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쏠 수 있을까?-17편

in kr •  2 months ago 

샘물이 결대로 밀어친 삼락의 공은 미사일처럼 치솟아 시야에서 벗어나 버
렸다. 하도 멀리 뻗어나가는 바람에 공이 보였다 안보였다가하며 착시현상
까지 일으켰다. 진짜 경기였으면 홈런이 틀림없었다. 그것도 장외 홈런.황
제의 위치에서 순식간에 쓸모없는 장외인간이 되어버린 듯한 생각이 든 삼
락은 너무 억울하고 분했다.

엿같은 심 샘물한테 자신의 세상을 모두 빼앗겨 버린것만 같았다.야구훈련
을 어릴적부터 엘리트 코스로 훌륭히 소화해낸 새끼하고 삼락처럼 노가다
하다가 얼떨결에 투수가 된 개양아치 새끼하고는 애초부터 상대가 되지 않
았던 것이다.

(시발 똘아이같은 감독새끼가 야구하자고 꼬시는 바람에 내신세가 개족같
이 이꼬라지가 되고 말았잖아. 어휴 시발 족같네.)

"씨발 야구 안해."

또라이 감독의 역겨운 얼굴을 야구공으로 발기발기 찢어버리고 싶었다.감
독의 면상을 향해 야구공을 던졌다. 그는 담배를 빨면서 마치 기다렸단 듯
아무렇지도 않게 공을 받았다.직성이 풀리지 않아 이번엔 주먹만한 짱돌을
잡아 감독을 향해 다시 던졌다. 그는 음료수를 빨아 쳐먹으면서 쉽게 피했
다. 아휴 시팔 약올라. 쪼그리고 앉아 있는 포수새끼를 향해 글러브를 벗
어 던졌다. 포수는 가슴팍에 글러브를 쳐맞고 뒤로 자빠졌다.이번엔 심 샘
물을 향해 커다란 돌을 뽑아 집어 던졌다. 익..죽어라 새꺄.

육중한 돌맹이가 심 샘물을 향해 맹렬히 날아갔다. 딱..

심 샘물은 방망이로 돌맹이를 쳐냈다. 야구 방망이를 들고 있는한 그는 천
하무적일 것만 같았다. 고기 쳐먹고 이빨을 방망이로 쑤실 것 같았다.천하
의 좆밥 최 삼락이 던지는 돌따위는 가볍게 쳐내고 설령 삼락이 총알을 쏜
다하더라도 방망이로 쳐낼 기세였다. 참을 수 없는 분노와 수치심으로 얼
굴이 무참히 일그러진 삼락은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그는 입고 있는 야구
복과 야구모자를 그자리에서 북북찢으며 황급히 운동장을 빠져나왔다.

나는 곧장 아지트로 돌아왔다. 술집의 룸안에선 개양아치 건달새끼들과 돈
많은 사장들이 대가리를 맞대고 모여 껀수하나 올려보려고 작당모의를 하
고 있었다. VIP 전용 룸에서는 정치하는 새끼들이 모여 정치자금 명목으
로 어떻게하면 뇌물을 빨아먹을것인가 짱구를 굴리고 있었다. 죄다 씹새끼
들로만 보였다. 이런 천하의 씹새끼들의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으로 자신이
먹고 살고 있다고 생각하니 삼락은 가슴뿌듯했다. 스읍..하.. 찌든 담배연
기와 알콜냄새가 섞여 코를 자극했다. 접대부 중 누군가가 생리를 하는지
피비린내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씨발 어떤 샹년이야. 새,생리 할때는 나오지말고 쉬라니까. 킬킬..시발년
의 세상."

실내는 인간 쓰래기들의 냄새와 그들이 뱉어내는 저주의 밀어가 한데 섞여
삼락의 피를 빨고 있었다. 지옥의 냄새와 다름아니었다. 부글부글 끓던 지
옥은 곧 폭발하고 말았다.

"꺅..시발놈아 먹을려면 돈주고 먹어."

찢어진 브라를 양손으로 감싸쥐고 아가씨 하나가 울먹이며 룸에서 뛰어나
왔다. 그녀는 마스카라가 번져 검은 얼룩이 눈밑으로 흘러나와 있었다.마
치 못 볼 것을 보는 바람에 눈깔의 뿌리가 밖으로 튀어나온 것처럼 흉칙
해 보였다.

"씨발 사장새끼 나오라고 해. 무슨 영업을 이따구로 하냐고 씹것들아!"

건달새끼 하나가 아가씨를 룸에서 공짜로 따먹으려다가 까이자 복도로 나
와 행패를 부리고 있었다.

"어유 사장님 왜 그러세요. 2차는 따로 돈을 더 내시고 모텔로 가셔야 합
니다."

웨이터가 굽신거리며 양해를 구했지만 놈은 막무가내였다.

"놔 시발놈아. 이거 안놔!! 사장새끼 불러오라니까 빨리."

"사,사장새끼 여깄다, 이 씨벨놈아!"

찢어진 야구복을 입은 채로인 삼락은 더 볼것도 없이 붕 날아올라 오른발
돌려차기로 놈의 턱을 갈겼다.사내는 그대로 나가떨어져 정신을 잃고 그
만 기절해 버렸다. 기절한 사내의 다리엔 아직 신경이 살아있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삼락의 눈엔 그의 떨림이 마치 좀전에 심 샘물에게 모욕을
당했을때 자신이 떨던 모습과 똑같아 보였다.박자까지 일치하는것 같았다.
삼락은 그모양이 너무 재미 있어서 다가가 마구 짓밟았다.질겅질겅..

"사장님 그만 하세요, 애 죽겠습니다!"

웨이터들이 달려들어 삼락을 말렸다.같이온 일행 두명은 찢어진 야구복을
입고 동료를 조지고 있는 삼락을 보며 화들짝 놀랐다.그들의 눈엔 삼락이
마치 저승사자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그들은 주눅이 들어 꼬랑지를 바짝
내리고 잠자코 동료를 부축해 데리고 나갔다. 복도는 쥐죽은 듯 조용했다.
룸마다 문을 열고 이 광경을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곧 자신
들의 자리로 돌아가 다시 아가씨의 젖탱이를 주무르고 구녕에 손가락을
밀어 넣으며 술을 마셨다. 그렇게 하던짓 계속했다.
눈앞에서 잔인한 폭력을 목도한 그들의 입엔 술이 더 달콤하게 느껴졌다.
폭력과 무질서가 난무하는 세상,바로 삼락이 사는 세상이었다.삼락은 다
시 한번 심호흡을 했다.

(음.. 이제서야 진정한 나의 세계로 돌아온 것같군. 온갖 기만과 이해불
가의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개좆같은 나의 세상.나의 아름다운 지옥.)

향긋한

지.옥.의.냄.새.

사무실로 들어와 보니 땅꼬마가 돈을 세고 있었다.수익금으로 들어온 오
만원짜리 지폐를 각각 세뭉치로 나누어 담고 있었다.내꺼하나, 지꺼하나,
비인기남 꺼 하나.

돈을 세고 있는 땅꼬마의 눈빛이 번뜩였다. 돈에 미쳐 돈을 파먹고 사는
벌레새끼처럼 보였다.그는 걸레처럼 찢어진 삼락의 옷을 한참 동안 멀뚱
히 바라보다가 다시 돈을 세기 시작했다. 맘에 들었다. 값싼 동정따위는
필요없다. 나의 고통을 모른척 그냥 넘어가는 것만이 나를 위로할 수 있
는 유일한 방법인 것이다. 나는 땅꼬마의 뒷통수를 살살 두들겨 주었다.

(아유 이씨발 귀여운 새끼..)

그러다가 주먹으로 땅꼬마의 머리통을 내리찍었다.땅꼬마의 코가 책상에
부딪혀 찢어져 너덜너덜거렸다. 금세 붉은 피가 책상을 적셨다. 피를 보
니까 이제좀 마음이 풀렸다. 가슴속에 박혀 있던 얼음조각이 녹아내리는
것처럼 앞가슴이 축축했다. 담배를 한대 빨았다. 땅꼬마에게도 한대 건
네 주었다. 녀석은 자신의 피를 보며 킥킥대며 웃었다.사람의 코에서 이
렇게 많은 피가 나올줄은 그도 전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세
상엔 알수 없는 일들이 무수히 일어나고 있었다.

어떻게 심 샘물이 그런 능력을 가지게 되었는지도 참 미스테리한 부분이
었다. 살인적인 연습량 덕분일까, 아님 천부적인 재능? 그것도 아님 두
가지 사건을 모두 포함하는 좆같은 교집합?
알 수 없는 일이었다.

나의 집은

비.었.다.

담배를 땅꼬마의 팔뚝에 비벼끄고 집으로 향했다.방 한쪽 구석에 쳐박힌
아버지는 번데기처럼 썩어가고 있었다.붕대를 둘러싼 여기저기에서 썩은
물이 스며나와 있었고 구더기들이 스멀스멀 기어나왔다. 아버지의 살을
파먹은 벌레들이 작은 개체로 흩어져 방안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한놈
이 내 손가락을 꽉 깨물었다. 앗 따거..

이 수많은 벌레들을 한데 모아 산소와 온기를 불어 넣고 냄비에 끓이면
다시 아버지가 될 수 있을까? 이 벌레는 아버지처럼 나에게 폭력을 휘두
르며 끝없는 희열을 느낄까?

아버지의 미라 머리부분에서 기어나온 벌레 한마리를 집어들었다. 그 흰
색 구더기는 마치 붕대로 칭칭감아놓은 형태를 하고 있었다.커다란 아버
지가 썩어 조그만 아버지가 되었듯 큰 미라가 또다른 작은 미라를 낳은
것이다. 세상은 이렇게 그 커다란 본질속에 또다른 작은 본질을 숨기고
있는 걸까.그렇다면 나의 야구공 속에는 또다른 미지의 세상이 도사리고
있는걸까? 야구공에 나 있는 108개의 실땀은 또다른 108번뇌를 구현해내
는 복잡한 구조일까? 그것은 달콤한 행복일까 쓰디쓴 불행일까.설레였다.
복잡했다. 그리고 두려웠다.

108개의 번뇌와 같은
야.구.공.
145그램의 또다른 지옥.

구더기를 집어 입속에 넣어 보았다. 밍밍할뿐 아무맛도 나질 않았다.인
간의 신체부위 중 가장 예민한 혀로 느끼는 무감각 그 자체였다. 어금
니로 잘근 씹어 보았다. 툭, 터지며 비린내가 풍겼다. 맛은 시큼하면서
도 떨떠름했다. 한마리 더 먹어 보았다.조금씩 쓴맛이 강해지고 있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배가 고팠다. 그래서 더 먹었다. 보이는대로 다
주워먹어 버렸다.

먹.었.다.

큰일이었다.번데기의 속살을 내가 모두 주워먹었으니 아버지는 이제 나
비가 될 수 없을 것이다. 끈적거리는 유기물이 모두 빠져나간 아버지는
팍팍한 무기물 파편이 되어 누런 흙 속으로 돌아갈 것이다. 목이 말랐
다. 사막보다 더 건조하고 뜨거운 갈증이 밀려왔다.

축축한 생식기를 빨고 싶다.

희연을 보러 방파제로 나가 보았다. 빨간등대 아래 방파제에 흰색 블라
우스를 입고 선 그녀는 비눗물로 물풍선을 불고 있었다. 풍선은 바람에
날려 바다로 내려 앉고 있었다. 비누풍선은 바다에 떨어질때마다 깜짝
놀라며 진저리를 치며 터져버렸다.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고 깔갈대며 웃
었다. 그녀의 어깨도 웃음소리와 함께 흔들렸다.그녀의 가슴은 항상 바
다를 향해 있었다.

등 뒤에서 불어온 거센바람이 비누풍선을 데리고 높이 날아 올랐다.휘
이잉.. 등대까지 날아오른 물풍선은 햇빛에 한번 반짝이며 터져 버렸다.
하늘이 무척이나 맑았다.

나는 희연의 치마를 천천히 벗기고 팬티를 내렸다. 털이 보송보송한 거
뭇 아래 작고 도톰한 그녀의 생식기가 보였다. 나는 희연의 다리사이로
들어가 양다리를 벌리고 생식기에 입을 가져다가 대었다. 혀로 촙촙 빨
았다. 첨엔 쓴맛이 났는데 빨면 빨수록 난맛이 났다. 그녀의 몸속 깊은
곳에 박혀있는 나팔관이 파도에 출렁거렸다. 미역처럼 나부끼며 미끌
미끌한 몸을 흔드는게 느껴졌다. 그녀의 생식기에선 신선한 바다 냄새
가 났다.

내가 희연을 핥는 동안 그녀는 재채기를 참는 듯한 표정으로 계속해서
물풍선을 날리고 있었다. 재채기를 하면 풍선이 깨져버리기라도 할까봐
서 그녀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참았다. 보글보글.. 휘이이이잉..

희연이 에이취,하며 재채기를 하는 순간 지구상의 모든 동그란 원은 깨
져버리고 질서가 무너져 버릴것 만같았다.동그란 시계가 깨지고 인간의
동그란 눈알이 깨져 버리고 동그란 해가 반으로 갈라져 바다로 뚝 떨어
질 것만 같았다. 으힉..으힉..

그녀의 낮은 신음소리가 어금니 사이로 흘러나와 바람을 타고 날았다.
보글보글..비누풍선의 매끄럽고 투명한 표면에 희연과 내모습이 비춰
보였다. 희연을 맛보고 있는 나와 울음을 참고 있는 듯한 희연을 동그
랗게 감싸안은 물풍선은 이 참을 수 없는 세상을 품에 안고 높이높이
날아오르고 있었다. 휘융..휘융..

하늘은 맑았다. 그 아래 서 있는 인간이

서.럽.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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