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Only Lovers Left Alive

in #kr6 years ago

안녕하세요. 뉴비@cloudy2da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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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쉬 감독의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를
보고 난 후에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짙은 여운 때문에 마음 한구석이 아련해지고
사랑하는 아내의 얼굴이 떠오르면서
해 질 즈음 전망 좋은 커피집에서
진한 향이 살아있는 뜨거운 커피를 같이 마시면서
지는 노을을 보고 싶다고 말이죠.

이 글을 읽어주시는 여러분들도 영화를 본다면
아마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
하지만 영화의 주인공인
이브(틸다 스윈튼)와 아담(톰 히드스턴)과
함께 마시지는 못할 겁니다.
그들은 뱀파이어라서 저녁 즈음이면
아직 해가 남아있기도 하고
게다가 뱀파이어라서 커피 대신 따뜻한 피를 두 잔이나
준비해야 되니 어딜 가서 구해오겠어요.
내 걸 줄수도 없고.
그러니 사랑하는 연인과 단 둘이면 만족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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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백년이나 살고 있는 뱀파이어 부부 아담과 이브는
모로코와 미국에서 떨어져 살아요.
시대가 변하면 그들도 시대에 맞춰 살게 되는데,
지금 21세기에는 아담이 미국의 인디뮤지션이 되어
음악활동을 하고 있어요.
아담의 모습에서 예전 너바나의 리드였던
커트 코베인이 많이 생각나더군요.

또한 21세기에서 그들은 아주 우아하게
뱀파이어 라이프를 즐겨요. 피를 먹기 위해
사람을 죽일 필요도 없죠.
병원에서 신선한 피를 빼내면 되니까요.
공급책을 하는 친구도 있고요. 그러니 살인을 한다는
죄책감을 느낄 필요도 없죠.
짐 자무쉬는 그들이 일반인의 피를 먹지 않는 이유를
현대인의 피가 너무 오염되어서라고 말하면서
현대사회를 슬며시 비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의 일등공신은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정말 탐미적인 촬영입니다.
거의 관객들 마음을 첫사랑의 두근거림으로
끌고 가버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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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오직 사랑 그 자체만을 위한 영화입니다.
그러나 불꽃으로 피어나 사그라지는 사랑이 아니라
몇 백년이나 곰삭으면서 익어가는 사랑이에요.
그들의 사랑은 서양의 ‘love’ 보다는 우리나라의 ‘정’
이라는 개념이 더 어울려 보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렇게 몇백년씩 살아가며 사랑을 곰삭이는
것보다는 역시 한 50여년 불꽃처럼 사랑하다 죽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네요.^^

짐 자무쉬 감독은 1984년 칸영화제에서 <천국보다 낯선>
으로 황금카메라상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냈어요.
이후 좋은 영화를 참 많이 만들었습니다.
자무쉬의 영화에서는 음악도 너무너무 좋지요.
유투브에서라도 꼭 한번 찾아서 들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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