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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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흐른다. 얼굴에서 물이 흐른다. 물기가 느껴진다. 빠르게 오른손을 얼굴에 가져간다. 검지로 코아래를 훔쳐 본다. 손가락을 따라 축축한 무언가가 묻어난다. 손가락을 얼굴 앞으로 가져온다. 붉은색이 흩뿌려져서 검지의 피부 사이로 물들여 지고 있다. 피다. 붉은 피다.

고개를 일단 훅 져친다. 붉은 것이 바닥에 떨어질까 빠르게 화장실로 달려 간다. 수도를 열고 얼굴을 물로 닦아 낸다.

질펀 걸죽하기 보다는 묽다.. 뭐지 피가 원래 이런가. 섬뜩하다. 너무 빠르게 흐르는데. 얼굴을 닦아내고 닦아 낸다. 아 물기가 묻어서 그런 느낌인거구나. 그런데 왜 계속 나오지.. 왜 안멈추지?

거울을 본다. 코 와 입술사이에 옅은 피의 계곡이 만들어 졌다. 다시 씻어 낸다. 제멈 시간이 지났는데 안멈추지.. 피가 멈추지 않는 병이 떠오른다. 나 혹시 그건가? 너무 오랜만에 나의 피부 위를 흐르는 붉는 물을 보았더니 으슬으슬하다.

일단 막아 보자 싶어. 보이는 물티슈로 막아 본다. 물티슈의 물기를 타고 금세 붉어 진다. 티슈를 찾아서 막고 두번 세번 쯔음 막아 보니 멈추었다.

아무일 없언 것처럼.. 얼굴에는 물기가 없고.. 코 안은 얼얼함과 시원함 사이를 오간다.

지나고 나니 꿈을 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