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53마음에 부는 바람

in #kr5 years ago

영식의 사무실에선 진주가 얼굴과 머리에 흰 소염제가루를 뒤집어 쓴 채 인
간 칼국수가 되어 의자에 널브러진채 앉아 있었다. 묶였던 손은 자유롭게 풀
려 있었지만 영식이한테서 정신적으로 시달려서인지 무척 피곤해보였다.그
러나 비록 몸은 떡실신이 되어 있었을 망정 날카로운 눈빛으로 영식을 죽일
듯 쏘아보고 있었다.독헌년. 영식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진주 앞에 펼쳐진
넓은 테이블 위에서 통닭을 뜯어먹고 있었다. 상또라이.
"삐리리리..삐리리리리."
전화벨이 울리자 영식이 받았다.성윤이었다.
"진주좀 바꿔봐."
영식이 소염제가루를 머리에 잔뜩 뒤집어 쓰고 있는 진주를 곁눈질로 힐끗
바라보았다.
"소염제 쳐바르느랴 바뿌시다."
"진주 풀어줘. 그래야 일이 될것 같다."
"먼소리야. 낚시하려는데 미끼 버리는 낚시꾼도 있냐?"
어디서 나온 깡인진 몰라도 성윤이 전화통에 대고 고함을 질렀다.갱끼지뭐.
"밑천을 뜯어내야 금괴를 건질거아니냐 새꺄!"
영식의 짐작으로는 성윤이 진주를 볼모로 진주아버지한테 돈을 받아내려는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영식도 진작에 그러고는 싶었지만 진주를 좋아하는
마음 때문에 도저히 실행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잘됐네. 이
참에 돈좀 땡기자.무엇보다도 성윤을 다그치기위해 자꾸 진주를 괴롭히는게
솔직히 너무 괴로웠었다.
사실 진주와 영식은 어릴적 같은 동네에 살았었다. 짐작대로 진주는 부유한
정치인 집 귀한 딸이었고 영식은 더없이 못사는 술주정뱅이 집구석 큰 아들
이었다. 이런스토리 식상해.
이둘은 같은 학년이어서 우연찮게 같은 반에 자주 편성되곤했었다.그바람에
영식은 날로 여신다워지는 진주를 알현할수 있었고 진주는 점점 더 개가 되
어가는 영식을 목도할 수 있었다. 사람 일이라는게 웃기는게 진주와 영식은
안어울리게 친구가 되어 종종 붙어 다니곤 했었다.가끔 둘이 만나 인생이 얼
마나 좆같은가 또는 영어공부를 잘하려면 어떤 학습습관을 들여야 하는가를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누곤 했었다. 어린것들이 졸라 까져서 가끔은 뽀뽀도 하
고 상대방의 물건을 어루만지면서 간접적인 성생활도 즐기곤 했었다.그러나
그것도 딱 중3때 까지만이었다. 진주는 고등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강남 8학
군내에 있는 유명한 학원가 지역으로 유학을 떠나게 되었고 반면 영식은 교
내폭행사건에 연루되어 정학을 당하고 말았다. 그 이후 영식은 학교를 때려
친 후 개의 탈을 벗고 쓰레기가 되어 온갖 범행을 저질렀다.그러면서도 영식
은 진주와의 좋은 추억을 가슴속 깊이 아련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비지니스 때문에 만난 성윤을 통해 진주를 다시 보게 된 거였다. 한마디로 말
해 영식은 진주가 처녀이기도 전에 이미 그녀를 알고 있었던 것이다. 요즘 처
녀가 어딨냐?
그 옛날 쪼가리 씹던 중딩시절 영식은 진주에게서 키스하는법을 배웠고 사랑
이라는 감정을 배웠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진주를 최 성윤이라는 놈을 통해
서 다시 만나게 되니 기분이 아주 족같았다. 만약 길거리에서 진주를 우연히
만났다면 옛날 좋은기억을 살려 어떻게 잘좀 해보았을텐데 최성윤이라는 자
신보다 10 살이나 많은 개늙은이에게 미쳐 있는 그녀를 보자 빈정이 상했던
것이다. 게다가 성윤에게 받아야할 돈도 아직 못 받고 있으니 더욱더 꼴보기
싫었던 것이다.
그러고 보니 성윤이 영식보다 10살이나 많은 형이란 생각이 이제서야 들었
다. 사회생활하다보면 좋은놈,나쁜 놈,이상한놈,엿같은 놈,하여튼 별의 별놈
을 다 만나게 되는데 영식은 이새끼가 만만하다 싶으면 나이가 많아도 그냥
친구먹는 경우가 많았다.아무리 그래도그렇지 아무리 막가는 인생이라지만
대한민국사회에선 10살이나 많은 사람을 막대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영식
은 성윤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대하는 태도를 공손하게 바꾸었다.
"이런 니애미씹할 개새끼가 목구멍에 힘이 쳐들어간 거보니까 이번엔 뭐가
제대로 되가나 보지? 이런 좆밥새끼가 그냥. 너 씨팔놈아 요즘 동화건설 전
무 임하청 쳐만나고 다닌다며? 하청받을일 있냐 이씨팔놈아."
나이는 어려도 깡다구 하나는 알아줘야할 영식이었다. 그게 깡다구냐? 용천
지랄이지.성윤은 하청의 얘기가 나오자 속으로 뜨끔했다.
"누.누가그래?"
"지랄말고 일단 통장에 1억 꽂아, 그러면 진주년 보내줄테니."
옆에서 듣다못한 진주가 성난 이구아나의 혓바닥처럼 영식의 전화기를 홱낚
아채갔다.말도 안돼.
"여보세요! 성윤오빠?"
"응 진주야.나 돈좀 해줘."
"지금 어디야? 몸은 괜찮은 거야?"
"괜찮으니까 돈좀 만들어 달라고."
진주가 영식의 시선을 의식하고 구석으로 갔다.열심히 닭을 뜯던 영식은 동
작을 멈추고 뭐라도 엿듣기 위해 진주쪽으로 상체를 기울였다. 그러다가 의
자가 기우뚱하며 넘어질뻔 했다. 진주가 어이없단듯 성윤에게 되물었다.
"돈?"
"그래 오까네."
누군 목소리라도 한번 듣고 싶어서 애가 타고 있는데 누군 전화 바꾸자 마자
돈타령이니 기가막힐 노릇이었다. 예전의 성윤 오빤 참으로 인간적이고 소박
하고 인자하고 이해심도 많고 빠구리도 열나 잘치고 그랬는데 이젠 빠구리도
안쳐주면서 정말 이기적이고 자신만 보면 돈달라고 징징거린다.영식의 말로
는 차까지 팔아먹었다던데.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어이를 상실한 진주가
성윤을 질책하듯 어깃장을 놓았다.
"오빠, 또 보물타령이야?"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또라니. 말 다했니?"
성윤이 발끈하자 진주는 경솔한 자신을 뉘우쳤다.미친년일쎄.
(내가 잠깐 미쳤었나봐. 성윤 오빤 누가뭐래도 신중하고 이해심 많고 날 사랑
해주는 사람이야. 오빠가 잠깐 어려워서 그러는 걸꺼야. 나라도 오빠를 이해
해야해.)
"오빠, 영식이는 내가 돈으로 어떻게든 구워삶아 볼테니까 보물선은 이제 포
기해 응?"
성윤이 또 발끈했다.
"영식일 구워 삶는다고? 영식이 얼굴을 봐. 더 구울데도 없는 놈이야.그리고
내가 뭐 영식이 새끼 무서워서 이러는줄 알아?나한테도 다 생각이 있다고."
진주는 폭발 사고로 한쪽 면이 흉칙하게 녹아내린 영식의 얼굴을 보았다. 불
고기 3인분이 급땡겼지만 우선은 성윤 오빠의 생각부터 알고싶었다.애뱄냐.
"대체 왜그렇게 보물에 목을 매는건데?"
"그건 뭐.. 돈스코이의 역사적 의의를 생각해서.야 근데 너 지금 돈 좀 있다고
까부냐?"
"..."
고개 숙이고 들어와도 시원찮은 마당인데 성윤이 오히려 쎄게 치고 나오자
진주는 잠시 움츠려 들었다. 괜히 미안해지기까지 했다.이거 진짜 미친년일
쎄.성윤은 이번엔 간곡하게 매달렸다
"진주야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야.부탁해."
"..."
소리없는 긴 침묵은 진주가 갈등하고 있단 증거였다. 성윤은 더욱 간절하게
호소했다.아우 찌질이새끼.
"진주야 오빠믿지? 제발 이번 한번만 부탁좀 할게."
진주는 성윤자신도 모르고 있는 깊은뜻을 이제서야 제대로 이해했는지 쿨하
게 승락을 했다. 정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믿어보기로 한것이다.병원가라.
"얼마나 필요한거야?"
"20개. 대신 영식이 모르게 해야한다."
진주는 목소리를 최대한 낮추고 영식의 귀를 피해 더 구석으로 들어가 통화
를 이어갔다.
"언제까지 해줘야해?"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진주는 그래도 영식의 존재가 불안한지 아예 책상 밑으로 기어 들어갔다. 아
주 불편한 자세로 쪼그려 앉은 그녀가 벽을 향해 획돌아 앉아서 성윤에게 소
근소근 말했다.
"마포지점 국민은행 개인금고를 찾아. 내 명의로 되어 있는 무기명채권이 있
어.미리 전화 해놓을테니까 찾아가서 받아오기만 하면되 알았지?"
"고마워. 그리고 다갚는다, 나중에라도."
"돈은 필요없어. 난 오빠만 있으면 되."
"그럼 조금 더 해주던지."
"나한텐 돈보다 오빠가 더 중요해. 왜 그걸 몰라?"
성윤을 위해서라면 20억쯤은 종이비행기 날리듯 날려버리는 진주였다.그가
어려울 때마다 고비때마다 무조건적으로 지원해주는 그녀였다. 성윤은 그녀
가 너무 고마웠다. 갚을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이번에 또 큰 빚을 진 것만 같
아 미안했다. 언젠가 부터는 성윤 자신이 진주를 완전히 가진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마치 자기것인양 무성의하게 막다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어떨땐 너무 한것같단 생각이 들어 바꾸어보려고 노력했지만 이미 허사였다.
머리로는 그렇게하면 안 되는줄 알면서도 입으로는 자꾸 엉뚱한소리가 습관
처럼 나왔다.습관이란 정말 무서운 것이었다.
성윤은 진주의 마지막말한마디가 귀에 무척 거슬렸다. 이거역대급 찌질이네.
"돈 자랑하는 거냐?"
"오빠 제발 몸조심 해."
"끊어."
성윤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는 순간 진주는 뭔가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고
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흉칙하게 일그러진 영식의 얼굴이 그녀의 코 앞에 와
있었다. 자칫하면 그의 얼굴과 그녀의 코가 닿을 뻔했다. 진주는 본능적으로
필사적으로 몸을 뒤로 뺐다.
"엄마야.저리꺼져.."
(이게 미친년이지. 양심도 없이 돈이나 빨아먹는 새끼한테는 사랑한다며 매
달리고 비록 얼굴은 좀 망가졌어도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나같은 사람한테는
마치 짐승 보듯이 하면서 꺼지라고?)
영식은 더이상 이런년한테는 사랑을 줄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여태까지는
아낀다고 아껴주었는데 다 쓸데없는 짓이란걸 깨닭았다.그는 손가락을 머리
에 대고 빙빙돌려가며 진주에게 말했다.
"이년이 머리가 어떻게 된거야. 정신이 벌레먹었어.다시 소독해야돼."
자신에게 대하는 진주의 태도는 뭐그렇다쳐도 끝도없이 성윤에게 퍼주는 진
주를 영식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미치지 않고서는 이럴 수 없었다.한
편으론 이 척박한 세상에서 인간이 이렇게도 아름답게 미칠수있다는 사실에
적잖이 감동했다. 감동받은 김에 진주의 머리끄덩이를 낚아채 책상위에 쳐박
았다.영식은 자신이 가지지 못하는 감동에 분노했다. 감동받은건지 열받은건
지 영식은 헷갈렸다. 진주 이년이 미친건지 자신이 미친건지 분간할 수가 없
었다. 이것이 질투인지 전투인지도 알 수가 없었다. 그래도 정황상 소독은 해
야할 것 같았다. 영식은 진주의 정수리에 흰소염제가루를 뿌렸다.그녀가 발
버둥쳤지만 주먹으로 턱을 가격해 제압한후 계속 뿌려댔다.추르르르르..
-국민은행/마포지점
다음날 안개낀 아침에 은행직원이 진주의 확인전화를 받고 성윤을 개인금고
로 안내했다. 지문인식 장치가 달린 두꺼운 철문을 열자 이번엔 대리석으로
된 문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었다. 직원이 홍체인식장치에 눈을 가져다 대자
레이저스캔이 이루어 지고 삐릭,소리와 함께 문이 활짝 열렸다. 성윤은 서랍
처럼 생긴 17번금고 앞에 섰다.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직원이 성윤에게 열쇠
를 넘겨주며 사무적으로 말했다.사무직 인가봐.
"물건 확인하시고요 용무 끝나시면 벨 누르시고요."
"네 수고하세요."
-위 진성의 사무실
위 진성은 자신의 사무실에서 초조한 듯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가만히 짱박
혀 있어야할 영식이 자식이 요즘들어 부쩍 활동량이 많아졌고 더욱 불안한
건 영식의 사무실에서 최 성윤을 봤다는 사람이 있다.만약 최성윤이 정말 살
아있다면 모든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고 계획을 다시 짜야만 하기 때문이었다.
곧 전화를 줄 것이라는 놈들한테서는 여태 감감무소식이니 환장할 노릇이었
다. 그는 책상서랍에서 쿠바산 시가를 꺼내 피워물었다. 매쾌한 연기가 눈에
들어가 따끔거렸다.담배맛도 못느낄만큼 그는 불안했다. 삐리리릭..
전화가 울리자마자 잽싸게 받았다. 연락을 기다리던 수행원 오재만이었다.
"말해."
"최 성윤, 생존 확인했습니다."
"이런썅! 놓치지 말고 계속 감시해!"
"예 알겠습니다."
"영식이 이 자식은 어디서 뭐해?"
"양진주를 잡아놓고 그여자를 담보로 최성윤을 협박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뭣땜에? 돈땜에?"
"돈스코이를 건지려하고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런 너구리같은 새끼. 내 이럴 줄 알았어. 다른 특이사항은?"
"최근까지 알아본 봐로는 최 성윤이 독자노선을 접고 보물을 건지기 위해 다
른 라인을 탔습니다."
"다른 라인이라니?"
"리비아에서 대수로 사업을 하는 동화건설회장 임 하순.그의 이복 동생인 임
하청이를 만나고 다닙니다."
"뭐 동화건설? 확실해?"
"예, 정확한 정보입니다."
"알았다. 계속 수고해."
(음..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잘하면 두 마리토끼를 한꺼번에 잡
을 수 있겠는걸.)
위 진성은 두가지 골치아픈 문제에서 한가지 공통 분모를 생각해내었다.마치
전혀 달랐던 두개의 분수를 통분하여 깔끔하게 계산 끝낼수 있을것같은 생각
이 들었다. 그는 시가를 깊게 한모금 빨았다.독한 시가향이 폐속 깊숙히 들어
가 핏줄을 기분좋게 자극했다. 시가가 만들어낸 짜릿짜릿한 통증은 고통이라
기보단 복잡한 생각으로 흥분되어 있는 머리속 신경들을 진정시키는데 도움
이 되었다.창밖은 천둥소리와 번개가 뒤섞여 어두운 밤하늘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었다.
"콰콰쾅!"
성윤은 천둥소리에 놀라 눈을 떴다. 옆에는 진주가 나란히 누워 자고 있었다.
영식에게 1억을 주고 이번 사업밑천인 진주를 집으로 데려왔다.물론 그 1억
도 진주 돈이었다. 은행에서 21억을 찾아 1억은 영식한테 주고 20억을 확보
했다.이돈을 하청이 형에게 전해주면 나머지 80억과 합쳐 모두 100억. 주식
작전을 바로 시작하기로 되어있었다.물론 그의 최종목표는 작전이 아니었다.
작전으로 번돈을 돈스코이 탐사에 투입할 예정이었다.그는 다시 진주의 얼굴
을 바라보았다.번개가 치는 바람에 가뜩이나 흰 진주의 얼굴은 비현실적으로
하얗게 번뜩였다.
도대체 이 하얀마음을 가진 여자를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되었다. 성윤은
이제 진주를 사랑할 자신이 없었다. 겉으로는 사랑하는것 처럼 보이지만 어
느샌가 사랑이라는 구조체에 균열이 생겼고 그 균열 속에 이물질이 끼어 흉
하게 얼룩져 보였다. 순수하고 아름다워야할 사랑은 시간이라는 어쩔 수 없
는 운명 앞에서 퇴색되고 변질되었다. 이제 진주와의 섹스도 재미가 없었다.
키스도 지루했다. 진주와 키스를 할 때면 마치 혀근육이 예전의 동작을 낱낱
히 기억하고 있어서 생각하고 있지 않아도 저절로 혀가 움직일수 있을 정도
로 익숙했다. 섹스도 마찬가지였다.그녀의 질속 깊은 곳의 주름하나하나까지
도 그의 귀두가 기억하고 있어 신선함이라곤 전혀 없었다.익숙함, 자동, 반복
..키스와 섹스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노동의 형태로 그에게 다가왔
다. 비록 주름지고 늘어졌지만 울릉도 사는 동철네 젖가슴이 더 그리웠고 좀
거칠고 투박할망정 그녀의 혀가 더 맛있었고 덜 쫄깃거리고 빡빡했지만 그녀
의 아랫입술이 더 감칠맛 났다.
성윤은 진주에게서 조용히 등을 돌려 누웠다. 그녀를 보고 있는것 만으로도
이제는 갈증이 났다.그는 이 모든게 그냥 오래된 연인들이라면 누구나 겪는
권태기의 다름아니기를 간절히 바랬다.잠깐 스쳐지나가는 바람이기를, 이 바
람은 어디서 오는것이며 또한 어디로 가는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그냥 가볍기 이를데 없는 찰나의 그것이기를 바랬다.정그렇다면 내가
대타 뛸게.
번쩍.. 창밖의 번개빛이 침투하듯 방안에 하얗게 스며들었다. 콰콰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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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행합니다~

감사합니다 him님, 힘이 나네요 ㅎ모자라지만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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