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경제톡] ‘쉬코노미 시대’, 오늘 밤 돈 쓸 사람 나야 나

in #kr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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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힘있었던 시대
흔히들 조선시대부터 유교사상이 뚜렷했던 우리나라 고유의 문화로 여성이 큰 힘을 발휘했던 시대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삼국시대 때 고구려에서는 신부 집에서 혼례를 올린 후 신랑이 신부 집에서 살다가 아이를 낳고 본가로 돌아가는 예서제가 있었고, 신라에서는 여자가 가계 계승권과 재산 상속권을 가지고 국정 질서에도 깊이 관여해 중국의 사료에도 기록되어 있을 정도로 여성의 경제권 행사가 활발했다. 하지만 17세기 이후 성리학을 주장하던 사대부들로 인해 가부장제가 자리잡고 일제 강점기 때 호주제가 도입되면서 여성들의 경제권은 남성에 비해 항상 약자의 위치에 서 있었다.


여성의 경제력이 힘이 되는 시대
2010년, 미국의 유명 주간지 타임은 ‘Woman Power: The Rise of the Sheconomy(여성의 힘: 쉬코노미가 떠오르다)’라는 기사에서 여성의 임금과 구매력 증대에 주목하며 ‘쉬코노미’가 떠오를 것이라 예언했다. 쉬코노미란 그녀를 뜻하는 영어단어 ‘She’에 경제를 뜻하는 영어단어 ‘Economy’를 합한 신조어로, 여성이 중심이 되는 여성 경제를 뜻하는 단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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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신조어를 탄생시킨 미국에서는 2015년 기준 여성이 구매 결정의 85%를 담당하고, 여성 근로자의 수입이 남성 근로자 수입의 80%를 넘어설 정도로 경제 분야에서 몸집이 커졌다. 지난 해에는 만 16세 이상 미국 여성 노동인구의 평균 임금이 약 4만 달러로 집계되어 10년 전과 비교해 8000달러 가량 인상됐다. 2018년 들어 우리나라가 인구 5000만 명 이상 국가 중 7번째로 국민 소득 ‘3만달러’ 국가에 진입한 것을 감안했을 때 미국의 여성 경제력이 얼마나 높아졌는지 와 닿는 수치다.


한국도 쉬코노미, 여자들의 지갑을 열리게 하라
쉬코노미라는 단어가 탄생한지 8년, 우리나라에서도 여성의 경제력이 눈에 띄게 높아져 ‘쉬코노미’라는 단어가 널리 쓰이는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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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성 근로자의 평균 월급은 194만 6000원으로 집계되어, 10여 년 전인 2008년의 141만 3000원보다 37.7%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높아지자 자연스럽게 지출도 늘어나 25세에서 39세 사이의 여성 1인 청년 가구의 한달 평균 지출은 125만 원에 달했다. 110만 원을 쓰는 남성보다 씀씀이도 크다. 넉넉히 쓸 수 있을 만큼 벌었고, 넉넉히 번만큼 쓰기 시작한 것이다.

천천히 수면 위로 떠오른 쉬코노미는 업계에 포착되자마자 들불처럼 마케팅 경쟁을 번지게 했다. 지난 해 여성 해외 출국자는 남성 해외 출국자보다 7만여 명이 많게 집계되어, 최초로 여성 출국자가 남성 출국자의 숫자를 앞질렀다. 특히 20대 출국자의 60%가 넘는 비율이 여성 출국자로 나타나 세대가 지날수록 더 많은 여성들이 여행에 지갑을 여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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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움직임에 발맞춰 여행 업계에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상품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엄마와 딸이 함께 떠나는 모녀 여행 컨셉의 상품은 물론, 기존의 여행 상품들에 문화, 예술, 공연, 쇼핑, 미식 등 여성의 니즈를 추가한 패키지 상품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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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겼던 스포츠 업계에서도 여성의 티켓 파워가 거세지면서 남자프로배구에서는 여성 관중이 68%에 달했고, 프로야구 여성 관중 역시 42%를 넘어섰다. 두산베어스의 경우 2016년에 이미 홈경기 여성 관중 비율이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할 정도였다. 이에 힘입어 SK와이번스는 매주 금요일을 ‘레이디스데이’로 지정해 여성 관중 대상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두산베어스는 한 달에 한 번 ‘퀸즈데이’를 지정해 여성 팬을 대상으로 입장권을 할인하고 있다.


WHY SHECONOMY?
이렇듯 쉬코노미가 하나의 경제 트렌드로 떠오르게 된 것은 다만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하고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만은 아니다. 우선 여성의 경우, 소비를 할 때 많은 경우의 수를 두고 선택을 하는 경향이 강하다. 몇 년 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던 글들 중 ‘남녀가 샴푸를 고르는 기준’이라는 글이 있었다. 여자가 샴푸를 고르는 기준은 효과, 인기, 냄새, 모발관리기준, 재료, 색, 퀄리티, 디자인, 추천, 리뷰, 상품성, 인기도 등이지만 남자가 샴푸를 고르는 기준은 ‘샴푸라고 써 있는 것’ 단 한 가지에 그친다는 것이다. 우스갯소리지만, 남녀의 소비 성향을 잘 반영했다는 이유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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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다양한 경우의 수를 고민하는 여성의 소비 성향이 쉬코노미를 트렌드로 자리잡게 만든 것뿐만 아니라, 여성의 높은 전파력 역시 한몫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교적 남성보다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구매한 제품이나 그에 대한 성능을 훨씬 많이 공유하게 된다는 것이다. 소셜커머스 업체 위메프의 경우 상품평을 남긴 고객 10명 중 7명이 여성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비자의 후기는 제품 구매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구매 후기를 남기는 여성들의 소비 경향이 또 다른 소비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9년 53.9%에서 2016년 58.4%로 4.5% 증가했지만, OECD 19개국 중 하위 수준인 15위에 그쳤다. 다른 국가의 사례로 살펴볼 때,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가 많을수록 경제성장률과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뒤늦게 우리나라에 불어오기 시작한 쉬코노미 바람 역시 우리나라의 경제와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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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코노미, 꽤나 재밌는 용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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