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선물옵션 거래는 왜 위험한가steemCreated with Sketch.

in #kr7 years ago (edited)

"선물? 그거 도박아님?"

내가 비트코인 선물옵션 거래를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주변에 선물해서 망한 사람을 봤다느니 그건 거의 도박판이라느니 이런 저런 소리를 듣는다. 사실 그 말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라서 반박한 적은 없다.

1. 선물옵션거래는 왜 망하기 쉬운가?

사실 현물이나 선물이나 그 변동성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있다면 바로 레버리지 때문이다. 국내 fx마진은 10배로 제한되었으나 해외의 경우 최대 1000배까지의 레버리지를 준다. 레버리지를 준다는 말은 쉽게 말해 돈을 빌려준다는 뜻이다. 레버리지를 사용했을 때 그 배수가 높으면 해당 상품의 가격이 약간만 움직여도 이익과 손실의 폭이 커진다. 나도 영국 기반의 어느 fx마진 거래소에 가입해보았는데 200배까지의 레버리지를 쓸 수 있었다. 레버리지 200배 표시는 '200x'로 나타내기도 하는데 단순 계산으로 1%만 예측한 방향대로 움직여도 200%의 수익을 낸다는 뜻이다. 아마 이것은 가격이 최대 1% 내에서 변동하는 상대적으로 안정된 기존 시장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예를 들면 금 시장 같은.

스크린샷 2017-07-13 오후 11.20.06.png

그런데 하루에 30%의 변동도 비일비재한 코인판에서는 어떨까? 아래는 10x로 100%가 넘는 수익내고 있을 때 찍은 사진이다.

fullsizeoutput_49a.jpeg

가격 상승에 베팅(Long position) 후 가격이 10%만 상승해도 수익은 100%가 된다. 실제로 그림처럼 $49.849에서 $54.85 정도를 넘으면 되는 것이다.

이 그림은 선물옵션 거래의 명암을 모두 드러낸다. 만약 위와 같은 가격에 숏 포지션(하락에 베팅)을 취했다면? 그런데 가격은 저렇게 상승했다면 Profit/Loss가 -100%가 된 순간 자동청산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마진콜Margin Call이라고 한다. 즉, 나의 원금으로 현물만을 거래했다면 요즘 말로 존버가 가능한데 레버리지를 당겨쓴 순간 마진콜 상하한이 생긴다. 마진콜 한계가격에 다다르면 내 포지션은 모두 자동청산된다.

스크린샷 2017-07-13 오후 11.32.58.png

위 그림에서 마진콜이 위험할만한 곳이 눈에 띌 것이다. 특히 중국의 비트코인 출금 제한 조치가 있었던 2월9일은 심했다. 20배 레버리지인 비트코인 선물옵션에 증거금을 모두 사용했다면 5%만 예측과 반대로 가도 마진콜을 당한다. 그 역사적인 날(?)은 내 기억에 최고가 $1070에서 최저 $730까지 폭락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BTC 분기물이 현물보다 더 크게 요동쳤었다. 떨어졌다 반등했다가 다시 떨어지는 그 폭이 워낙 커서 롱숏 양쪽으로 마진콜이 엄청 났던 날이다. 나 또한 아픈 기억이 있다.

종잣돈을 잃으면 투자 기회마저 잃는다. 가격은 늘 위아래를 넘나들기 때문에 마진콜 이후에 다시 원래 가격으로 오는 경우도 다반사다. 뼈아픈 마진콜의 경험 투자자로서 적절한 경계심을 갖게 한다. 또한 종잣돈이 줄어든 상태에서 다시 불리기란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에야 워렌 버핏 투자 2원칙ㅡ1. 잃지 말라 2. 첫번째 원칙을 기억하라ㅡ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질 것이다.

2. 거래량은 충분한가?

아직 시세가 자리잡지 못했기 때문에 현물 거래소에 비해 선물 거래소를 운영하는 곳은 많지 않다. OKEX(前 OKcoin), BitVC 중국 거래소에서 BTC와 LTC 두 코인의 선물을 취급하고 있고 일본 거래소인 bitFlyer도 얼마전 Bitcoin 선물옵션을 추가했다. 그 세군데 중에서도 거래량이 충분한 곳은 OKEX 뿐이다.

2017년 7월 13일 오전 10시 현재 지난 24시간 분기물의 거래량은

  • BTC Qtly: 약 10만 BTC (약 2.4억달러)
  • LTC Qtly: 약 345만 LTC (약 1600만달러)

많은 듯 많지 않은 이 거래량은 내가 데이트레이딩 증거금을 더 늘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위험 관리 차원이기도 하다. 아직 코인 선물 저변이 확대될 여지가 많아 보이는데 비트코인 1개나 라이트코인 100개로도 거래하기엔 충분하기 때문에 자본이 적고 고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고려해볼만한 옵션이다.

3. 그래서, 선물은 도박인가?

선물의 원래 의미를 생각하면 요즘 선물 거래는 그 의미가 퇴색된 면도 있다. 선물, 선물옵션은 본래 가격 변동으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고안된 것이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무역 당사자가 아니다. 대다수 선물거래 당사자들은 수익을 내기 위해 한다.

선물은 도박인가? <새로운 시장의 마법사들>이라는 책에는 이런 말이 나온다.

제대로 하는 매매나 포커 게임은 도박이라기보다 투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하는 투기는 확률이 높을 때 위험을 무릅쓰는 행위입니다.

저 가운데 가장 중요한 말은 '제대로 하는'일 것이다. 중요하면서도, 그 얼마나 어려운 말인가. 그래서 선물 거래에 관심을 보이는 주변 지인들에게는 쉽사리 추천하기는 어렵다. 어느새 나의 주업도 이게 되었지만 매일, 매주가 아슬아슬해 보일 때도 있다.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하지 않고, 적정량의 의심도 함께 유지해야 한다. 코인 선물 플레이어로서 나의 글들은 딱 부러지는 분석과는 거리가 멀다. 대신 야전에서 느낀 바를 적은 후기를 매주 연재하려고 한다. 이 분야 트레이딩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매일지나 투자일지를 보는 것이 힘이 되고 자극도 됩니다. 특히 데이트레이딩하시는 분들을 더 많이 팔로우하고 싶습니다. 보트 또는 댓글을 남겨주시면 찾아가서 팔로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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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풀보팅하고갑니다.^^

열심히 올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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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저도 최근 하락장에서 처음 마진을 접해봤는데 처음의 수익에 놀라고 하다가 잃기도 하고 다사다난하네요 ㅎㅎ... 마진콜 초입까지 오는걸 보고자 하니 머리빠지겠습니다. 이런 필드를 전업으로 하신다니 대단하십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기대하겠습니다 :)

아마 앞으로의 글에서도 마진콜이라는 단어기 종종 등장할 것입니다. 그 직전까지 가야할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때로는 아픈 결단을 해야할 때도 있죠ㅠ 그러다보니 제가 취한 포지션에 너무 큰 믿음은 갖지 않으려고 늘 다짐합니다. 저도 원래 선물로 시작한 게 아니라 레버리지를 주는 현물 거래소에서 놀다가 이쪽으로 왔네요. 성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문트레이더셨군요~^^ 화이팅입니다!!

감사합니다. 성투하세요 ^^

너무나도 좋은글에 풀보팅하고 갑니다 앞으로도 좋은글 잘부탁드립니다^^

네 열심히 쓰겠습니다. 성투하세요 ^^

좋은글 너무 잘보았습니다. 이제 입문한 저같은 훈련병한테는 글쓴분이 예비역 3년차로 보이네요. 좋은글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댓글을 이제 봤네요.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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