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글을 #metoo #withyou로 시작합니다. 왜냐하면

in #kr6 years ago (edited)

어렵사리 이 화면까지 오셨을 여러분은 새로운 것에 관심이 많고 능동적이며 권위나 위계질서에 점령된 기성의 시스템에 환멸을 느낀 분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을 테니까요.

제가 사는 베를린은 독일의 정치 수도이자 '가난하지만 섹시한 도시'라는 표현답게 예술가, 스타트업, 비영리단체, 이민자, 소수자가 넘쳐납니다. 한 명이 이 모든 키워드를 다 가지고 있기도 하지요.
수많은 거리 낙서, 창의성 넘치는 그래피티만으로 베를린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만, 자유로운 영혼들의 도시라는 상징성을 시내 곳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베를린의 상징인 브란데부르크 문 앞에서는 전 세계 국가들에서 온 이민자들이 다양한 이슈를 가지고 데모를 하고 있습니다. 독일 경찰은 최대한 데모가 평화롭게 진행될 수 있도록 잘 보호해주지요.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데모가 하루 종일 거리 곳곳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세상의 모든 억압에 반항하겠다 하는 파이팅 기운이 넘치는 이 곳에 아마도 전 세계 스팀잇 이용자를 중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각자의 목적이 무엇이든, '이제까지와는 다른 그 무엇'이 주는 매력에 끌리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바로 오늘 그 중에 한 명이 된 저는 베를린이라는 도시가 주는 여러 가치들 중에서 '소수자와 함께 살아가는 삶'이 주는 가치를 가장 인상깊게 느끼고 있습니다. 알고보면 소수자도 참 다양한데요, 그 중에서 가장 우리 일상에서 소수라고 깨닫기 어려운 소수자는 '여성'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어제,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한 인물의 사과문을 접한 분들이 계실겁니다.
그 이전의 수많은 성희롱 성폭행 폭로들 만으로도 정서가 흔들리고 인간에 대한 믿음이 희박해져간다는 분들이 많았는데, 그에 쐐기를 박는 일이었지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같은 인간이라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것이고 생각이 다른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곳 베를린에서도 한인사회에서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범죄에 대한 폭로가 있었습니다. 4만명 가까운 회원이 있는 비공개그룹에 평소 인기글이 공감 숫자 100을 넘기 어려운 상황에서 1000개에 가까운 공감과 수백개의 지지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현 상황에 대해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나눠보자는 모임도 속속 결성되고 있습니다.
타지에 나와 힘들게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그리고 교민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 사안을 앞에 두고, 저는 새로운 세상을 열고 싶은 사람들로 가득 찬 이 공간에 내려놓을 저의 첫 글로 #metoo #withyou를 함께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를 다양한 이미지를 상상해봅니다. 그것이 무엇이든, 우리가 사는 지금 세상은 이제까지의 세상과는 다른 그 무엇이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후손까지는 가지도 않더라도, 내가 호흡하고 사는 세상이 미세먼지같은 존재들로 가득 차 있다고 생각하면 숨이 턱턱 막히지 않습니까?

세상이 달라지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원망만 하지 않고 새로운 길을 찾고 있는 여러분과 같은 분들이라면 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시지 않을까 바래봅니다.

이미 많이 들었겠지만, 더 들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약자의 목소리는.28537246_10211044590216020_1153686321_n.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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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스팀잇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안그래도 어제 뉴스떄문에 다들 맴이 흉흉한데 적절한 글이네요! ㅠㅠ 앞으로 자주 스팀에서 만나요 ;)

새로운 세상으로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거슨 린 이펙트!!!

독일에 살고 계신 한국인의 관점, bonosocial 님만 쓸 수 있는 글을 적절한 주제로 적절한 타이밍에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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