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in #kr7 years ago

효리네 민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을 챙겨봤었다. 최근 시즌 2가 제작된다고 하니 팬으로서 기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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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제주에서 어떤 집에서 어떻게 잘먹고 잘 사는지 호기심으로 보기 시작했는데, 단한번도 핑클이나 이효리를 연예인으로 좋아해본 적이 없는데 이제와서 이효리가 좋아졌다. 이제는 '편안해진', 편안해지지 않았던 그녀를 진지하게 본 적도 없으면서, 마치 오랜시간 그녀를 봐온 사람처럼, 그렇게 평안하게 삶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삶의 규칙들을 세우고 살아가는, 화려한 삶 너머의 삶을 사는 그녀가 이다지도 매력적이라니...

나이가 들어서 이제는 잊혀진 예전의 탑스타 이효리가, 아이유에게 매혹당한 팬들이 그녀를 외면할 때, 외로워진 그녀가 한 말은 내맘을 슬프게 했다. '나는 어딜 가나 주인공이 아니었던 적이 없어. 언제나 내가 주인공이었고 그게 당연했는데...' 비단 잊혀진 예전의 스타가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건 우리 모든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닌가. 나이가 들고 아이 엄마가 되고, 이제는 내 삶의 주인공이 내가 아니라 내 아이들 내 가족이 되고 나는 어느새 마흔이 넘고... 모든 여자들의 마음이지싶다. 우리는 톱스타가 된 적이 한번도 없지만, 적어도 내인생의 탑스타는 나였으니까.

그리고 요가... 나는 헤드스탠드를 성공한 이후로 발전이 없다ㅜ. 그런데 자유자재로 모든 동작을 완성하는 그녀를 보며 그녀에 대한 인간적인 호기심이 생겼다. 한 에피소드에서 효리는 말했다. '난 요새 의지하는게 딱 세가지가 있어. 요가, 차, 그리고 상순오빠(남편)' 나는 단한번도 연예인의 고충을 생각해 본적이 없다. 지금도 여전히 뭐... 일반인들이 하루종일 노동에 시달리고 받는 급여에 비해 어처구니 없이 높은 금액의 대가를 받으며 놀고 먹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럼에도, 효리의 그말은 박힌다. 나 역시 이곳 필리핀에서 외국인으로 살아가며 의지하는것 중 하나가 요가라서...

의지한다는 말은 솔직히 틀렸다. 의지하며 버티는게 아니라, 요가를 하며 나는 나를 치유한다. 무슨 상처가 많다고 그걸 치유하는게 아니라, 그 모든 시간과 힘든 동작들을 해내며 그시간을 견딘다. 그리고 마지막 샤바사나(마지막으로 똑바로 누워서 마무리하는 시간) 순간에 느낀다. 그리고 마음으로 이야기한다. 나는 또 이걸 해냈어. 땀으로 흠뻑 젖은 몸을 누이며 내 스스로를 칭찬한다. 그리고 내 모든 나쁜 기운과 신체적 정신적인 독기들을 다 빼낸다. 그렇게 나는 하루동안의 고단함을 털어낸다. 그렇게 기쁘고 행복한 몸과 마음으로 하루를 마무리 한다. 그게 바로 내가 요가를 통해 나를 치유하는 방법이고 시간이다.

그리고 언젠가 효리가 한말. '요가하는 한시간 반 동안은 정말 힘들어. 엄청나게 어려운 동작을 다 해야 하잖아. 너무너무힘들잖어. 그런데도 사람들이 하는건, 우리가 사는 삶이 그거보다 더 힘들어서 그런거야...' 그런데... 나는 우리 삶이 그보다 더 힘들어서 요가를 하는게 아니야. 우리가 사는 삶을 한시간 반이라고 봤을 때, 그 삶 속에서 힘들고 어려운 동작을 다 소화하고, 비록 다 따라하진 못했어도 그 시간을 오롯이 다 보냈잖아. 그리고 난 다음에 샤바사나를 하기 위해 요가를 하는거야.... 우리 삶이 다들 힘들지만, 그래도 내가 이걸 다 이겨내고 마지막 샤바사나 에서 내 몸을, 지친 내몸을 뉘이고 잘했다 잘했다... 나 스스로 나를 칭찬하는 그시간을 위해서 '우리'는 요가를 하는거야... 요가는 그래서 우리가 치유받는 시간이고, 삶을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한 우리들의 방법인거야...:

오늘도 나는 요가를 다녀왔지. 엄청나게 힘든 Rocket yoga... 동작의 반은 못해냈지만... 땀으로 흥건해진 내 몸을 마지막 샤바사나 순간에 뉘이며... 오늘도 나는 이야기했다. 잘했어... 정말 잘했어...

나의 헤드스탠드는 대략 이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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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효리네 민박을 보면서 이효리가 좋아졌어요~
방송이라면 상순오빠의 힘을 빌릴만도 한데 이효리가 혼자 패들보드를 들고 씩씩하게 자신은 힘이 쎄다며 바닷가로 들고 가서 멋지게 타는 모습을 보며 더할나위 없이 자유로움을 공유했었어요~
저도 이번에 아이들과 놀러가서 용기내서 패들보드를 시도를 해보았는데 하늘이 도와 잔잔한 바다위에서 맘껏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예능이 이제는 더이상 웃음만이 아닌 다큐로 와닿는 몇몇 방송을 통해 해외에서 그나마 대리 만족도 느끼는 하루하루입니다 ~~

며칠동안 스팀잇에 들어와 허우적 거렸는데~
글거리가 없어진 오늘이지만 오히려 마음의 여유가 찾아드는 하루네요^^
좋은 하루 되세요~

효리네 민박 시즌2에서는 남자 아이돌이 나온다는데 효리에게 위로가 될 듯 보입니다. 저의 글을 읽고 휴식이 되셨다니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이효리와 아이유의 호흡도 좋았는데 이번에 아이유가 나오지 않아서 아쉽습니다. ㅎㅎ 그런데 요가 자세 너무 완벽하신거 아닙니까?

부럽네요. 저는 그 흔한 무릎 피고 손 땅에 닿기도 못하는데 ㅎㅎ

잘보고 갑니다. 팔로우하고 가요~~

뉴비에게 초특급 답글은 사막의 오아시스, 가뭄의 단비같은 것이지요^^ 감사해요. 글로 소통할 수 있는 많은 분들을 만나고싶어요. 맞팔해요.

그리고 저도 아쉬워요. 아이유도 참 좋았는데... 요가는 정말 열심히 2년동안 꾸준히 수련한 결과물... 효리 따라가려면 아직 ㅜㅜ

안녕하세요^^
2018년 소망릴레이 다음 주자에 선정 되셨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https://steemit.com/kr/@ferozah/2018-3

저를 지정해주셔서 감사해요~ ㅜ 근데 제가 지금 보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네요ㅜㅜ 흑흑. 뉴비 주제에 보팅을 너무 난발했나 봅니다

저는 아직 해당프로를 보지않았는데 힐링물인가영?

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효리랑 상순씨를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돼요

효리민박2한대서 넘반가운 1인입니다^^

물개박수중~~

요가 대단한것같아요 전 할 엄두도 못 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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