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리 벽계수야!

in #kr8 years ago (edited)

오늘 24 절기 중 춘분이자, 세계 시의 날을 맞아 조선시대 시인 황진이(黃眞伊)를 논하지 않을 수 없다. 황진이는 개성 땅에 황진사 소실의 딸로서 서녀 출신임을 비관하여 스스로 명월(明月)이란 기명으로 기생의 삶을 살았다.
그의 뛰어난 미모에 천재적 시를 짓는 실력은 당대에 글줄이나 읽었다는 양반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면서도 때론 코를 납작하게 하고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하기 일쑤였다고 전해진다.

벽계수.png

하루는 벽계수라는 한 고관대작의 아들이 기생을 하시하고 자기는 절대로 기생을 가까이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더라는 소문을 전해 듣고 자존심이 몹시 상했다.
마침 벽계수가 개성 만월대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뒤를 따라가 이 시를 읊었다고 한다.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오니,
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할 제 쉬어 감이 어떠리.

[해석]
청산 속에 흐르는 시냇물아, 쉽게 흘러간다고 자랑 마라.
한 번 푸른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밝은 달이 산에 가득 차 있을 때 쉬어 가는 게 어떻겠느냐?

[비유해석]
부친 덕에 편안히 산다고 으스대지 마라
너도 늙어지면 젊은 시절 다시 오지 않으니
명월이 한창 예쁠 때 놀다가지 않겠느냐?

벽계수(碧溪水) - 골짜기를 흐르는 시내의 뜻이며 고관대작 아들의 호.
명월(明月) - 밝은 달을 뜻하며 황진이의 호.

이 시를 들은 벽계수가 말에서 내려 듣고 갔다하여 낙마시라고도 한다.

Coin Marketplace

STEEM 0.05
TRX 0.32
JST 0.082
BTC 65868.72
ETH 1792.94
USDT 1.00
SBD 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