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목소리가 들려 - 김영하

in kr •  2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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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by 김영하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억울한 점은, 나름 책을 좀 읽는 독자들로부터 외면 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뭐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닌데, 보통의 경우는, 너도나도 다 읽는 책이다보니(물론 책이라곤 안읽는 사람에겐 이도 무관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지 않겠느냐는 속단에서 오는 일반화의 오류일 수도 있겠고, 그도 그럴 것이, 책을 읽고 나서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는 개개인의 취향과 크게 관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대체로 다수의 독자를 만족시킨 책이라면 대다수 인간들이 가진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다는 뜻이므로, 다독가로서 자부심(교만)이라는 견지에서 볼 때 의당 필독서 목록에서 제외 시켜야 하는 종류의 도서군이 된다.(소설의 경우이지, 다른 일반 사회서들에 대한 의견은 아니다. 사회서의 경우 베스트셀러가 되는 책들은 거의 다가 "자기계발서"인데, 뭐시기할때 꼭! 해야 하는 몇가지 어쩌구 저쩌구 하는 책들은, 나의 경우 체질상 거북스러워서 단 한권의 자기계발서도 읽은 적이 없다ㅜ).

보편적인 정서을 담고 있다고 해서 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 흥미롭다거나, 특별하지 않은 소재를 기발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책이나, 특별하지도 기발하지도 않지만, 그 작가의 문장력이 독자에게로 향하는 비거리가 길어서, 혹은 문장력 자체가 훌륭해서 등등의 이유로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한다. 여러모로 베스트셀러 소설들은 읽을거리가 풍부하고 훌륭하기 까지한 경우도 많은데 말이다.

김영하 작가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의 경우는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하지만 여러가지 면에서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기도 하다. 그의 첫 소설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부터, '퀴즈쇼', '검은꽃' 등등을 당대 베스트셀러 대열에 올린 작가이기도 하지만, 그는 국내 소설가 중 처음으로 맥북을 사용하고(확인되지는 않았으나 소설가 뿐 아니라 국내 거의 최초에 드는 사람 중 한명일듯), 계간지 '리뷰'를 통해 등단한 후 '귀걸이를 하는 소설가'로도 유명했고, 소설뿐 아니라 영화 '내머리속의 지우개'를 각색해 대종상영화제 각색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최근에는 "위대한 개츠비"의 민음사 버전 번역가로도 유명세를 탔다. 여기까지가 내가 알고 모두가 아는 김영하 작가의 이야기이다.

이제 책 이야기로 가면, 보통 유소아청소년기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소설의 경우를 두고 우리는 '성장소설'이니 하는 희망적인 타이틀을 걸곤 한다. 대개, 그 아이들은 가난하거나 부자이거나, 모범적이거나 비행적이거나, 그 가운데에서 치열하게 유년기를 보내고, 자아와 싸우거나 사회와 싸우거나, 학대당하거나 학대하거나, 관계를 맺거나 왕따 당하거나 등등, 우리가 살면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갈등 속에 방치된 유소년들이 어느정도의 시간동안 겪게되는 이야기들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로 귀결되곤 한다. 그것이 무조건 행복해지는 드라마식 해피엔딩은 아닐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그 아이들은 다음 인생을 향해 발을 내딛는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의 아이들에게는 그러한 발디딤이 없다ㅜ 물론 주요인물 중 몇몇은 다시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지만 그마저도 위태롭다.

제이는 서울의 고속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난다. 열일곱 소녀의 화장실 출산장면으로 시작되는데(영화 "꽃섬"에서 이미 심하게 충격받은 비슷한 장면이라 그때 그 영상을 떠올리며 읽으니 충격은 열배 쯤 더 했다.), 제이가 양어머니와 함께 세들어 살던 집 주인아들 동규와 보냈던 어린시절, 양어머니가 직업을 잃고 마약쟁이 동거남과 약중독에 빠진 다음 제이를 버리고 떠나자 제이는 보육원으로 보내지고 나서 보육원을 탈출해서 가출 청소년들과 어울리며 살아가면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충격을 넘어서고 불편하기까지 하다.), 가출한 동규가 제이와 함께 폭주족이 되어 떠돌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동규가 화자가 되어 서술되다가, 소설에서 클라이맥스 부분이라 할 수 있는 대폭주 사건 부터는 승태라는 경찰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다가 실제적인 이야기는 끝이나 버린다.

책을 읽다보면 그 작품 속에서 강한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교훈적일 필요까진 없으므로, 때에 따라서는 작가의 의도가 빤히 들여다 보이는 소설들도 있다. 그 메시지를 말로 옮기기 힘들 뿐이지, 소설 들에는 서로 다르고 크고 작은 메시지들이 있는 경우가 많고, 그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사람들마다 다른 리뷰가 나오게 되고, 문학작품에 있어서의 해석이 가능하다는 전제 하에서 보자면, 다양한 해석이 나올수록, 그 해석들을 모두 가능케 한 작품을 우리는 주로 훌륭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소설에서 어떠한 메시지도 읽을 수가 없다. 소설의 종반부격인, 폭주족과 대폭주 사건에서 제이의 이야기를 끝으로 실제 소설이 끝나고, 에필로그 격인 마지막 장에서 작가의 말처럼 이 소설을 쓰게 된 계기에 대해 설명되는 부분이 나오면서 약간 정리되는 느낌이 다행히 있기는 하다.

제이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다. 동규의 시선에서 주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제이는 모든 사건을 이끌어가는 중심인물이다. 동규는 물론이고 다른 아이들에게, 심지어는 경찰관인 승태에게조차도 제이는 범상치 않은 아이이며, 때로는 신격화 되기도 하고(실제로 후반부에는 '신'이 된 듯 하다). 모~든 인물들이, 걔는 특별해요. 딱 봐도 알 수 있어요... 라고 하는 설득력있는 사건이나 묘사를 나로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이유이기도 하겠다. 물론 특별하게(엄청나게 끔찍하고 불행한 방법)으로 태어나고 길러지고, 거리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특별한 존재이기는 하나, 독자로서 가지는 제이에 대한 애착 정도는 있지만, 그를 넘어서는 매력의 힘이 내게는 닿지 않았던듯 하다. 전설과도 같은,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는 거론하지 않더라도, 이제껏 있어왔던 수많은 성장소설들(최근에 읽은 에밀아자르의 '자기앞의 생'에서의 "모모"가 그러했듯)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독자들을 매료시키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래서 다 읽고 나면 가슴 속에 명징하게 남는 뭔가가 있는데 제이에게서는 그런 감정의 잔향들이 없어서 서운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김영하 작가가 좋아진 이유는, 앞으로 죽 죽 나아가는 그의 필력 때문이다. 물론! 소설이 너무너무 재미있다. 생생하도록 모든 장면들이 마치 영상물을 대하듯이 떠오르고, 가출 십대들의 거칠것 없는 비행 장면들에서는 가슴이 터질것같고 무거워지다가, 오토바이 대폭주 사건에서는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다보듯 선명하게 이야기들이 다가와서 쉼없이 가슴이 쿵쾅거린다. 그리고 마지막 에필로그 부분은 그것 자체가 모두 작가의 말처럼 들린다. 작가 자신이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허구인지 밝힐 수 없다고 했지만 나는 거의 90프로 이상은 허구일거라고 본다. 본인도 말했듯이 너무 오랜 기간동안 끝내지 못하고 1년 넘게 붙들고 있는 스토리 라인을 이어주기 위해서는 그러한 에필로그가 반드시 필요했을 것이다. 그것이 모두 허구라고 한다면 작가 자신의 불성실함이(아니지만ㅋ) 그대로 노출될지도 모르니까. 마치 프롤로그에서 묘사한 팔다리 절단 마술을 하는 마술사처럼, 그는 이야기들을 시원~하게 자르고 붙이며 관객들을 혼란시키고 환호하게 만들면서 이야기의 세계로 빠져들게 만든다.

청소년이나 임산부에게는 비추...
뭐든 재미나고 훌륭한 소설을 읽고픈 사람에게는 강추.

Ps. 우리가 왜 우리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하는지를, 말하지 않아도 알게 해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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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탯줄달린 아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에 놀라고
바로 다음날 그 것이 자작극이라는 것에 놀라고
자작극이라기 보다는 안타까움에 더 맘 아팠던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소설은 좀 이제는 잘 안읽기는 하지만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책이라서 꼭 읽어봐야겠네요.

음...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를 잘 모르고 있다가 알쓸신잡에서 보고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전 살인자의 기억법부터 접해보게되었는데..... 정신없이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 이 책 제목 자체가 한 음악 예능과 비슷한거 같은데... 한번 찾아서 읽어 보겠습니다.

저는 드라마 제목이라서 그 드라마가 이 책을 원작으로 하는지 알고 있었는데 아니더군요. 예능은 그 드라마를 패러디한것 같습니다. 아주 충격적이지만 재미있어요

김영하 작가님 작품을 어떤 걸 읽어볼까 했는데 이걸 먼저 읽어봐야겠네요~^^ 정성어린 리뷰를 잘 보고 갑니다~

일단 스토리텔러로서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작가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이야기를 정말 잘 쓰세요^^

재미난 소설 읽고 싶은 사람으로써 오늘 이야기 감사합니다!.ㅎ

네 재미있어요^^ 김영하 작가님 책은 다 재미있어요!

예전에 이 책에 대해 팟캐스트에서 소개한 걸 들은 적 있는데, 그땐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이 소개를 보니 무척 구미가 당기는군요^^ 좋은 서평 잘 읽었습니다.

아 감사해요. 너무 좋은 책이에요

북키퍼님도 빨책러? ^^
팟캐스트는 들었는데, 제가 좋아하는 종류가 아니라서 크게 당기진 않았어요. 이런 소설은 너무 훌륭한데, 읽고나면 우울해지거든요. ㅠ.ㅠ

네! 저도 빨책러 랍니다^^ 한국에 갈 때마다 꼭 공개방송 보러도 가구요^^ 김중혁 작가님을 아주 좋아하거든요.

님 못지 않게 저도 제목보고
멋대로 '일반화'해버렸네요...

포스트에 기재된 책에 대한 내용을 보고
'어 이런 내용있었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덕분에 표지만 보고 지래짐작하지 말자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잘 보고 가요

P.S
제목보고 신체가 편치 않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인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셨군요^^ 제목만 보면 누구든 다 그런거 같아요. 답글 감사해요.

유명한 작가님이라는 건 알았었는데 한번 찾아 읽어봐야겠네요. 감사합니다

@floridasnail 님 답글 감사해요^^

모래요정 바람돌이가 하루에 한가지 소원만을 들어주는것처럼
짱짱맨도 1일 1회 보팅을 최선으로 합니다.
부타케어~ 1일 1회~~
너무 밀려서 바쁩니다!!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