리고 그러한 습관이 상실감과 이어질 때가 두렵다.
그것도 사람의 상실감과 이어지는 게 가장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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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이 무섭죠.ㅎㅎ 그래도 나쁜 습관은 없네요.^_^

나쁜 습관도 많죠. 쓰지 않은 것뿐...ㅎㅎ

나쁜 습관은 없으신 걸로.ㅎㅎ

없다기보다는 묻어두는 걸로.ㅎㅎ

코인 시작하고 습관적으로 인터넷 키면 코인시세를 보는 버릇이..
하...

아~난 컴퓨터 켜면 스팀잇부터...예전엔 컴퓨터 켜고 내가 하는 일 관련한 것부터 봤는데 어쩌다가 이렇게...ㅠㅠ

습관이 참 무섭죠 ^^

맞아요. 그게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게 아니니까요.^^

습관이 정말 무섭더군요... 제 얘기도 언제 한번 써 보고 싶네요.

김작가님의 이야기 너무 기대됩니다. 언제든 한번 써주세요.^^

많은 공감을 불어일으키는 이야기 입니다
그 습관이 행복한 기억으로만 남을수는 없기에 상실감과 이어지면 정말 두려울거 같네요

네..습관이 어떨 땐 두렵게 생각될 때가 있어요.
박원장님! 공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진짜 습관이 너무 무섭습니다..
몸에 익어버리니까.. 안하고는 괜히 이상하게 느껴지지요..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몸은 이해못하는 그런느낌...
0.01 이라도 들어가야 되는데 보팅파워가 없어서 댓글만 달고갑니다..죄송합니다~

그렇죠. 습관이 무의식적으로 나오다 보니까...
보팅 없이 댓글만 남겨주셔도 전~~혀 상관 없습니다.^^
부담 갖지 마시고 자주 놀러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ㅎㅎ

ㅎㅎ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 정말 무섭지요 ㅎㅎ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니 너무 감사할 따름입니다..
나중에 더 많이 노력해서 보답드리겠습니다 ㅎㅎ

아..아니...저도 그닥 보팅액이 얼마 안 돼요. 보답을 받을 만한 게 전~혀 못 된답니다.ㅋ

ㅎㅎ 서로 같이 돕고사는 사회~
제가 열심히해서 더 도울수 있고 보답할 수 있으면 그걸로 저는 만족합니다 ㅎㅎ

좋은 글이네요 현실에선 아직 없지만 가끔 꿈에서 부모님과 헤어지는 꿈을 꾸면 일어나서도 상실감이 엄청 나더라고요. 그래서 일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찾고 안도했던 경험이 있네요

누구나 그런 꿈을 꾸죠. 참 끔찍한 꿈이에요. 그래도 깨고 나면 행복감을 주는...^^

휴대폰만 사라지면 많은 습관들이 없어질것 같은데요. 제 습관들은 휴대폰이 문제에요... 스팀잇하고 시세보고 페북하고 등등등....

요즘에는 사람들에게 휴대폰 자체가 습관이 돼버렸죠.ㅎㅎ
휴대폰이 사라질 리가 없으니까 습관들도...^^

돌아가신 큰이모님께 전화하신 엄마 마음이 찡하네요
누군가 떠나가는 모습은 안타까워요
습관이라는 것은 무서운것 같아요
자기도 모르게 하고 있으니까요
항상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해야 겠어요^^

습관이 돼버린 사람과 이별을 하는 게 제일 힘든 거 같아요.
습관은 정말 몸에 배는 거라...저도 좋은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을...^^

짱짱맨 호출에 출동했습니다!!

늘 감사합니다. 오치님!

다른 건 다 제자리인데, '그 분'만 없다는 게 받아들여지기 어렵더라구요. ㅠ
습관과 더불에 상실감의 자리가 더 커진 느낌이었습니다.

생각만 해도 힘들 거 같아요. 트리님도 상실감을 느껴보셨나 봅니다.ㅠㅠ

요즘은 술을 너무자주 먹어서 아 집에 어떻게 돌아왓지........... 생각이 많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집은 잘 찾아와서 다행입니다 ㅠㅠㅠ

정말 술에 취해도 집은 다들 잘 찾아가죠.ㅎㅎㅎ
건강도 생각하면서 드셔요.^^

맞는 말입니다. 습관중에 상실로 인해 그 습관을 멈춰야 할때.. 참 슬픈것 같습니다.

네..습관이 슬픈 습관이 돼버리면 정말...ㅠㅠ

무의식적인 습관에 저도 종종 놀라곤 합니다.

맞아요. 저도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들이 너무 많아요. ㅎㅎ

저는 일찍 자고 이렇게 새벽에 글쓰는
습관을 만들려고 노려하고 있답니다. ^^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일상적인 글이지만 많은 걸 느끼고 갑니다.

풀보팅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반갑습니다. 고슴도치쌤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거 정말 좋은 습관 만들고 계시네요.
그리고 풀보팅까지...부족한 글인데도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머님 정말 당황하셨겠습니다.. 습관이란게 진짜 무섭지요. 좋은 습관만 가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쁜 습관은 가지려 안해도 생기고..ㅠㅠ 어렵네요^^

정말 당황하셨었죠. 어떻게 그런 실수를 하실 수 있는지...정말 습관이 무섭습니다.
뭐든지 너무 익숙한 게 좋은 것만도 아닌 듯해요.ㅠㅠ

습관이란것이 우리의 삶에 미치는 것이 큰 것 같아요.
특히 부모님에 대해서는 더 깊은 여운을 남기더라구요. 너무 늦게 깨달아서 그렇지 ㅜ.ㅜ

별 거 아닌 습관이야 정말 별 거 아니지만 사람과 관련된 습관은 여운이 남는 법이더라구요.
정말 습관이 두려울 때도 있습니다.

습관이라는 것이 무심코 행해지는 것이다 보니...
어떤때는 다른이에게 서운함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정말 습관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겠어요. 특히 편한 사람에게 말이죠.
습관을 잘 들이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잊혀지는 상실감..
오늘 제가 느낀 감정이네요.

store25e님 글 보고 왔습니다. 정말 서운하고 쓸쓸하셨겠어요.
그렇다고 모든 걸 다 그대로 가지고 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서 좋은 습관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데요..
하지만 익숙한 가족들의 습관을 어느날 버려야 한다면
그건 꽤 슬픈일일거 같네요
전 아침에 눈뜨면 하는 일들이 순서로 정해 있는데
그 순서가 엇갈리면 하루가 햇갈려요 ㅋㅋㅋㅋ

ㅎㅎ늘 하던 일이 순서가 바뀌면 혼란스러울 거 같기도 하네요.
항상 제자리에 있던 물건이 없어도 그런 것처럼 말이죠.^^

습관이 무섭습니다.
전 운전하다가 항상 중간에 거칠 곳을 늘 잊고 집으로 가는 경우가 많네요.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또다시 가야 하게 되면 번거로운 일이네요.
정말 습관은 알게모르게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