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유] tvN 드라마 "비밀의 숲" 후기
나는 드라마를 잘 안보는데, 친구가 근 반년 가까이 강력추천해서 보게 되었다. 할 일이 없어서 보기 시작했는데 뒤로 갈수록 재미있어서 며칠만에 몰아서 다 봤다. 참고로 올레티비와 넷플릭스에서는 공짜라는데 나는 그런게 없어서 편당 1,500냥... 영화보다 비싸다니 orz
어릴적 뇌수술로 인해 인지능력은 상승했지만 감정을 잘 못느끼게 된 검사와, 정의롭고 인간적인 형사가 주인공이다. 한 브로커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며 만나게 된 후로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딸려나오는 사회의 온갖 문제들에 맞서 싸운다. 이 드라마가 성취한 훌륭한 여러가지 지점 중 하나는, 공기처럼 주위에 편재된 악의 구현을 자연스럽게 해냈다는 점이다.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피해자는 누구냐? 접대로 부를 쌓아온 로비스트. 접대를 받은 사람은? 정치권, 사업가, 검경 등. 접대 아이템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다. 접대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은? 법의 처벌을 피하면 안 될 사람들과 사건들의 무마. 이렇게 자연스럽게 연결된 사건들은 평검사와 경위 레벨보다 더 윗쪽의, 대기업 총수, 대통령 수석보자관, 검찰총장 출신의 정치인, 해외 브로커 등 까지 전방위적으로 닿아있다.
신인작가의 데뷔작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의 훌륭한 극본과 퀄러티다. 솔직히 내용 면에서는 허술한 부분들이 좀 있다. 뒤로 갈수록 그런 헛점들은 많아지고, 다음 시즌의 예고인건지, 떡밥 회수가 다 안되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평할 수 밖에 없는 점들 중 하나는, 절대악과 절대 정의 뿐만 아니라 선악이 뒤엉킨 모습을 자연스럽게 그려냈다는 점이다. 극 중 가장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인물로 이창준 수석(유재명)을 꼽을 수 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종말을 택하긴 했지만 그가 막으려던 대한민국의 붕괴는, 자신이 오물을 뒤집어 쓰고 내부자들이 되는 것 이상의 효과적인 방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그는 정의인가, 악인가? 더 가까이 와닿는 예로는 용산경찰서 수사반장을 들 수 있다. 그는 상부의 압박에 못이긴다는 이유로 무죄추정의 원칙을 버리고 청년 피의자를 구타하고 후배 경사에게 책임을 전가한 나쁜 놈인가, 아니면 팀원들에게 관대하고 위아래 수직관계를 벗어나 서포트하는 좋은 동료이자 상사라도 범죄자임이 드러나면 끌고 갈 강단이 있는 선한 경찰인가?
드라마를 보다가 가끔씩 소름이 끼쳤던 게 이런 부분들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범죄와 악이란 마치 우리 주변에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늘 있듯이 자연스럽다. 그러나 범죄자와 악인, 혹은 그들의 주변 인물 눈에 비치는 이면에는 늘 인간적이고 선한 부분이 함께 있다. 인간이란 이렇게 단면으로 판단할 수 없는 다면적이고 혼란스러운 존재인데,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사회를 지켜내야 하는가? 작가는 이에 대한 답을 매 회 반복해서 말하고 있다. 황시목 검사(조승우)는 마치 정의의 화신 같은 인물이다. 거침없이 악을 파헤치고 처벌을 구형하는 검사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인물인데, 슬프고 아이러니한 부분이다. 뇌의 일부가 없을 정도여야 이런 행보가 가능하다는 소리이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에서 가장 판타지스러운 인물인 한여진 경위(배두나)도 마찬가지다. 이 인물은 주위를 돌아보고 보듬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인간적인 모습, 뇌의 장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초인적인 정의감을 모두 갖춘 인물이다. 이 극에 나오는 선한 역할의 사람들은 모두 기본적으로 '법의 수호', 즉 사회 시스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나는 그것이 작가의 메세지라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 이창준 수석은 이 극에서 가장 독보적인 인물이다. 예컨대, 사회가 아무리 썩어들어가고, 황시목과 한여진이 한트럭씩 있었어도, 이창준 같은 '괴물'이 없다면 변화의 방아쇠를 당기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창준 수석은 말 그대로 '내부자'가 되었다. '밥 한 끼'로 시작된 외면할 수 없는 관계가 그를 점점 내부자로 만든 이후, 이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접대와 불법 거래에 연루되어 있었다. 그의 큰 뜻이 어쨌건간에 그 2,3년 전까지 찌되었건, 그가 살인교사를 했고 후배 검사를 살인자로 만든 범법적 행위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에 대한 평가가 자꾸 망설여지는 것은 그의 신념을 쉽게 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철학가는 사고하고 혁명가는 행동한다고 했다. 이 사회에 영일재 교수같은 사람만 있다면, 그 침묵의 3년이 계속 될 뿐이 아닐까?
다소 교조적인 분위기마저 풍기는 마지막 회에서 대기업 총수가 "한조가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망해" 라고 하자, 구속영장을 들이밀며 황시목 검사가 대답한다. "안망합니다." 좋은 드라마다보니 멋진 명대사도 많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안 망합니다." 이 다섯글자의 울림이 컸다. 나는 애국자도 아니고 민족주의 스포츠 게임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이지만, 우리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 소수의 대기업이 독점하고 로비와 비리가 판을 치고 정치하는 사람들은 이랬다가 저랬다가 말바꾸고 노동자는 현장에서 죽어나가고 어린 친구들은 '헬조선'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이건 뭔가 많이 잘못되지 않았나?
간만의 드라마 치고는 참으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하나같이 연기력이 후덜덜해서 연기하는 것 보는 재미도 있고... 특히 인상적이었던 캐릭터로는 영은수 검사(신혜선)와 이창준 수석(유재명), 그리고 황시목 검사(조승우)이다. 영은수 역은 (내가 본 드라마가 거의 없긴 하지만) 대한민국 드라마 역사상 독보적인 여성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강단있고 자기 주장 뚜렷하고 두뇌 회전이 빠른 사회 초년생 새싹 역할이었는데, 이 배우의 여리여리하면서도 고집있어보이는 외모와도 아주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 빵 떠서 지금은 다른 공중파 주말극의 여주인공 역할을 한다고 들었는데, 연기도 잘하고 작품보는 눈도 있으니 앞으로 크게 되지 않을까 싶다. 유재명은 하... 이 드라마 최고의 섹시 캐릭터다. 극중 역할이 역할이다보니 그냥 비즈니스 캐쥬얼 정도가 아니라 베스트까지 완벽하게 갖춰입은 수트맨으로 나오는데, 그 폼새가 장난이 아니다. 사투리가 섞인, 짧고 단호한 말투와 딕션도 너무 좋다. 이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 중 자신이 감당해야 하는 것들의 수준이 다른 캐릭터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깊고 괴로운 인물이었을 것이다. 그걸 표현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마냥 악당인것 같은 분위기를 풀풀 풍기던 앞부분에서도 '왠지 저 사람은 뭐가 있을거 같아'라는 느낌을 주더라는... 조승우는 감정결여된 캐릭터를 정말 훌륭하게 표현했다. 이 드라마에 러브라인이 아예 없는 이유는 너무 분명하다. 남자 주인공이 감정을 못느끼니 러브라인이 생길래야 생길수가 ㅋㅋ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귀엽고 보통은 멋진 캐릭터가 되었으니 연기력의 힘일듯.
별로인 캐릭터는 먼저 한여진. 너무 작위적이다. 특히 만화 그리는 설정은 너무 평면적인 캐릭터라 배두나 본인이 직접 추가한 설정이라는데, 신인작가였으니 별 힘도 없고 그냥 반영된게 아닌가... 싶다. 극 중 등장인물 전부 다면적이고 인간적인데, 한경위 캐릭터만큼은 너무 이상적인 초인적 캐릭터라 현실감이 잘 안들기도 한다. 뭐랄까, 초멋지다보니 멋짐이 이상하게 느껴지게 되었다고 할까? 신동재 검사(이준혁)도 빠질수 없다. 얄밉게 연기를 잘했지만, 뭔가 혼자 다른 극에서 껴든듯 좀 튀는 느낌이었다. 이경영은 배역 이름이 기억이 안 날 정도로 그냥 이경영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분 이제 좀 이런 역할로 이런 극에서는 안보고 싶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이창준!! ^^
다크나이트 쩔어요
헤롱이 모습도 보이네요~^^ 헤롱헤롱~~
조승우 연기 갑이였죠. 너무 자연스런 연기력에 매회 놓치지 않고 본 기억이 납니다. 2탄도 나오길 기대합니다.
슬기로운 깜빵생활이죠? 볶검사가 거기서는 귀엽게 나온다고 해서 궁금하긴 한데, 응x 시리즈가 취향에 안맞았던지라 손을 못대고 있네요 ㅎㅎ
저도 2탄 나왔으면 좋겠어요! 이수현 작가와 조승우는 이미 메디컬 드라마에서 또 만나기로 했으니, 나오더라도 하반기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아쉽 ㅎㅎ 영검사가 없어서 더 아쉽
저도 이창준 수석의 반전이 가장 효과가 크지 않았나 싶습니다.
간혹 우리나라에 이런 분들이 있을까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내재되어 있어 더욱 그리 느낀 듯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그리 구체적으로 실현해내는 그 오랜 시간을 참고 견딜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는 그렇게 못될듯요 ㅋㅋ 이창준 수석 같은 사람이 한명만 있어도 인류 역사에 남을 정도의 초인으로 기록될 것 같아요. 과연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람이 탄생할 수 있을까요?
믿어야죠. 지금도 우리가 몇 년 전에는 생각 못하던 일이 간혹 생기잖아요?
믿으면 간절히 원하고 작은 힘을 모아가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때가 아니면 우리 다음 세대의 때라도,,,,
이거 저 잠도 안자고 봤던 기억이 (새해에 쭈욱 몰아 봤었죠)
명작입니다...
오오 저랑 비슷한 스케쥴이시네요! 저도 지지난주말에 시작해서 지난주말까지 주말에 쫙 몰아서 봤어요
몇년만에 본 드라마인데 재미있었습니다 ^^
진짜 대박 재미있었던 드라마네요 ㅎㅎ
저도 드라마 잘 안보는데 이것만큼은 꼬박꼬박 챙겨 봤었거든요
황검사의 감정없는 그 연기는 ㅋㅋㅋ 진짜 잘하더라구요
마자요 ㅋㅋㅋ 황검둥절한 표정들이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더라구요 ㅋㅋ
조승우도 자기 필모에 추가하기에 뿌듯한 작품이 아니었을까요? ^^
마지막 반전 대박이었는데ㅋㅋ
저도 신혜선배우는 비밀의숲보고 알게됬습니다~ 그뒤로는 다른드라마에서도 눈에 보이더라구요 조승우의 무감정연기도 기가막혔죠ㅎㅎ 잠시 잊고있었는데 회상하고 갑니다~^^
인터뷰도 그렇고 신혜선 배우 생각도 있고 잘 될 것 같아요 ^^
전 영검 그렇게 될 즈음부터 빅픽쳐가 보이더라구요. 생각해보면 처음부터 떡밥 장난 아니게 깔려있었어요 하 이수석님 ㅠ
와.. 그래요?ㅋㅋㅋ 저는 끝까지 헛다리짚었는데 ㅋㅋㅋㅋ 그래서 마지막에 말을잇지못하고 일어서서 봤어요..
아!!! 정말 그러셨겠어요 장난아니잖아요 ㅠㅠ
저는 제일 충격받았던 장면이 영검사 죽었을때... 진짜 먹먹하더라구요. 물불안가리는 열정적인 사회초년생의 허망한 죽음이 참... 교통카드 내역은 또 어떻구요. ㅠㅠ
영검사 죽을때도 어안이 벙벙했죠... 그렇게 허무하게 죽을줄이야.. 그냥 퓩 가버렸어요 ㅠㅠ 교통카드 내역은 뭐죠...!? 제가 모르는 내용이 있다니
영검사 죽기 전 동선 파악한다고 교통카드 내역을 뽑아왔는데, 집-검찰청 밖에 없었... ㅠㅠㅠㅠ 죽기 전날 회식간거말고 아무것도 없더라능 허어엉 영검 지못미 ㅠㅠ
와 그런게 있었나요 ㅠㅠㅠ 울 영검... 지못미.. 그것도 몰랐다니 ㅠㅠㅠ 그런내용까지 있었던거면.. 정말 마음 아픈 죽음이네요.. 사회초년생의 허망한 죽음..ㅠㅠ
으악.. 이것도 너무 재미있을것 같아요 이유님!
저는 미국들어오기전 이름까묵었는데 그 형사들 나오고 김혜수나오는.. 시대를 막 넘나드는 그 드라마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는데
이것도 그것 못지않게 재미있을 것 같네요 ㅎㅎ 기회되면 한번 봐바야겠숩니다! :)
아!! 시그널 아닌가요?
저도 드라마 잘 안봐서 ㅋㅋㅋ 그런게 있다는 것만 알고 보지는 않았... 이제훈 너무 튀는거 같아서 안봤는데, 너무너무 재미있나봐요! 다음에 볼까 @_@
비밀의 숲은 여러모로 독특한 지점에 있는 드라마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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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한국 드라마 보고 싶어요. 아니 다른 나라에서 보면 뭐 미드나 영드 같은 거 말고는 한국 드라마처럼 재밌는게 없는 것 같아요. 특히 막장 드라마 ㅋㅋㅋㅋ 터키나 폴란드 드라마 진짜 재미없어요...
아! 막장 드라마가 보고 싶으시다구요!? ㅋㅋㅋㅋ 르바님 그런 취향이셨구낭 ㅋㅋㅋ
남미쪽 soap drama 가 못지않게 개막장이라고 들었는데... 다음 행선지를 남미로 ... ㅋㅋ
와 근데 드라마를 알아들으시는거에요? 완전 초능력자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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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참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네요.
편당 1500원이면 넷플릭스가 만원 돈이니까 넷플을 결제하시는게 ㅎㅎ
마지막까지 가슴조리며 봤던 머리굴리면서 ㅎㅎ
(넷플이용자가 뿜뿌 드리고 갑니다 ㅋㅋ)
헉! 넷플릭스가 만원돈이예요!? 헐 ㅋㅋㅋ 진짜 넷플릭스 결제할걸그랬네요 ㅋㅋㅋㅋ
넷플릭스 결제하면 본전생각때문에 너무 많이 볼 것 같아요 크~ 나중에 그... 얼음과 불의 노래던가 그거 완결나면 넷플릭스에서 봐야겠습니다!
...늘어져서 드라마란 것 보고싶다 ㅜㅜㅜ
인생에 후회없는 순간들 중 하나죠! 마이 바쁘신가봐요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