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와 블록체인을 따로 놓을 수 있다는, 주장의 우선적인 모순!
식당에 한 남자가 1억이 든 트렁크를 들고 옵니다. 그런데 남자는 화장실(대변)이 급합니다. 몇 시간째 트렁크의 돈 때문에 화장실을 제대로 갈 수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트렁크를 들고 화장실을 가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습니다. 화장실은 사람이 겨우 사람 한 명이 들어갈 정도로 작은 공간이었기 때문이죠.
남자는 생각합니다. 돈 걱정 없이 안전하게 볼일을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뭘까. 그러다 가장 좋은 방법 하나가 떠오릅니다.
남자는 다시 사람이 많은 식당으로 가서 식당의 가운데에 있는 테이블 위로 올라 갑니다. 남자가 올라가자 모든 사람들이 그를 주목하며 웅성거립니다.
저 사람 뭐지, 왜 갑자기 테이블에 오르고 난리야. 그때 남자가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외칩니다.
- 이 트렁크 안에는 1억이 들어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지금 화장실이 너무 가고 싶군요. 그래서 말인데, 지금 저를 보고 있는 여러분들 모두가 이 트렁크를 지켜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제가 화장실을 다녀온 후, 이 트렁크에 돈이 그대로 있다면 여기 있는 모든 분들에게 보상으로 10만원씩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남자는 모든 사람이 트렁크의 실체를 알고 있다면 그나마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서로 눈치를 보며, 알면서 대놓고 그걸 훔쳐가지는 않을 테니까요. 또 더 큰 안전장치를 위해 보상까지 제안 합니다.
그렇게 되면 악의를 갖고 훔치려는 소수가 있더라도 범죄를 범하지 않고 지켜주는 것만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다수가 지킬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조금 다른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나, 화폐로써 보는 제 시각의 블록체인 기술은 위의 이야기와 다를바 없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모든 것을 함께 공유하고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코인, 즉 화폐의 기능으로 처음 블록체인이 활성화 된 이유는 중앙 방식의 은행이 갖고 있는 문제점들을 극복해고자 하는 생각이 컸을 겁니다.
위 남자가 식당의 주인에게 맡길수도 있었지만 주인이 트렁크를 들고 튀거나 갑자기 자기는 그런적 없다고 잡아 때면 돈을 지킬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은행의 부도나 정부의 금리 방침 갑자기 오르는 물가 등 중앙을 무조건 신뢰하기엔 너무 많은 부당한 일들이 생긴 건 사실이지요. 또 자꾸 생기는 화폐 버블,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불안은 결국 현실로 실행되었으며 앞으로도 계속 진행 될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죠. 문제는 그런 일들을 막고자 하는 의지가 중앙에서 있는지 알 수 없으며, 결국 그로 인해 피해 보는 것은 국민들이죠.
10년전 미국으로 시작된 금융위기의 책임은 과연 누가 졌을까요. 아무도 없죠. 누구로부터 시작된지 조차 모르는 그 어마한 사태에 대한 처벌은 결국 없었습니다. 중앙에서 추천해준 제도인, 빚으로 집을 사고 빚으로 건물을 샀던 돈 없는 시민들만 피해를 본 셈이죠. 이에 등장한 것이 비트코인, 블록체인 기술입니다.
요즘 여론, 토론회 등 비트코인의 투기성만 주목하며 이슈화가 되는데요 사실 더 우선적으로 이야기 되야 할 부분은 블록체인기술이 꼭 화폐, 돈으로 대처 되어야 하는가 라는 점이 아니라 왜 블록체인 기술이 화폐의 기능으로 부터 시작된 것일까 하는 게 아닐까 싶군요.
결국 신뢰입니다. 은행은 화폐라는 신뢰를 충분히 받고 있는 종이쪼가리를 대출해 주는 곳입니다. 그런데 그런 은행에 대한 불신이 자꾸 생기고 심지어 화폐에 대한 불신마저 생긴다면 미래는 어찌 될까요.
jtbc토론이나 최근 나오는 기사들은 대부분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는 따로 쓸 수 있느냐는 질문을 중요하게 먼저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왜 화폐 블록체인기술이 나왔고 왜 이리도 열광하는가, 에 대한 물음이 먼저가 아닐까 싶군요.
간단하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화폐 아닌 다른 것으로 쓰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제 생각에는 인플레이션이 반복되고 있는 이 시대에 가상, 아니 암호화폐(솔직히 우리도 종이화폐가 가치로는 가상화폐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죠.)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은 듭니다. 다만 지금의 시장처럼 투자로 인한 가격의 변동이 훗날에도 크게 왔다갔다 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역사를 보면 금을 화폐로 쓰던 시절에 차용증인 지금의 지폐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부작용과 부정적 시선이 많았다죠. 또 한국만 봐도 엽전에서 지폐로 갔을때 얼마나 많은 양반들이 종지지폐를 거부했는지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결국 종이 지폐는 가장 유용하고 쓸모 있으며 가치 있는 화폐로 쓰이게 됩니다. 모든 화폐의 개혁에는 말들이 많고 부정적 시선들이 존재했습니다. 가치는 그리 쉽게 생기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죠.
가까운 예로 테니스 선수 정현이 그랜드슬램 4강에 갈 줄 누가 알았습니까. 그가 그런 가치가 있다는 생각을 쉽게 하긴 했을까요. 물론 미리 그를 봐오고 지켜보던 팬, 들은 그런 생각을 했을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가 윔블던 4강에 안착할 지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제가 그랬거든요. 나름 테니스 팬인 저도 정현을 응원했으나 4강은 쉽게 생각도 못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가 4강에 오르며 그는 가치를 입증했죠.
괜찮은 떡잎은 결국 가치가 자라게 되는 것입니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떨어져서 사용될 순 있겠으나 이 두개가 공존하는 이유의 가치는 충분히 엄청나죠. 인플레이션이 반복되고 은행에 대한 불신이 점점 강해지고 있으니까요.
블록체인 기술의 화폐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불안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구요. 그래도 투자는 몰라도 투기는 아니지 않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때 천만원, 1억치를 산 사람들은 투기라고 욕 먹었을 겁니다. 이게 과연 무슨 차이일까요.
미래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언론은 그저 핫이슈만을 따라 잡을 뿐이며 정부 역시 갑작스러운 유행을 조심할 필요는 있기에 제동을 잠시 거는 것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