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로 그린 암과 면역] 암세포에 대항하는 우리의 면역력
최근들어 부쩍 '면역력'이라는 표현을 여기저기서 많이 듣게 됩니다. 참 면역학이 대세인 것 같긴 합니다. 일반인들조차 '암은 면역력이 떨어져서 걸리는 것 아니냐'는 말부터 시작해서 각족 면역력을 증강시켜준다는 건강보조식품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암이 면역력이 떨어져서 생기는 건가요?"
네, 어찌보면 맞는 말이기도 하고, 굉장히 중요한 의학적 근거들이 이 안에 내포되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면역력이라는 말이 너무 남용되고 오용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서 대체 암에 있어서 면역이라는 영역이 어떤 것인지, 좀 집고 넘어가보고자 합니다.
2010년대, 의학계의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는 '면역학의 귀환'이라고 생각합니다. 2011년도 최초의 면역치료제인 이필리무맙 (Ipilimumab) 이 미국 식약청의 승인을 얻으면서 면역치료는 종양학계의 대세가 되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2011년도 미국암학회의 중대한 발표가 있었는데, 그것은 암의 기원을 설명하는 '6가지 암의 특징 (Hallmarks of cancer)'이 '면역 파괴의 회피 (avoiding immune destruciton)' 등의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어, '10가지 암의 특징'으로 변경되었다는 점입니다.
6가지 암의 특징
- 지속적인 세포분열 신호 Sustaining proliferative signaling
- 성장억제자를 회피 Evading growth suppressors
- 침습 및 전이의 활성화 Avtivating invasion and metastasis
- 불멸의 증식 Enabling replicative immortality
- 혈관신생을 유도 Inducing angiogenesis
- 세포사에 대한 저항 Resisting cell death
추가된 4가지 암의 특징
- 면역 파괴의 회피 Avoiding immune destruction
- 종양-촉진 염증 Tumor-promoting inflammation
- 유전자 불안정성 및 돌연변이 Genome instability and mutation
- 조절되지 않는 세포 에너지 대사 Deregulating cellular energetics
즉, '면역력이 떨어져서 암이 생긴다'는 말은 암의 발생 기전을 설명할 수 있는 이 10가지 특징 중 하나인 면역 파괴의 회피와 관련된 이야기 이며, 우리몸의 면역력과 암의 회피력의 불균형 때문에 생긴다는 말이 더 맞는 표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면역 파괴 immune destruction 은 어떤 과정으로 이루어지고,
암세포는 어떻게 이를 회피할 수 있는 것일까요?
우리 몸에는 암세포가 생기더라도 이를 방어하는 면역 체계가 존재합니다. 이 때문에 아무나에게 쉽게 암이 창궐할 수 없는 것이죠.
그 일련의 방어 과정은 선천성 면역 과정과 그로 인해 활성화되는 후천성 면역 과정으로 이루어집니다.
1. 암세포의 발생과 선천성 면역체계의 공격
암세포가 발생하면 일단 대식세포와 NK세포 등의 비특이 면역세포들이 먼저 이를 발견합니다. 이는 바이러스, 세균 등이 우리몸에 들어왔을 때와 똑같은 기전으로, 선천면역 innate immunity 라고 합니다.
2. 수지상세포가 항원을 수집
그렇게 대식세포나 NK 세포 등에 의해 파괴된 암의 찌꺼기는 여러 가지 형태를 갖는데, 이를 통틀어 항원이라고 하고, 이 항원은 추후 면역세포들이 암세포를 인식해서 공격할 수 있는 지표가 됩니다. 이를 수지상 세포가 잡아 먹습니다.
3. 수지상세포의 성숙
항원을 먹은 수지상세포는 이 항원을 주요조직적합성 복합체 (major histocompatilbility complex), 줄여서 MHC 라고 불리는 단백질 위에 싣고 성숙한 수지상세포 (matured dentritic cell) 로 변하게 됩니다.
4. 수지상세포가 T세포를 활성화 시킴
이렇게 성숙해진 수지상세포는 림프절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림프절에 있는 T 세포에게 항원을 보여주고 그러면서 후천성 면역체계를 활성화 시킵니다.
5. 활성화된 T세포가 암세포를 효율적으로 제거
이들은 전달받은 항원을 통해 암세포에만 반응하는 군대가 되어 우리 몸속 어디든 비슷한 녀석들은 다 찾아 죽이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이렇게 우리몸에 면역 감시체계가 잘 되어 있는데, 어떻게 암에 걸리는 것일까요?
암세포가 진정한 암이 되려면 이러한 면역체계를 회피하는 과정을 겨쳐야 합니다. 이를 면역수정 immunoediting 이라고 합니다.
이 면역수정 과정은 3E 라고 불리는 3가지 과정을 통해 일어납니다.
Elimination 제거
Equilibrium 평형
Escape 탈출
그럼 다음 포스팅에서는 어떻게 암이 우리 몸에 면역 감시체계를 속이고 잘 자라게 되는지를 보여드릴께요!
p.s. 생각보다 와콤 타블렛으로 그림 그리는게.. 너무 어렵네요.. 그냥 종이에 그리고 스캔할걸.. 이란 후회가 잠시 들기도 합니다.
'암'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게되었습니다. 쉽고 자세한 정보 감사합니다^^!!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늘 바쁜 일상을 지내다 보니. 건강식품으로 대체를 하게되네요. 테블릿으로 그림을 너무 잘 그리셨어요. 사람들이 대부분 암으로 죽는것 아닌가요? 제 주위에 계신 분들은 거의암으로 돌아가셔서... 몸의 면역체계를 속이고 암이 자라나는 것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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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 감사합니다. 아버지한테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맞팔하며 지내요~^^
네네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주 뵐께요!!
최근 포스팅에서 이해가 잘 안돼 넘어왔어요. 일단 여기까진 완료했습니당>_<)b
면역체계가 암을 '회피'하는 거죠? 암이 면역체계를 회피하는게 아니라... 오잉... 저 잘 못 이해한건가요.
그나저나, '수지'라는 이름은 왜이리 다 옳죠..ㅎㅎ 수지상세포 힘내!!
아 그렇게 말할수도 있겠군요! 암이 위장술 같은걸로 면역체계가 회피하게 만드는 느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