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도 도구를 쓰면 잘 할 수 있다 : 브릭분해기

in #kr6 years ago (edited)

안녕하세요 10년차 레고인 브라이언입니다.

레고는 블럭끼리 쌓아올리는 아주 간단한 원리만 알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취미입니다. 하지만 한가지 도구를 잘 쓰면 빡침없이 즐겁게 레고를 갖고 놀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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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주황색의 희한하게 생긴 물건의 이름은 브릭분해기입니다. 브릭분해기는 말 그대로 브릭(블록)을 떼어낼 때 사용합니다. 요즘은 웬만한 제품 안에 하나씩 들어 있는데 제품 설명서에는 사용법이 따로 적혀 있지 않아 모르는 분이 더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예전에 사용하던 브릭분해기의 모양과는 사뭇 다른 모양인데 사용은 훨씬 쉬워졌고 꼭 필요한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한마디로 레고인의 애정템이라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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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분해기 과거 버전(?). 오리 주둥이처럼 넓적한 모양입니다]

예전 브릭분해기는 구하기도 어려웠고 제품에 포함돼 무료 증정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꼭 필요한 사람은 구매하기 위해 동호회 장터를 기웃거려야 했죠. 제 기억으로 한 개에 3천 원쯤 거래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지금은 브릭분해기가 아주 흔한 시대가 되었으니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만 알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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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분해기는 블록 사이에 틈을 만들어 떼어내기 위해 사용합니다. 지렛대의 원리가 잘 적용돼 있는 도구죠. 브릭분해기를 살펴 보면 머리 쪽에는 블록 위 돌기(스터드)를 잘 잡기 위한 홈이 있습니다. 달라붙은 블록의 틈을 벌리기 위해 납작하게 만들어진 부분도 보입니다.

이제 실전 사용법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에 앞서 레고의 기본적인 부품에 어떤 것이 있는지 잠깐 살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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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브릭, 플레이트, 타일의 모습입니다]

브릭은 레고의 가장 기본이 되는 부품입니다. 직육면체 벽돌 같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플레이트는 브릭에 비해 납작합니다. 플레이트를 세 개 겹쳐 쌓으면 브릭과 같은 크기가 됩니다.

타일은 플레이트와 기본 형태가 같으나 돌기(스터드)가 없이 밋밋한 표면을 가진 부품을 일컫습니다. 매끈한 질감 표현을 할 때 사용합니다.

이 세 종류의 부품을 브릭분해기를 사용해 분리하겠습니다. 먼저 가장 부피감이 커서 분리하기 가장 쉬운 브릭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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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은 높이가 있기 때문에 브릭분해기를 쓰지 않고 그냥 손으로 잡아서 빼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많은 양의 브릭을 분해해야 할 때는 손가락이나 팔목, 팔꿈치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으니 브릭분해기를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참고로 저는 운동하고는 담을 쌓고 지내는데 테니스 엘보 진단을 받고 병원 신세를 진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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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트 역시 브릭을 떼어낼 때와 같은 방법을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렇게 해도 분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플레이트의 결합력은 체감상 브릭의 한 10배는 되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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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사진처럼 브릭분해기의 납작한 부분을 플레이트와 그 아래 부품 사이에 대고, 틈을 비집고 들어간다는 느낌으로 강하게 밀면서 아랫 방향으로 힘을 줍니다. 지렛대의 원리를 사용하는 것이죠.

브릭분해기도 레고 부품처럼 플라스틱 소재입니다. 하지만 레고 부품보다 무른 재질이라 제대로 사용하면 레고에는 별다른 손상을 주지 않습니다. 그러나 너무 센 힘을 가하거나 틈이 아닌 부품 표면에 직접 닿도록 한 뒤 힘을 가하면 자국이 남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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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은 마지막으로 타일입니다. 타일은 자세히 보면 아랫 부분에 작은 홈이 둘러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트보다 브릭분해기를 써서 분리하기 훨씬 쉽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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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트를 분리할 때처럼 타일의 홈에 브릭분해기 납작한 부분을 대고 밀어 넣으면서 위로 들어 올리면 쉽게 떼어낼 수 있습니다.

이제 조금 고급 단계로 넘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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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태는 헐크도 떼어내기 힘들 걸?]

사진처럼 플레이트끼리 강하게 결합된 경우 정말 떼어내기 쉽지 않습니다. 커터칼을 사용해 결합된 플레이트의 틈을 벌린 다음 떼어내기도 하는데 자칫하면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브릭분해기를 사용해 분리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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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이 플레이트끼리 붙어 있을 때 떼어내는 기본적인 브릭분해기 사용법입니다. 그런데 직접 해보면 잘 안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브릭분해기 머리 부분의 홈이 붙잡을 수 있는 범위, 그러니까 스터드가 2개 이내인 경우에는 유용합니다만 그 이상인 경우 사실상 떼어내기 상당히 어렵습니다.

저는 이런 방법을 사용합니다. 우선 브릭 위에 떼어내고자 하는 플레이트 덩어리를 꽂습니다. 손으로 잡고 있기 편하게 만들어 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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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 브릭분해기의 홈을 스터드에 꽂아 지렛대의 원리로 떼어냅니다. 이 때 손으로 브릭과 플레이트 하나를 같이 잡아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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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면 맨 위 플레이트만 떨어져 나옵니다. 여러번 반복해서 시도하면 어렵지 않게 성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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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쨘~]

혹시 자녀가 있는 분이라면 꼭 브릭분해기를 구해서 사용법을 알려 주세요. 아이들은 보통 브릭을 떼어낼 때 이로 물어서 뜯어냅니다. 치아가 상할 수 있음 물론이고 부품 표면에 이 자국이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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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쓰고는 있었는데 브릭 분해기 정식 설명은 처음 보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보다 문명적인 레고인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와..저희 집에 있는데도 뭔줄모르던건데ㅋㅋㅋ한번 써보겠습니다ㅎㅎ

레고인은 자고로 도구의 인간이라고 ㅋㅋㅋㅋ

맛이 너무 써서 처음 무는 순간 그만뒀었습니다.

으하하하핡랴ㅑㅏ하하하 육성으로 터졌습니다

ㅋㅋㅋㅋ 엄청 많이 가지고 계시네요 역시!
저도 도구를 잘 쓸줄 몰랐군요
두 개를 활용할 생각을 못했으니 ㅋㅋㅋㅋ

근데 저게 있어도 테크닉 핀 뽑는건 정말 ㅜㅜ 고역입니다...

그러고 보니 글에 안 적었네요. 브릭분해기 머리 부분에 튀어 나온 부분이 테크닉 핀 밀어낼 때 쓰는 건데 혹시 사용해 보셨나요?

역시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집니다.
진짜 저 얇은 거 2개 붙어있을 때 참 떼기 불편한데.. ㅠ
브릭 분해기 써도 정말 잘 안되더라구요.. ㅎ

플레이트 두 개는 헐크도 떼내기 어려울 거예요 ㅎ

마지막사진...ㅋㅋ 저도 저정도 되는 것 같아요. 가끔 레어템으로 다른색이 나오면 기분이 좋죠.ㅎㅎ

주황색 말고도 초록색이랑 분홍색이 있다고 들었는데 저는 죄다 저 색이네요

어렸을때 집에 있는 레고 작은블럭들을 보면 이빨로 뜯다보니 표면이 성한 블럭이 없었죠. ㅠ

레고인들이 정말 슬퍼하는 게 그런 흔적이죠. 사실 더 심각한 문제는 치아가 상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는 정말 소중하게 관리해야 하잖아요 ^^

오오.. 어릴때 딱 붙어있는 브릭을 떼어내기 위해 엄청 고생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런 아이디어 상품이 있었군요!

이게 참 좋은데 뭐라 표현해야 할지.... 여튼 그런 기가 막힌 도구랍니다 ㅎ

오늘도 호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이걸 모르고...................버렸습니다!!! ㅠㅠ 젠장

요즘 제품에는 흔하게 들어 있으니 너무 안타까워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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